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밭에 무얼 심지?
최영순 지음 / 해토 / 2003년 5월
평점 :
절판


나와 같이 아침 일찍 지하철 출근하는 사람이면 보게 되는 것이 있다. 몇분 간격으로 오는 지하철을 조급한 마음으로 종종 걸음으로 뛰어가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나역시 늦잠이나 숙취로 인해 제때에 못 일어나 출근시간을 맞추기 위해 헐레벌떡 뛰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해도 결국 늦은 것은 늦은 것인데 기분상 저 것을 놓치면 안 됬겠지라는 헛된 근심과 조급증으로 똑같은 행위를 반복하곤 한다. 때론 우리에게는 느리게 산다는 것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라는 짧은 생각이 이 책의 표지 그림을 보면서 느끼게 되었다.

한없이 세상을 향해 열린 마음과 너그러운 마음도 나와 관계된 현실이라는 벽과 그림자속에 놓여있을 때 왜 바늘 구멍보다 더 좁아지는 것일까? 하나를 얻기 위해 썼던 마음들이 더이상 돌이킬 수 없는 욕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제 길을 못 찾고 있는 것일까? 태어나 자라고, 어른이 되고, 죽어도 풀지 못하는 인생이라는 정의가 바로 내가 살아온 삶임을 왜 모르는 것일까? 스승과 깨달음이 나보다 뛰어나고 위대한 사람들에게 있는 재주가 아닌 나와 같이 아주 평범하거나 하찮은 미물에게서 얻을 수 있음을 왜 모르는 것일까? 이 책은 내가 알면서도 모른척, 보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삶의 지혜와 정의들을 한 편의 그림과 짧은 글로서 말해주고 있다.

그림 한편이 무엇이길래 읽는 사람의 머릿속이 한없이 휘젓고 들어가 세상과 욕망이라는 독에 의해 만성적인 무관심과 무느낌의 돌이 되어가고 있는 나와 같은 현대인들에게 세찬 가르침을 주고 있는 것일까? 종교단체나 지성이라는 사람들이 외치는 공염불보다는 배움을 받고 행할 수 있는 용기와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이 책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길 위에 피어나고 자라는 꽃과 나무들, 온갖 미물들에게서 나를 다스리고, 낮출 수 있는 겸양과 겸손 그리고 부끄러움의 미학은 요원한 가르침이 아닌 우리가 마음만 충분히 먹고 행하면 될 수 있다는 것은 짧은 글속에 녹아내는 작가의 표현과 그림 솜씨에 감탄한 뿐이다.

그림과 글이 이토록 버릴 수 없고, 지울 수 없는 경건한 말과 깨달음처럼 다가올 수 있음은 아직까지 순수한 간직하고 있는 우리들의 진짜 모습이 아닐런지? 그것을 잃어버렸거나 무심해 버린 모든 분들의 머릿속과 마음에 이 책의 제목처럼 삶을 아름답게 사는 진정한 진리와 행동 그리고 자세를 배우고 마음속에 심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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