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원장 이상규)은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www.malteo.net)’ 사이트를 개설, 일반 국민을 참여시켜 함부로 쓰이고 있는 외래어, 외국어를 대신할 우리말을 매주 하나씩 공모하여 결정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도시 개발 정책의 일환으로 지방 자치 단체나 정부가 지정하여 재개발하는, 도시 속의 도시’를 뜻하는 외래어 ‘뉴타운(new town)’의 다듬은 말로 ‘새누리촌’을 최종 선정하였습니다.
몇 년 전부터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정부와 지방 자치 단체에서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하여 각종 부동산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정책들이 쏟아져 나왔음에도 그것들이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해서인지 좀체 그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더 이상 부동산이 투기나 재산 증식의 수단이 되지 않도록 획기적인 대책이 마련돼서 일반 국민들이 좀 더 생산적인 분야에 힘을 쏟았으면 하는 바람 입니다.
그런데 부동산 정책과 관련된 용어들이 온통 한자어투성이 입니다. ‘양도세 중과세’, ‘분양권 전매 제한’, ‘무주택 세대주’, ‘청약 부금’, ‘토지 임대부 공공 분양’ 등이 그러합니다. 이젠 이들 용어가 그리 낯설지 않을 정도로 방송 뉴스나 신문 기사에 빈번히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그런 만큼 많은 사람들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우리말을 활용한 정책 용어들이 많아야 할 텐데 별로 그런 것 같지 않아 못내 아쉽습니다 .
한편 최근에는 영어로 된 정책 용어들도 점차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 ‘모기지론(mortgage loan, →부동산 담보 대출)’, ‘리츠[REITs←Real Estate Investment Trusts, →부동산 투자 신탁)’, ‘뉴타운(new town)’ 등이 그러합니다. 이 가운데 ‘뉴타운’이 우리의 눈길을 끕니다. 서울시에서 지난 2002년부터 서울 시내의 몇몇 저개발 지역을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해서 대대적으로 주거 환경을 바꾸어 나가고 있는데 이때 내세운 정책이 바로 ‘뉴타운 개발 정책’입니다. 이 정책에는 주택 수요를 여러 곳으로 분산시켜서 서울시의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켜 보겠다는 뜻도 담겨 있는 듯합니다. 이왕 시작한 사업이니만큼 좋은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많은 국민들이 접하게 될 이런 정책 이름에 굳이 영어까지 동원하여 쓸 필요가 있었나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 ‘뉴타운(new town)’이 비록 쉬운 영어로 이루어진 말이긴 하나 단순히 ‘신도시’로 번역하여 쓰기는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뉴타운(new town)’은 ‘도시 개발 정책의 일환으로 지방 자치 단체나 정부가 지정하여 재개발하는, 도시 속의 도시’로 이해되기 때문입니다. 반면, ‘신도시’라 하면 일반적으로 ‘분당, 일산, 군포’ 등과 같이 대도시 밖에 있는 새로 건설한 도시를 가리키기 때문입니다.
이 용어는 영국에서 처음 쓰기 시작한 말로 영어권 국가에서는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뉴타운’뿐만 아니라 ‘신도시’를 아울러 이릅니다. 아울러 위성 도시나 배후 도시의 뜻도 갖는다고 합니다. 그렇긴 하나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뉴타운(new town)’을 기존의 ‘신도시’와 분명하게 구분하여 쓰고 있습니다 . 이런 점을 고려하여 ‘신도시’와 분명하게 구분되는,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로 ‘뉴타운’을 다듬어 쓸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국립국어원이 2006년 3월 16일부터 3월 21일까지 ‘뉴타운’을 대신할 우리말을 공모했는데 그 결과 총 498건의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국립국어원은 이 가운데 외래어 ‘뉴타운’이 ‘뉴타운’이 기존의 대도시의 근교에 계획적으로 개발하는 ‘신도시’와 다른, ‘도시 속의 또 다른 도시 같은 곳’이라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 ‘새동네’, ‘햇동네’, ‘햇마을’, ‘새누리촌’, ‘단장구역’ 등 다섯을 후보로 하여 지난 일주일 동안(2006.3.23.~3.28.) 다시 투표를 벌였습니다.
그 결과 총 1,249명이 투표에 참여하여 ‘새동네’는 262명(20%), ‘햇동네’는 90명(7%), ‘햇마을’은 175명(14%), ‘새누리촌’은 683명(54%), ‘단장구역’은 39명(3%)이 지지하였습니다. 따라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새누리촌’이 ‘뉴타운(new town)’의 다듬은 말로 결정되었습니다. ‘뉴타운(new town)’이 기본적으로 아주 새롭게 조성하는 마을이나 지역이므로 ‘새누리촌’으로 바꿔 쓰더라도 큰 무리는 없을 듯합니다. 회원님께서도 ‘새누리촌’이 ‘뉴타운’을 대신하는 우리말로 완전히 정착될 수 있도록 널리 써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지난주(2006.3.23.~3.28.) ‘정해진 시간에 한하여 값을 많이 깎아 주거나 덤을 많이 얹어 주는 판매 활동’을 가리키는 외래어 '타임 서비스(time service)'를 대신한 우리말을 공모했는데 그 결과 총 548건의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국립국어원은 이 가운데 ‘타임 서비스’가 ‘값을 많이 깎아 주거나 덤을 많이 얹어 주기 위하여 특별히 정한 시간’과 ‘특별히 시간을 정하여 값을 많이 깎아 주거나 덤을 많이 얹어 주는 일’을 아울러 가리킨다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 다음 다섯을 투표 후보로 선정하였습니다. 회원님께서는 ‘타임 서비스’의 다듬은 말로 다음 다섯 가운데 어느 것이 좋으십니까?
1. 특별할인시간(특별히 싼값으로 할인하여 판매하는 시간을 가리키므로)
2. 에누리시간(값을 많이 깎아 주는 특정한 시간을 가리키므로)
3. 반짝떨이 (짧은 시간 동안 아주 싸게 파는 일을 가리키므로)
4. 반짝할인 (짧은 시간 동안 싼값으로 할인하여 판매하는 일을 가리키므로)
5. 깜짝에누리 (짧은 시간을 특별히 지정하여 값을 많이 깎아 주는 일을 가리키므로)
한편 이번 주 3월 30일(목)부터는 ‘건설사나 건설업자가 본보기집(모델 하우스)이나 체험관 같은 곳을 만들어서 집을 사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들어와서 보거나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일. 또는 그런 경우’를 뜻하는 외래어 ‘오픈 하우스(open house)’ 를 대신할 우리말을 공모합니다.
부디 회원님께서도 이번 주 중 저희 사이트를 찾아 주셔서 외래어 ‘타임 서비스(time service)’와 ‘ 오픈 하우스(open house)’ 의 다듬은 말을 결정하는 데에 직접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