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대한민국 외교 이야기 - 박수길 대사의 외교관 36년, 한국 외교의 회고와 전망
박수길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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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평생 외교 활동을 통해 겪은 경험을 이 책에 담아낸 저자는 경북 벽촌에서 태어나 세 살 되던 해 아버지를 여의고 전쟁통에 정규교육도 제대로 못 받았으며, 미군을 따라다니며 하우스보이 역할을 하던 시절의 이야기부터 시작해 흥미로운 외교사의 뒷이야기들을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사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으로 인해서 유엔의 역할과 그 위상에 우리에게 잘 알려졌기에 유엔에서도 많이 활약했던 저자의 이야기 역시 흥미롭게 다가왔다. 개인적으로 국제기구에 관심이 많아서 거기서 활동하는 이들의 애환과 노력을 모르는바 아니기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읽었다. 첫 부임지에서 노신영 총영사와의 일화와 외교계의 대부 박동진 장관과의 인연, 남북한 유엔동시 가입, 유엔 안보리 이사국 진출, 반기문 장관이 유엔사무총장이 되기까지 일화들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특히 저자의 열 한살 아래 후배라는 반기문 총장에 대한 칭찬 역시 남다르다.

 

얼마 전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이 책에서는 프랑스도 불어를 잘한다고 반기문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출마를 지지했다고 술회하는데 비해 그 책에서는 반기문 총장이 불어를 거의 할 줄 몰라서 무척 곤경에 처했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서 상반된 내용이 나오긴 했다. 그 밖에도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에서 쌀 시장 개방 문제를 다루는 중책을 맡았다가 나라의 역적이라는 말까지 들었던 것, 북한의 김만철 가족 탈북사건과 KAL기 폭파범 김현희를 국외에서 소환했던 일, 많은 다툼을 했던 북한외교관들과의 소회, 그리고 미국과 갈리 유엔 사무총장과의 대립에서 갈리 편을 들어준 일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았다. 특히 유엔총회 때 무조건 많은 사람과 접촉하려 하는 외교부 장관들에 대한 비판과 외교부 장관이 가장 자주 바뀌는 우리나라에 대한 비판 역시 눈길을 끌었다. 또한 대한민국 유엔 대표부 건물을 설계한 사람 I.M.페이라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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