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상에서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 - 극한의 상황에서 깨닫게 되는 삶의 지혜
엘리슨 레빈 지음, 장정인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어릴 때부터 산악인이나 극지탐험가의 이야기를 좋아했던 나로서는 미국 최초의 여성 에베레스트 등반대장에다 남극과 북극을 횡단하는 극한의 스키탐험도 경험한 저자의 이야기에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리더십 계발 분야에서 인기 많은 컨설턴트로 소개되고 있으며, 이 책 역시 그런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으니 환영할 수밖에 없었다. 2년 전 싱가포르에서 대기업의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개최된 마이크로소프트의 Asia Rise 행사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키노트를 한 사람이 IT업계 사람이 아니라 이 책의 저자처럼 극지를 탐험하고 극한에 도전한 사람이었다. 자신의 극한 경험을 토대로 한 그 이야기는 오늘날 변화무쌍한 비즈니스 환경에 주는 시사점들이 많았었는데, 이 책 역시 그런 내용들이 많이 담겨 있다. 사람은 환경을 통제할 수 없으며 오로지 환경에 반응하는 자신만을 통제할 수 있다는 언급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우선 모든 사람은 연령이나 직책, 지위에 관계없이, 또 어디서 근무를 하고 있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위치에 놓인다고 설명한다. 즉, 리더십은 모든 사람이 각자 책임지고 보살펴야 할 덕목이며 우리가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 미리미리 준비를 해두어야 하는 것이라 언급하고 있다. 특히 극한의 환경에서의 리더십이 극한적인 비즈니스 환경에서도 통한다면서 양쪽 모두 주위의 환경이 전혀 완벽하지 못할 때 그 자리에서 중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요한다는 것이다. 또한 리더십은 결국 태도와 관련이 있다면서 우리가 한 행동은 차이를 만들고 우리가 어떻게 리드하느냐는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열망은 순수하나 준비가 부족할 경우 산에서 치명적인 결과를 맞이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준비가 철저해야 함을 가장 먼저 강조한다.

 

어느 정도 철저해야 하냐면 효과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선 잠을 선택할 수 없는 상황에 익숙해지는 훈련까지 해야 한다고 말한다. 환경은 변화하는 성질을 지녔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일들을 만날 수 있다면서 마감이 촉박한 경우이거나 어떤 결과물을 전달하기로 약속을 했다면 밤새 한숨도 못자더라도 마감을 지키거나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렇게 수면 박탈을 연습하면 실제 수면 박탈 상황이 닥쳤을 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즉, 어떤 일이든 미리 경험하고 준비하면 나중에 닥칠 불편함을 충분히 감수하게 될 수 있다는 말이다. 한편 리더라면 팀원 모두가 자신이 리더인 양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자율권을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팀원들이 기술을 갈고 닦도록 도와주고, 함께 활동하여 지식을 넓혀 주고, 독자적으로 사고하고 중요한 결정을 스스로 내릴 수 있도록 격려해주라는 것이다.

 

또한 산의 고지대에 위치한 캠프로 올라갔다가 다시 베이스캠프로 내려오는 행동을 반복하면서 고도순화 과정을 거쳐야 고산 등반이 가능함을 이야기하면서 도로 내려감으로써 물리적으로는 정상에서 멀어지고 있지만 오히려 기초를 더 탄탄하게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사람이 자신에게 소중한 어떤 것을 이루려면 반복과 지루함은 어느 정도 예상해야 한다면서 말이다. 그리고 한 집단을 팀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그 집단의 모든 멤버가 다른 멤버들을 자기 자신 돌보듯이 하는 때뿐이라면서 팀 에고도 중요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거기에다 나만의 파트너십을 형성할 수 있도록 미리부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인간관계를 만드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겨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또한 인간관계를 만들 때도 전략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어떤 시점에서 과연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를 생각해보고, 도움을 받아야 할 상황이 오기 전에 미리 인간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고 있는 점들은 주로 변화와 도전, 그리고 준비태세라 할 수 있겠다. 세계 최고의 여성 등반가도 벨트 버클 하나를 제대로 고정하지 않아 사고로 죽었고, 전설적인 자유등반가도 등정에 나서기 전에 자일을 매는 고리가 닮아 있는 것을 보고 새 것을 주문했는데 출발 전에 그 물건을 못 받고 그냥 예전 것을 사용해도 괜찮다는 생각에 등반에 나섰다가 그게 끊어져 죽었다고 한다. 두려하는 것은 괜찮지만 자만에 빠지는 것이 위험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도전마저 포기한다면 변화에 휩쓸려 더 위험하게 된다고도 말한다. 계속 준비태세를 갖추고 어떠한 변화가 찾아와도 대응하는 민첩성만이 살 길이라고 말한다.

 

그 밖에도 이 책에서 저자는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절대로 타인에 대한 예의와 연민을 잃어서는 안 된다던지, 리더가 역동적이고 불안정한 상황에서 가급적 최상의 성과를 거두려면 유연한 태도를 지녀야 하기에 규칙은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니라 고려할 가치가 있는 제언 정도로만 여기라든지, 직업세계와 개인적 삶 속에서 스스로 어떻게 행동하기를 바라는지 자기 자신을 깨우쳐줄 주요 단어를 품고 다니게 되면 사람들에게 신뢰와 충성심을 얻기가 쉬워진다는 이야기도 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이야기는 자신의 약점 때문에 얼굴을 구기고 언짢아 할 것이 아니라 당당히 현실을 받아들인 뒤 어떻게 해야 팀에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라는 것이다. 즉, 어떤 방면에 내가 가치를 더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자신의 약점을 보상할 수 있게끔 창의력을 발휘하여 그 방법을 찾아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가족, 취미생활, 업무 외에 다른 호기심, 미래의 꿈 등 이러한 것들을 알면 상대편과 유대가 끈끈해지며, 그 사람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수록 그 사람이 갖고 있는 기술과 능력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게 된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렇게 사람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얻을수록 리더는 그 사람에게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걷던 길로만 가면 결코 능력을 발달시킬 수 없다면서 편안한 삶에서 걸어 나오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말한다. 결국 한 걸음 앞으로 더 나아가 불편한 환경에서도 편히 있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정상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산을 오르는 과정에서 배움을 얻고 이렇게 습득한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보다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 진정한 등반이라는 것을 마지막으로 언급하며 주옥같은 이야기들을 마무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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