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장사를 하는가? - 이익 제2주의 경영
마키오 에이지 지음, 이우희 옮김, 유영만 감수 / 토트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우선 이 책을 읽으면서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는 기업의 근간인 수익을 첫번째로 보지 않고 고객을 제일로 봤다. 고객마케팅이 중요시되는 현재사항이라도 이익을 남겨야지 고객도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어찌되었던 이 책의 저자이며 AZ 아쿠네 사장인 마키오 에이지는 얼떨결에 대형 홈마트를 경영하면서 남들과 차별화된 매장을 만든다는 것이 완전 유통업계에 원칙과 기본을 배제한 자기만의 독단으로 사고를 치면서 첫 스타트를 한다. 물론 주위 사람들은 안된다. 망한다는 평을 내놓으면서 저자에게 정신을 차려라라고 하지만 그는 보기좋게 대박을 낸다. 오히려 기적의 할인점으로 TV까지 소개되었다면 분명 성공한 것이다.

 

그 내용을 보면 더욱 더 희한하다.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어촌마을에 대형할인점을 세웠다. 유명 대형할인점은 무조건 오픈하면 망한다는(?) 사실이 증명되는 곳에 버젓이 오픈하고 그것도 모자라 24시간 영업에 상품의 구색은 효율과 이익이 아니라 고객이 찾으면 무조건 갖추고 재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더욱더 황당한 것은 일년에 명절에 한두번에 나가는 전단에 가격오타로 인해 막대한 손해가 되는 상품을 팔아도 그냥 판다. 오히려 사지 못한 고객을 위해 예약주문까지 받는 할인점 정말 가관이다. 더불어 거래처에는 백마진이나 추가적인 물량지원을 거부하고 오로지 주변시세보다 저가를 유지하면서 무조건 많이 판다는 노하우로 영업을 하는 할인점이 오히려 해당지역 고객은 물론 타지역까지 사랑을 받는다고 하니 정말 환상적인 할인점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왠지 사기 기업이 아닐까라는 의문마저 생기는 회사다. 이런 비난을 하면서 읽던 내가 저자의 진심을 알게되면서 반성하게 되는 부분은 장사의 기본원칙이며, 중요 포인트를 고객을 배제한 채 오직 기업 입장에서만 우리는 판단하고 행동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로는 시도때로 없이 고객 우선주의, 제일주의를 내세우면서 뒤로는 자기 이익만 챙기는 잘못된  기업 행태를 칭송까지 않았나라는 자기고백마저 느끼게 하는 훌륭한 책이었다. 오히려 내 자신이 바보가 아니었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읽으면서도 놀랐다. 몇년전에 비정규직을 직원을 내쫓는 모 대형할인점의 소식을 들으면서도 처음에는 심하게 비난하면서도 기업 입장에서 어쩔 수 없나 생각이 들었던 나에게 이 책은 같이 일하는 모든 사람은 다 소중하고, 존중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과 노력의 모습은 뭔가 아무것도 모르고 판단되는 내 자신에 대한 강한 뉘우침를 갖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요새 유행하는 말로 "말도 안돼 그게 어떻게 가능해?"라는 의문으로 시작했다가 하염없이 내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훌륭한 책인 듯 싶다. 요즘 대형할인점과 특히 SSM(대형슈퍼마켓)에 대한 규제로 정부와 기업, 지역내 중소상인간 대립과 불만이 증폭되는 현 상황에서 정녕 상생의 길은 요원한가라는 질문에 이 책은 가장 큰 답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서로 힘들다는 말에 앞서 한발씩 물러서자 그래야 보인다. 제일 중요한 것은 고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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