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난 후에도 되돌려 받을 사랑이 안 남아
있을 수 있고, 추억이란 이름으로 간직할 것이
하나도 없을지도 모른다. 내가 준 사랑은
흔적도 없이 허공으로 흩어지고, 텅 빈 마음에
아픈 이별만 가시처럼 박고 돌아서야 할지도 모른다.
내가 이만큼 사랑했으니, 당연히 우리 사랑의 포인트는
이만큼 적립됐을 거라는 기대는 접어야 한다.
사랑해서 주었고, 사랑해서 안았다면 그걸로 된 거다.
돌이켜보면 그가 내게 아무것도 안 준게 아니다.
내가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느낀 기쁨, 내가 지켜줄 거라며
안았을 때의 환희, 이대로 둘만 어딘가로 사라지면 좋겠다고
느꼈던 벅찬 감정을 내게 주었으니까……
- 조진국 <고마워요, 소울메이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