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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에 이런 말이 있다. ‘신(神)이 매일 밤 우리에게 연애편지를 보내는데 우리는 봉투도 뜯지 않고 버린다.’ 꿈에 관한 얘기다.
최근 우리 옛이야기와 여성성의 문제를 다룬 책 ‘선녀는 왜 나무꾼을 떠났을까’를 펴낸 고혜경(신화학 박사)씨는 “당신이 세상 어디를 가든, 어떤 일을 하든 꿈의 메시지, 영혼의 목소리를 듣는다면 나의 중심에서, 혹은 신으로부터 표류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서구에서는 꿈을 이야기하며 치유의 수단으로 삼는 ‘꿈 공부(dream work)’ 그룹이 늘고 있다. 시간당 150달러 이상 하는 꿈 상담도 인기. 버클리 GTU 신학대학원, 홀리네임즈 컬리지 등 샌프란시스코의 신학교들은 꿈을 아예 정규 교과 과정으로 개설했다. 고씨는 “꿈이 자기 탐구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이라며, “요즘 사회 문제로 등장한 자살도 꿈으로 어느 정도 치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세계 꿈 협회’ 초대 회장으로 ‘그룹 꿈 작업’을 창안한 제레미 테일러(버클리 스타 킹 신학대학 교수)의 수제자이기도 한 고씨에게서 ‘꿈을 통한 자기 치유’에 관한 얘기를 들었다.
◆‘개 꿈’은 없다, 꿈꾸지 않는 사람도 없다!
프로이드, 아들러, 융 등 꿈과 신화 이론을 연구해온 학자들은 ▲꿈은 한 가지 의미만 갖는 것이 아니라, 그날그날의 잔영을 비롯해 성적(性的) 정체성, 권력관계, 예언적 기능,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 등을 포함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개 꿈’, 즉 아무 의미가 없는 꿈이란 없다. ▲꿈을 꾸지 않는 사람도 없다. 단지 꿈에 관심이 없어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 ▲꿈에 등장하는 타인은 바로 나 자신의 모습. 꿈 속 주인공이 보이는 성정과 행동을 통해 나를 들여다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꿈을 액면 그대로 해석해서는 안된다. ‘꿈은 반대’라는 옛사람들의 말은 꿈의 상징과 은유를 간과한 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지혜가 숨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