-
-
나도 짝을 찾고 싶다 - SBS『짝』PD가 출연자 677명을 통해 본 남자 여자 그리고 인간
남규홍 지음 / 예문사 / 2014년 12월
평점 :
출연자의 자살로 인해 프로그램이 폐지된 SBS프로그램 "짝"의 PD가 가장 인상 깊었던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개인적인 관점에서 들려주고자 만든 책이다. 3년 동안 60기에 이르는 출연자들과 함께 한 그 시간들 속에서 남자와 여자, 그리고 인간에 대한 자신의 감상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사람을 이름 대신 몇 호, 몇 호로 부르는 것은 프로그램의 차별화와 개성을 불어넣는데 기여했다던지, 애정촌은 단순한 짝짓기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는 것이 더 큰 기쁨으로 다가오는 곳이라는 이야기부터 시작해 남녀간의 미묘한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를테면 남녀평등이 대세가 되어 가는 지금 사랑을 담보로 한 거래도 평등해져 간다면서 순애보 행동은 점점 보기 힘들고 말만 그런 경우가 흔하다고 말한다. 사랑도 경제처럼 시시콜콜 따지고 소비하고 투자하는 손익 계산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백 마디 말로 나눈 굳센 맹세보다 행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여자의 본능과 감정과 감성을 잘 헤아리고 지혜롭고 영리하고 따듯하게 감싸 주어야 한다면서 안타깝게도 애정촌의 순애보는 대부분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지나친 헌신과 집착이 실수를 낳고 부담을 주며 불편함을 야기하곤 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방송 뒷이야기들이나 방송에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도 전해주고 있다. 쇼핑몰 홍보와 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이후 취소된 방송분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고 있으며, 방송 당시 학벌을 뛰어넘은 사랑으로 인해 시청자들이 감동하고 있는 사이에 이미 현실에서는 남남이 되었고 선택하지 않았던 다른 남자와 연인이 되어 있었던 이야기, 그리고 대개는 애정촌의 보호를 벗어나는 순간 곧바로 위기가 찾아온다면서, 오로지 사랑에만 집중하는 애정촌과 달리 사회에서는 이런저런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다 보면 애정사가 공격 받기 마련이라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에서 애정촌은 결과가 아닌 그 과정을 중요하게 본다면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 보이는 인간적인 모습이 결국 사랑이고 삶의 본질이라 강조하고 있는데 거기에 동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