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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성공학 - 팀 구축에서 출구 전략까지, 스타트업 창업의 6단계
유석호 & 아니스 우자만 지음, 안진환. 한정훈 옮김 / 민음인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IT업계에 몸담고 있어서 스타트업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어보았지만 이 책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의 스타트업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 출신과 한국 출신의 벤처 투자가가 쓴 책이라 특히 한국 상황에서 현실적인 조언들을 담고 있다. 팀 구축하는 방법, 제품개발, 특허를 통해 사업을 보호하는 방법, 마케팅 전략, 자금 조달 전략, 출구 전략 등에 있어서 그 근간은 실리콘밸리를 따라 하기 때문에 크게 다르지 않지만, 한국의 유명한 인큐베이터인 프라이머, 케이스타트업, 스파크랩스를 비롯해 한국에서 스타트업 관련 모임인 고벤처포럼, 브이포럼, 르호봇 스타트업 포럼, 그리고 한국의 대표적인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오픈트레이드, 유캔펀딩 등을 소개해주고 있다. 또한 한국에서 특허출원을 위한 방법들을 자세히 소개해주고 있고, 채널브리즈의 직방,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틱톡, 미미박스 등 한국의 스타트업 사례들도 소개해주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한국에서 세계적인 벤처 기업이 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벤처 사업 육성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가 충분히 갖춰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한국의 스타트업에게는 적극적인 네트워킹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스타트업의 팀 수준과 질은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좌우한다면서 자신보다 우수한 인재를 고용해야 하며, 엄청난 연봉을 제시하면서 10년 이상 대기업 근무 경력이 있는 인물을 영입하는 것은 별로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조언한다. 경력은 조금 부족하더라도 스타트업의 사업 비전에 공감하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뛰어난 인재를 고르는 편이 현실적이란 것이다. 또한 일류 대학의 교수를 이사로 영입하여 전문 지식과 정보를 얻고 그 교수의 졸업생 가운데 뛰어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을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특히 한국의 창업가에게는 영어에 유창한 인재가 없어도 된다고 말한다. 언어가 큰 장벽은 아니란 말이다.
그리고 뛰어난 제품은 특정한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그것을 해결하려는 목표를 지닌다면서 이게 창업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요새 스타트업의 세계적인 트렌드가 특정 고객의 니즈를 겨냥하거나 효율성 제고를 노리는 제품이 많고,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큐레이션을 시도하며 특정 분야에 특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소개한다. 또한 일단 최소한의 요구 기능만 갖춘 제품을 빨리 시장에 출시한 후 지속적 개선을 이루는 린 스타트업 모델을 소개하고 있으며, 패키지 판매, 포인트 및 인센티브 시스템, 프리이엄 등의 제품 판매방법 및 파트너십과 브랜드 구축 등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있다. 특히 창업 투자나 돈에 관련된 문제도 자세히 다루고 있는데, 실리콘밸리의 투자자들은 접근 가능한 시장의 총 규모가 100만 달러 이하인 스타트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고 한다.
저자가 몸담고 있는 벤처 캐피탈은 1년에 8000개의 스타트업에 관한 정보를 모으고 그 중 약 400개를 심층 분석하고 최종적으로 10여개 회사를 투자 대상으로 결정한다고 말한다. 또한 전환 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통해 지분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면서 자금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으며, 투자가가 창업자에게 투자를 약속하며 돈을 빌려주는 일종의 차용계약서인 컨버터블 노트의 장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재미있었던 언급은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 대표의 연대보증을 요구하거나 바이백 옵션 등을 거는 투자가가 있다면 그 사람은 엔젤이 아니라 사탄이란 이야기였다. 마지막으로 IPO나 M&A를 통한 출구전략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창업초기부터 출구전략을 분명히 해야 하며 IPO를 지향하는 회사들에게 홍콩 증권 거래소가 다른 곳보다 매력적이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서 특히 나에게 도움이 되었던 이야기들은 에버노트, 페이스북, 드롭박스 등 유명 스타트업 기업들이 어떻게 사업을 확대해 나갔는지 그 과정을 도표로 나타낸 부분과 무엇이 문제인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시장의 규모, 팀 구성 순서로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마케팅 인력을 직접 고용하는 것보다 전문 PR 회사에 외주를 주는 것이 비용 면에서 저렴하다는 것 등이었다. 특히 스타트업은 장사가 아닌 사업을 해야 한다면서 놀고먹기 위해서 해야지 먹고 살기 위해서 하면 안 된다는 것과 스타트업은 직장에 다니면서 준비하라는 조언, 그리고 아시아권에서는 싱가포르가 인프라와 창업 환경이 우수하기에 지사 설립을 고려하라는 이야기였다. 내가 몸담고 있는 IT관련 대기업도 스타트업 열풍으로 인해 스타트업에 무척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지라 이 책이 해당 업무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