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허밍버드 클래식 M 2
메리 셸리 지음, 김하나 옮김 / 허밍버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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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프랑켄슈타인

지은이: 메리 셸리

옮긴이: 김하나

펴낸 곳: 허밍버드

《허밍버드 클래식 M》

 

 

 

 

 예쁜 삽화가 실린 아름다운 고전 양장본으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허밍버드 출판사에서 문고판 고전 시리즈 《허밍버드 클래식 M》을 출간했다. 우리가 사랑하는 뮤지컬과 오페라의 원작 소설을 새롭게 만날 수 있는 책! 가볍고 아담한 사이즈라 손에 착 감기는 느낌! 1권,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에 이어 만난 2권 『프랑켄슈타인』. <오페라의 유령>, <두 도시 이야기 1, 2>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도 곧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고전 소설은 다양한 형식으로 출간되기 때문에 있어도 또 모으고 싶은 마음. 보급판 외서 같은 느낌이지만 이 책 뭔가 알차다.

 

 

 

 '프랑켄슈타인'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시는지? 십중팔구 흉측한 외모를 지닌 초록 괴물을 떠올릴 것이다. 나 역시 그랬고, 그 프랑켄슈타인이 실은 괴물 이름이 아닌 그 괴물을 만든 과학자 이름이란 걸 알았을 때의 충격이란. 결국 그 초록 괴물은 이름조차 없는 거였다. 원작 소설이 있다는 걸 알고부터 언젠가 꼭 읽고 싶었는데, 《허밍버드 클래식 M》 시리즈 덕분에 소원 성취! 책을 펼치면 바로 실험실일 거란 예상과 달리 소설은 로버트라는 선장의 편지로 시작한다. 로버트는 북극해를 항해하던 도중 사람이 전혀 살지 않는 빙하에서 눈썰매를 타고 가는 남자를 목격하고 다음날 그를 구조하게 된다. 그 낯선 이방인이 바로 빅터 프랑켄슈타인. 로버트의 편지로 시작한 소설은 이내 빅터의 시점으로 옮겨가 빅터가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식으로 전개되고 다시 로버트의 편지로 끝을 맺는다. 자연 철학에 깊이 심취하여 연구하던 빅터는 고된 노력 끝에 생명을 창조해내는 실험에 성공한다. 하지만, 자신이 만든 피조물의 흉측한 외모에 놀란 빅터는 그 피조물을 괴물이라 단정한 채 공포에 휩싸여 도망쳐버린다. 그로부터 2년여의 세월이 흘러 괴물에 대한 기억이 잊힐 때쯤, 빅터는 동생 윌리엄이 살해됐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괴물의 소행임을 직감하는데... 엉뚱한 사람이 범인으로 몰려 처형당한 후, 괴물은 제 발로 모습을 드러낸다. 원하는 건 딱 하나. 자신과 함께할 짝을 만들어 달라는 것. 실은 이 괴물은 인간과 소통하고 교류하며 평화로운 삶을 살고자 했으나, 외모로 인해 배척당하고 멸시당하며 잔인하고 무서운 괴물로 변혀버렸다. 가족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빅터는 괴물의 뜻대로 다시 실험에 돌입하지만, 결국 마지막 단계에서 손을 놓아버리고 그때부터 괴물의 피비린내 나는 끔찍한 복수가 시작된다. 집안이 풍비박산 난 빅터는 복수를 다짐하며 괴물을 뒤쫓다가 북극해까지 와서 로버트를 만나게 되었다고...

 

 

 

 인간의 입장에서 괴물을 보자니 참 잔혹하고 못된 녀석이지만, 괴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측은지심이 들기도 한다. 이 세상에 덩그러니 혼자 남아 자기편 하나 없이 모두에게 손가락질당하는 삶이란... 인간의 영역이 아닌 신의 영역을 넘본 죄의 대가라고 하기엔 너무도 기구하고 잔인한 결과. 결국 책임지지 못한 일은 하지도, 꿈꾸지도 말아야 할 터. 물론 죄는 괴물에게 있다. 하지만 그렇게 만든 인간과 사회도 문제가 있다. 오늘날 일부 범죄자의 모습과 오버랩되며 씁쓸함이 밀려왔던 순간. 18살 예쁜 소녀였던 작가, 메리 셸리의 개인사와 더불어 이런 작품을 썼다는 것도 놀랍지만,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소설 자체만 놓고 봐도 생각해볼 여지가 참 많은 작품이었다. 뮤지컬과 오페라의 원작이 궁금한 독자나, 우리가 그동안 괴물 이름이라 오해했던 프랑켄슈타인의 진짜 이야기가 궁금한 분들께 이 책을 추천!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보다는 조금 두껍지만, 가독성이 좋아 진도가 술술 나가니 고전 독서 입문서로도 좋을 듯! 차곡차곡 모으고 싶은 시리즈, '허밍버드 클래식 M', 우리 같이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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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허밍버드 클래식 M 1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한에스더 옮김 / 허밍버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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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지은이: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옮긴이: 한에스더

펴낸 곳: 허밍버드

《허밍버드 클래식 M》

 

 

 탄탄한 양장본에 예쁜 삽화로 많은 이를 고전의 세계로 이끌었던 '허밍버드 클래식'이 새로운 시리즈를 출시했다! 《허밍버드 클래식 M》이라는 이름으로 이번에 선보인 고전 시리즈는 가방에 쏙 넣어 다니며 한 손으로 읽기 편한 아담한 사이즈. 외서 페이퍼백 무게에 좀 더 고급스러운 느낌이랄까? 뮤지컬과 오페라에 자주 등장하는 익숙한 이야기를 원작 소설로 만나도록 출시했기 때문에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작품이 대거 등장한다. 그 첫 번째 주자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줄거리는 대략 알고 있지만, 원작 소설을 읽는 건 처음이라 두근두근!

 

 

 

 주인공인 지킬 박사와 하이드가 가장 먼저 등장할 거라 점찍었지만 꽝. 지킬 박사의 측근인 어터슨 변호사가 먼 친척 엔필드와 이야기를 나누며 소설은 시작된다. 엔필드는 누가 듣기에도 괴상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데, 어느 날 아이와 부딪친 한 남자가 그 아이를 태연하게 짓밟고 가버린 소동이 있었다고... 엔필드를 비롯한 몇몇 어른에게 붙잡힌 그 괴인은 어떤 문으로 들어가 보상금으로 수표를 꺼내왔는데, 어터슨 변호사도 아는 유명한 사람이 서명한 수표였다고 한다. 어터슨 변호사는 엔필드가 가리킨 문이 어디로 통하는 곳인지 한눈에 알아본다. 그로부터 1년여의 세월이 흐르고 런던에서 끔찍한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밤 11시경 창가에 나섰다가 사건을 목격한 한 하녀는 믿을 수 없이 잔인한 이야기를 전한다. 혐오스럽게 생긴 작은 남자가 어떤 노신사를 죽을 때까지, 아니 죽고 나서도 한참 지팡이로 두들겨 팼다는 것. 시체의 상체가 너무 처참한 것도 충격이지만, 희생자가 명망 있는 정치인이기에 모두 범인 잡기에 혈안이 된다. 어터슨 변호사는 몇 가지 근거를 통해 지킬 박사를 의심하게 되고 중반부부터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가 표출하는 선과 악의 구도가 상당히 묵직한다.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지만, 사회적 잣대와 양심에 눌려 '악'을 표출하지 못했던 지킬 박사는 실험을 통해 하이드라는 악의 근원을 끄집어 낸다. 중후한 신사 지킬과 흉측한 난쟁이 하이드의 외모에서 이미 엄청난 갈등과 고뇌를 엿볼 수 있는데... 양심의 가책을 느껴 어떻게든 하이드를 억누르려 하면서도 금지된 악행을 자행하는 하이드를 통해 지킬 박사는 알 수 없는 쾌감을 느낀다. 정작 하이드는 지킬 박사의 존재에 관심조차 없지만. 130여 페이지의 짧은 소설인데도 긴 장편 소설을 읽은 느낌. 아마도 소설이 전하는 메시지가 뚜렷하고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독보적인 줄거리를 지녔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 책벌레들은 안다. 이미 갖고 있는 책도 얼마든지 또 살 수 있다는 걸! (나 역시 그렇기에...) 감각적인 표지 디자인과 어디든지 쉽게 들고 갈 수 있는 휴대성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 게다가 기대하지 않았던 삽화까지 실려 있어 기쁨 2배! 따로 독서할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이 가방에 쏙 넣고 다니며 자주 펴보면 좋을 듯하다. 물론 나 같은 집순이도 만족한 책이지만! 이로서 소장하고 싶은 고전 시리즈 하나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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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 너보다 나를 더 사랑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하다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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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네오, 너보다 나를 더 사랑해

지은이: 하다

펴낸 곳: 아르테




추리 소설 맛집이라고 소문난 아르테 출판사, 하지만 자세히 보면 추리 소설뿐 아니라 클래식 클라우드라는 대단한 인문학 시리즈는 물론이고, 신선하고 수준 높은 에세이도 대거 출간한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하나 같이 영롱하고 소중한 아르테의 책 중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는 시리즈는 바로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와 콜라보한 에세이! 라이언, 어피치, 튜브, 무지를 거쳐 오늘 만난 친구는 네오다. 프로도를 끝으로 전 시리즈가 완성됐다는데 내겐 아쉽게도, 어피치, 튜브, 무지와 네오 이렇게 4명의 녀석만 있다. 6권 다 모은 블로그 이웃님의 영롱한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침을 꿀꺽 삼켰다는... 책을 집어 든 순간 한 호흡에 끝까지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에세이지만, 이상하게 자꾸 눈길이 가고 펴보고 싶은 사랑스러운 에세이다. (라이언, 프로도... 너희도 누나네 집으로 올래? ㅋㅋ)




고양이를 키울 것 같다는 얘기를 종종 듣고 실제로도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는 하다 작가. 그렇다면 그녀와 네오의 만남은 운명? 두둥! 다시 한번 제목을 잘 살펴보자. 『네오, 너보다 나를 더 사랑해』. 음... 자칫 잘못 읽으면 좀 더 정상적(?), 아니 보편적(?)이라 할 수 있는 '나보다 너를 더 사랑해'로 읽게 되지만, 눈을 씻고 똑바로 보면 "'너'보다 '내'가 먼저야, 인마. 그래도 네가 날 사랑한다면 굳이 막지는 않을게."라는 도도한 매력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네오, 너 콧대가 좀 높구나? 그래도... 너... 좀 매력적이다?!









네오는 누구?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새침한 고양이, 네오

카카오프렌즈 대표 패셔니스타로, 쇼핑을 아주 좋아한다.

도도한 자신감의 군원이 바로 단발머리 '가발'에서 나온다는 건 비밀! (어라, 가발이었니? ^^;;)

부잣집 도시개 프로도와 알콩달콩 아옹다옹 연애 중이다.








새침한 아가씨라고 생각했지만 네오에 관한 짤막한 소개를 읽으니 한 걸음 가까워진 기분! SNS에 즐비한 해외여행, 몸짱, 쇼핑 사진 보다 뽀송하게 씻고 목 늘어난 티셔츠 차림에 과자를 먹으며 침대에서 빈둥대는 내가 제일 행복하다는 네오, 1인 1닭 네오, 음악 듣고 책 읽고 산책하고 대화하고 웃고 또 웃으며 찌꺼기 같은 감정을 날려버리는 네오, 내가 별로 멋지지 않아도 여전히 괜찮다고 여기는 게 진정한 자뻑이라는 네오, 아직 뜯지 않은 택배 상자에 설레는 네오, 집순이 네오, 만병의 근원은 회사라는 네오, 연애란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게 우리의 적정 온도를 찾아 편하게 머무는 거라는 네오, 이기적인 핑계는 집어치우고 책임질 수 있는 말과 행동만 하라는 네오, 네오... 네오.. 네오!




자기애 가득한 네오의 도도함을 원 없이 느낄 수 있을 거로 예상했던 에세이에서 뜻밖의 따스한 위로를 받았다. 홀로 놀며 재충전하고 비워내는 시간, 감정 다스리는 법, 인간관계에서 신경 쓸 부분, 세 치 혀가 내뱉는 말·말·말의 무서움, 회사 생활에서 온전히 나로 살아남는 법 등등. 그저 놀고 즐기며 연애하는 줄만 알았던 네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하다 작가님의 리얼한 글을 엿보며 '역시 인간 사는 건 다 비슷하구나'라는 씁쓸한 위로와 '그래, 나 정도면 괜찮다'라며 긍정 가득한 기운을 얻게 되는 책! 보이지 않는 손으로 토닥토닥 감싸주고, 힘들면 울어도 된다고, 오늘은 속상하고 괴로울지언정 그래도 나는 참 괜찮고 멋진 사람이며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라고 속삭여주는 에세이였다.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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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어느 날
조지 실버 지음, 이재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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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의 어느 날

지은이: 조지 실버

옮긴이: 이재경

펴낸 곳: 아르테





자, 우리 지난 연애를 되짚어 보자. 기억하기도 싫은 놈팡이가 있다고? 그럼 그 인간의 제외. 범위가 너무 넓다면 첫눈에 반했거나 호감이 있었던 남자만 골라 생각해보자. 에이, 나 그런 사람 아니라고 하지 말고 잘 생각해보시길. 내 경우엔 친구의 남자 친구를 소개받는 자리에서 그 사람이 참 멋있다고 생각했던 적은 있었지만, 내가 1년 전에 반한 남자가 친구의 애인이 되어 돌아온 경우는 없었다. 이게 무슨 황당한 소리냐고? 그러게, 누가 들으며 개 풀 뜯어 먹는 소리라고 할지도... 이런 영화 같은 일이 바로 이 책 『12월의 어느 날』에서 벌어진다.




소설의 목차는 간단하다. 2008년으로 시작해 2017년으로. 뭐야, 자그마치 10년이잖아. 그래, 어언 10년이다. 악연이라 하기엔 뭔가 아쉽고 인연이라 하기엔 좀 안타까운 로리와 잭의 관계는 크리스마스 휴가를 앞둔 12월의 어느 겨울날 시작된다. 버스 안에 있던 여자 로리는 정류장에서 책을 읽고 있던 남자 잭에서 첫눈에 반한다. 첫눈에 반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찌릿찌릿 전기가 통하고 세상이 느리게 돌며 눈앞의 상대만 보이는 느낌? 공기와 시간마저 멈춘듯한 그 순간 잭도 로리에게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그래,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를 알아봤지만 버스는 출발했고, 그 후로 두 사람은 그 순간을 한참 곱씹고 후회한다. 내리지 못한 것에 대해, 그리고 버스에 오르지 못한 것에 대해. 단짝 세라의 부추김으로 1년이란 시간 동안 잭을 찾아 헤매는 로리. 한데,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세라의 애인이 되어 돌아온 잭. 모두의 행복을 위해 침묵을 택한 로리. 하지만 이 남자 잭도 로리를 마음으로 원하고 있기에 두 사람의 관계는 늘 위태롭고 답답하다. 오스카라는 다른 남자와 결혼하기로 한 로리. 행복해야 할 결혼식이 안 그래도 찝찝한 판에 예전에 첫눈에 반한 그 남자가 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세라와 다툰 로리는 눈물 바람으로 결혼한다. 그나저나 잭은 대체 무엇? 이 인간 바람둥이인가? 로리를 간절히 바라면서도 세라와 자고 또 다른 여자와 자고. 문어발? 이 자식 내 친구였으면 가차 없다. 응징!




워낙 오랜 시간 함께 호흡해서인지 남 같지 않은 로리와 잭의 인생.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정말 한 편의 영화 같은 소설이었다. 모두가 인정할 할리우드식 로맨스랄까? 시작은 조금 다르지만 내내 떠오르는 영화가 한 편 있었다. 《미 비포 유》의 멋진 남자 주인공 샘 클라플린과 릴리 콜린스라는 조금은 낯선 여배우가 주연한 《러브, 로지》란 영화. 학창 시절부터 단짝인 두 남녀가 서로 좋아하지만, 자꾸 엇나가고 다른 이성과 결혼했다가 결국 제자리로 돌아와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 그 영화도 얼마나 오랜 세월 엇나가며 설렜다가 답답한 마음에 가슴을 쳤다가 했는지. 남녀 관계의 시작 면에서는 이 소설과 살짝 다르지만 『12월의 어느 날』을 읽는 내내 그 영화가 생각났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없던 사랑도 생길 판인 요즘, 뻔히 보이지만 그래도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이 책! 가슴 시린 겨울, 『12월의 어느 날』과 함께 잠시라도 두근거림을 느껴보시면 어떨지! 이 소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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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김그린 옮김 / 모모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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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데미안

지은이: 헤르만 헤세

옮긴이: 김그린

펴낸 곳: 모모북스




 워낙 유명한 책이지만, 요즘 더 유명한 바로 그 책 『데미안』. 《요즘 책방: 책 읽어드립니다》에서 다루기도 했고 BTS에게 영감을 준 책이라고 알려지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물론 『데미안』은 시대를 아우르는 명작이지만, 이런 화끈한 주목과 관심은 오랜만이 아닐지! 여러 출판사가 데미안을 출간하여 다양한 스타일의 책을 만날 수 있다. 이번에 내가 만난 모모북스의 『데미안』은 중간 크기의 두툼한 양장본. 책 중간중간 들어간 삽화가 참 곱다. 어느 추운 겨울날, 카페에서 마주한 에밀 싱클레어와 데미안의 이야기는 너무 강렬하여 매년 이맘때면 늘 생각날 듯... 세상에 수많은 성장소설이 있다지만 잊히지 않은 명작이자 진정한 성장소설인 '데미안'. 내게도 데미안 같은 존재가 있을까? 문득 싱클레어가 한없이 부러워진다.





"나는 데미안을 얼마나 동경했던가!

그러나 그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다.

그는 나의 손이 미칠 수 없는 존재였다. -p142"





 열 살 소년 싱클레어는 라틴어 학교에 다니는 얌전한 남학생이었다. 부모님이 정한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착한 아이라고할까? 싱클레어는 일탈을 꿈꾼다. 건달 같은 크로머 앞에서 거짓말을 한 건 실수였다. 고작 사과를 훔쳤다고 뻐기며 내뱉은 거짓말에 인생이 이렇게 꼬일 줄이야. 농장 주인에게 이르겠다는 크로머를 말리느라 싱클레어는 난생 처음 부모님의 허락 없이 돈에 손대고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지옥의 가시밭길을 걷는다. 하지만 하늘이 도운 것일까? 구세주처럼 나타난 데미안 덕분에 싱클레어는 크로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고 약간의 서먹한 시간을 지나 훗날 데미안과 가까워진다. 시간은 또 흘러 한 학년 위였던 데미안과 싱클레어는 각자 다른 학교에 진학하며 차츰 멀어지고 데미안을 볼 수 없던 싱클레어는 인생의 좌표를 잃은 나룻배처럼 끊임없이 흔들리고 정처 없이 표류한다. 이성에 눈떠 좋아하는 여인이 생기고 그녀를 멋대로 베아트리체라 부르는 싱클레어. 그리운 그 얼굴을 그려 벽에 걸었건만, 어느 날 싱클레어는 자신이 그린 얼굴이 결국 데미안이었단 걸 깨닫고 뼛속까지 스민 그리움에 괴로워한다. 시간이 흘러 피스토리우스와 에바 부인 등 싱클레어의 인생에 영향을 준 새로운 멘토들이 등장하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싱클레어를 바른길로 인도함과 동시에 주체적인 삶을 살도록 이끈 건 바로 데미안이 아닐까?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p168"





 『데미안』을 읽은 독자라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 어린 시절 읽은 싱클레어의 모습과 성인이 되고 읽은 싱클레어의 모습이 참 다르다고. 아직 완전히 여물지 못한 채 어른이 되어버린 나는 싱클레어와 같은 마음으로 끝없이 나의 데미안을 찾아 헤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갇힌 알은 무엇이고 그 알을 깨면 어떤 세계가 있을까? 20대 청춘이나 할법한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게 좀 부끄럽지만, 생물학적 '성장'이 아닌 내적 '성장'에 정해진 나이는 없을 것이다. 헤르만 헤세 역시 오래도록 성장통에 시달렸는데 하물며 부족한 인간인 나는 어떻겠는가. 저물어 가는 한 해를 앞두고 깊어가는 어느 겨울밤, 나는 진심으로 고민하고 사색한다. 나의 데미안 그리고 나의 싱클레어는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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