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뇌술 - 세상에서 가장 은밀한 심리수업
가오더 지음, 허유영 옮김 / 작은씨앗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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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저자의 이력에 대해 이 책을 통해 밝혀진 것은 중국 사람으로 단지 FBI에 몇 년 근무했다는 것과 그 전에는 직장에 다니면서 세일즈 업무를 했다는 것, 그리고 FBI를 떠나 워싱턴에서 신비한 학원을 열었다는 정도이다. FBI의 통제 때문에 그 학원은 금방 문을 닫았지만 현재 자신은 세계 500대 기업 고위임원들을 대상으로 교육과 컨설팅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찌 보면 사기 같아 보인다. 그런 느낌이 드는 이유는 이 책의 서문에서 한 이야기들과 본문의 내용이 잘 맞지 않기 때문이다. 서문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은밀한 심리학 수업이 당신에게 두뇌혁명을 일으켜 사고와 논리를 완전히 뒤바꾼다든지, 심리 조정에 관한 백과사전이자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심리학 교재라든지, 상대를 논리적으로 설득하고 심지어 한 단체나 국가까지도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비밀이 이 책에 담겨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책 내용을 들여다보면 주로 기업의 관리자 입장에서 회사를 어떻게 경영할지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담겨 있는데다가 구체적인 이야기가 들어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성공하는 사람들은 어떤 문제가 닥쳤을 때 그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다던가, 정신력이 강하다던가, 정확한 분석 원칙과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다던가, 다른 사람을 원망하지 않으며 무의미한 일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는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다. 세뇌술에 대한 이야기도 기업 관리자가 직원들을 상대로 구사할 수 있는 세뇌술은 각종 훈련, 교육이념 주입, 제도 등이라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들이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무대의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그들 모두에게 이곳에서 자신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라 언급한 게 끝이다. 거기에다 현재 내가 몸담고 있는 모 그룹사의 사례를 엉성하게 가져다 붙여놓았으니 말 다했다. 또 허망했던 언급은 자신이 FBI에 근무했던 경험 덕분에 사람의 표정, 동작, 말투, 옷차림 등 다양한 시각에서 사람을 파악하고 그들의 거짓말을 간파해내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언급이었다. 그 다음에 뭔가 기대가 되는 내용이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별거 없었다.
 
악수할 때 손을 잡는 세기에 따라 상대가 남을 지배하기를 좋아하는지, 남에게 쉽게 순종하는 부류인지 판단할 수 있고, 미소와 말하는 속도에 따라 상대의 성격이 외향적인지, 내성적인지 판단할 수 있으며, 말할 때 표정의 변화와 눈빛을 통해 상대가 사실에 근거해 판단하는지, 직관에 의존해 문제를 처리하는지 판단할 수 있다는 언급이 전부였다. 그 밖에도 정치인들이 대중들을 선동하는 것, 군중심리를 이용하여 기업이 마케팅 하는 것도 다 세뇌술이라는 언급 이외에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간간히 자기충족적 예언이나 행동경제학에서 이야기 하는 몇 가지 인지부조화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있지만 이미 잘 알려진 내용들이었다. 이 책의 후반부에는 자신을 성공한 사람들과 동일하게 포지셔닝하면 자연히 성공한 이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본받게 되고 다이아몬드처럼 찬란한 광채를 발하게 된다면서 오늘날의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사회에 순응하며 자연스럽게 사는 것이 아니라 가장 완벽한 방법을 이용해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인재로 포장하는 것이라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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