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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김모(30)씨는 최근 들어 눈이 쉽게 피로해질 뿐만 아니라 충혈되고 따갑거나 시렸다. 특히 오랜 시간 사무실에서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한낮에 외출했을 경우에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해 눈을 뜨기조차 힘겨웠다. 김씨의 증상은 안구건조증이다. 바람이 심해 먼지가 많이 날리는 건조한 봄철에는 증상이 더욱 악화된다.
◈안구건조증이란=우리 눈에는 두 종류의 눈물샘이 눈꺼풀 속에 있다. 주눈물샘에서는 슬프거나 아플 때 나오는 눈물(반사성눈물)을 만들며, 부눈물샘에서는 기름성분이 있는 눈물(지속성눈물)을 만든다. 이 부눈물샘 눈물은 우리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조금씩 나와 눈의 겉면을 건조하지 않고 부드럽게 해 주며, 각막에 영양을 공급해 주는 역할도 한다.
안구건조증이란 항상 일정하게 분비되어 눈에 윤활작용을 하는 부눈물샘 눈물이 부족한 상태다. 눈이 따갑고 이물감, 타는 느낌, 시림, 시야가 흐려보이는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때로는 가렵고 끈적이는 분비물이 생기기도 하며 주로 오후에 심해진다. 습도가 낮은 환경에서 심해지며 바람이나 연기 등의 자극도 좋지 않다.
◈안구건조증 원인=안구건조증은 연령과는 관계없이 발생하며 컴퓨터 사용이 많은 직장인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구건조증은 바람이 많이 불거나 건조할 때, 먼지나 연기를 쐴 때, 난방기를 사용할 때 증상이 심해진다. 또한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은 날은 눈물 분비가 더 안 되는 경향이 있으며 독서, 컴퓨터 작업, TV시청 등 장시간의 응시로 인해 눈 깜박임이 줄어들면서 많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1분에 20~30회 눈을 깜박이지만 책이나 컴퓨터를 볼 때는 눈꺼풀의 깜박거리는 횟수가 줄어들어서 눈이 쉽게 마르고 그로 인해 건조감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눈물의 분비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연적으로 감소한다. 40대 중반의 나이에 접어들면서 급격하게 눈물 분비가 감소하며 특히 폐경기 여성은 여성 호르몬 부족으로 호르몬에 의해 자극되는 눈물샘 조직의 분비기능 약화로 안구건조증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짙은 눈화장과 속눈썹 문신도 눈에 좋지 않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이진학 교수는 “속눈썹 문신을 하게 되면 눈물샘을 파괴해 눈물양이 적어지고 빨리 증발해 안구건조증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심한 결막염을 앓은 후나 자동차 배기가스나 건물 신축시 사용되는 유기용매 등에 의해 안구건조증의 증상은 더 심해진다. 약물복용이나 점안약의 과다한 사용도 안구건조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항고혈압제, 항우울제, 감기약, 이뇨제 등의 사용도 눈물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되며 녹내장이나 안과 전문의와 상의 없이 안약을 장기간 점안했을 경우에도 안구건조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인공눈물이나 수술로 치료=안구건조증의 일차적인 치료는 부족한 눈물을 인공눈물로 보충해 주는 것이다. 인공눈물은 자주 그리고 규칙적으로 넣어 주어야 한다. 불편하다고 느낄 때에만 넣으면 치료효과가 잘 안 나타날 수도 있다. 인공눈물을 점안하는 횟수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며 한 시간에 한 번 이상 넣어야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하루에 서너번만 넣어도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도 있다. 증상이 심할 때에는 안연고를 같이 사용할 수 있다.
인공눈물로 치료가 잘 되지 않는 경우에는 눈물이 배출되는 구멍(누점)을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막기도 하고, 아주 증상이 심할 때에는 일시적으로 눈꺼풀을 봉합하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눈꺼풀에 염증이 있는 경우에는 이에 대한 치료도 같이 해야 한다.
◈수분섭취와 눈운동 도움=안구건조증을 예방하거나 증상을 완화시키려면 충분한 수분 공급이 필요한데 하루 8~10컵 정도의 물을 마시는 게 좋다. 또 책을 읽거나 TV를 볼 때 각막을 덮고 있는 눈물층이 잘 작용할 수 있도록 눈을 자주 깜박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실내 온도를 섭씨 18도 정도로 유지하거나 가습기를 사용해 습도를 60% 정도로 맞춰주면 눈물의 증발을 줄일 수 있다. 또 매연이나 바람에 눈을 노출시키지 않으며 눈을 건조하게 하는 머리염색약과 스프레이, 헤어드라이어 등의 사용도 가급적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홍성호 을지대학병원 안과 교수는 “장시간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책을 읽을 때는 1시간에 10분 정도는 쉬어주고 가벼운 눈 운동을 해주면 좋다”며 “또 컴퓨터 화면의 높이를 낮춰주면 눈이 노출되는 면적을 줄일 수 있고 자주 먼 곳을 바라보면 가까운 곳을 보기 위해 눈에 들어갔던 힘이 풀려 눈이 편안하게 되므로 안구건조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움말=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이진학 교수, 홍성호 을지대학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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