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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팟 - 컬트 브랜드의 탄생
리앤더 카니 지음, 이마스 옮김 / 미래의창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현실세계속에서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한 기업에게 있어 제품 판매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뛰어넘는 충실고객과 인기를 오랫동안 유지, 발전시킬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더욱이 그것이 시대를 표현하는 아이콘으로 발전하면서 단순히 기업홍보가 아니라 사람들의 입소문과 체험을 통해 자신만을 보여주는 개성의 표현으로 정착된다면 그것은 기업의 제품이 아니라 매니아의 기호품이 되고 또한 명품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기업의 마케팅 전략측면에서는 기회와 도전요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것들을 실행한 애플의 '아이팟'제품의 예를 통해 우리에게 실증적으로 증명해주고 있다.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잡스가 2001년에 내놓은 '아이팟'은 날로 쇠퇴해가고 있는 회사에게 회생의 기회를 주었을 뿐만아니라 컴퓨터 회사를 음악회사로 새롭게 정의했음는 물론 뛰어난 제품에도 불구하고 낮은 인지도와 호환성때문에 고전하던 애플을 재도약시킨 제품이라는 측면에서 그 위력을 대단하고 보여진다. 또한, '아이팟'은 대중에게 음악을 듣는 방식까지 바꾸어 놓았다. 다시말해 그것이 가진 '랜덤 셔플'과 대용량을 담을 수 있는 기능들은 집안 가득 쌓아 놓고 들었던 음악들을 '아이팟'만으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대중의 기호와 음악 습관에 일시에 바꾸에 놓았다. 하드웨어(아이팟), 소프웨어(아이튠즈), 온라인서비스(뮤직스토어)라는 애플의 3단계 조합들의 유기적 시스템과 연결들을 이러한 변화를 사전에 감지하고 발전시킴으로써 대중의 심리와 기호를 철저히 파고든 예라고 생각이 든다.
이러한 변화들이 단순히 기업의 홍보로만 끝났다면 현재와 같은 '아이팟'의 열풍과 인기는 몇년만에 수그러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가진 기능을 확장하고, 재정의한 것은 바로 그것을 이용한 고객들이었다. 그들에게 '아이팟'은 단순히 음악 듣는 기계가 아니라 그곳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공유하는 하나의 컬트문화적 요소를 가진 비주류문화로 당당히 만들어 놓은 것이다. 순수한 의도로 자신의 블로그에 '아이팟' 광고를 만들어 이를 공개한 조지 마스터스나 온라인 뉴스 헤드라인을 '아이팟'에게 볼 수 있는 방법을 만든 14세의 캐나다 출신 해커인 장 올리비에 랑토르 데이빗등과 같은 강력한 매니아층들이 애플사조차 알지 못했던 '아이팟'의 기능과 능력을 확장이고 이를 공유하고, 전파함으로써 시대의 변화와 기대에 뒤지지 않는 '아이팟'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사실 '아이팟'이 순기능만 한 것은 아니다. 불법적으로 1분만에 소프트웨어가 통째로 다운로드가 가능할 뿐만 다양한 해커들의 활동 무대로 만든 문제점이나 '아이팟' 도난사건등이 발생하는 역기능도 분명히 있으며 이를 간과할 수도 없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시대와 나이를 뛰어넘어 대중들에게 꿈과 이상 그리고 희망을 준 '아이팟'의 존재감은 사뭇 많은 기업과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면이 크다.
'제품만 잘 만드면 또는 홍보만 잘하면 되지 뭐'라는 식의 기업의 접근방식은 이제 낡은 구관습에 지나지 않는다. 얼마나 대중에게 제품을 새롭게 정의, 발전시키고 이를 양산시킬 수 있는가라는 것에 포커스를 맞춰야 될지 않을까? 한동안 싼 제품의 전유물처럼 생각되었는 우리 제품이 이제는 강력한 인력과 능력을 가진 중국이라는 벽에 밀려 더이상 정체되거나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더욱이 기술과 품질은 점점 동일한 수준으로 접근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는 세계의 고객들에게 제품이 아닌 최대한 만족과 감동 그리고 공유감을 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었다. 이 책속에 소개된 다양한 '아이팟'관련 볼거리와 이야기등은 우리에게 그동안 경시했던 한 분야를 깨우쳐 주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2005년 5월 스탠퍼드 대학에서 스티브 잡스가 했던 축사를 소개하면서 이 글을 끝내려 한다. "You've got to find what you love"(여러분이 사랑하는 것을 찾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