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기 머시기 - 이어령의 말의 힘, 글의 힘, 책의 힘
이어령 지음 / 김영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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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거시기 머시기

지은이: 이어령

펴낸 곳: 김영사

 

 

 

잠시 화제를 모았다가 스치듯 지나가는 글이 있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고 진한 향기를 풍기는 글이 있다. 이어령 선생님이 남긴 수많은 주옥같은 글은 시대의 변화와 세월의 흐름이 무색할 만큼, 늘 앞서가며 남다른 깊이를 자랑한다. 지난 2월, 오랜 투병 끝에 별세하셨다는 비보를 접한 후, 왜 진작 선생님의 글을 읽지 않았을까 나의 야속한 무관심과 무지를 얼마나 탓했던가! 더는 후회하지 않도록 한 권씩 차근차근 읽어가는 이어령 선생님의 책들은 매 순간 새롭고 진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이번에 만난 책 《거시기 머시기》는 언어에 관한 창조적인 접근과 다양한 시선을 담고 있어 특히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듯! 80년의 독서와 글쓰기 인생이 길어낸, 눈부신 언어의 향연. 그 아찔하고 매혹적인 향기에 취해 이 책과 함께하는 시간이 어찌 흘렀는지조차 모르겠다.

 

 

 

 

언어는 곧 인생이자, 나라는 존재다.

 

 

누구나 다양한 자질과 매력을 지니지만, 그중 공통적으로 그 사람의 이미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말'이 아닐까 싶다. 분명 같은 말을 사용해도,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상황. 그 고유한 풍미와 멋은 인품과 소양에서 비롯되는데, 이어령 선생님이 사용하시는 언어는 과연 우리가 사용하는 그 한국어가 맞나 싶다. '이어령어'라는 고유 명사가 따로 붙어야 하지 않을까? 한국 민중이 오랫동안 사용해온 토착어이자, 언어적 소통과 비언어적 소통의 아슬아슬한 경계선에서 줄타기하는 단어 '거시기 머시기'. 특정 주제란 울타리의 경계를 부수는 반란의 언어 '거시기 머시기'를 시작으로 총 8번의 강연을 위해 영혼을 담아 써 내려간 글이 이 책에 차곡차곡 엮여 있다. 사지선다형으로는 정의할 수 없는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통해 '죽음'이라는 말을 유별나게 쓰는 한국 문화의 특성을 짚어내고, 금속활자의 발명은 다량 복제가 아니라 오자를 교정하여 좀 더 정확한 원전을 만들려는 욕망에서 비롯된 것임을 예리하게 관철한다. 글자를 터득한 순간부터 지금 이 나이에 이르도록 책을 읽고 있지만, 이어령 선생님의 글을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제대로 읽고 생각하기 시작한 느낌이다.

 

 

 

 


 

 

 

 

 

언어를 만들어가는 사람은

자기 인생과 세계를 만들어가는 사람이에요.

그것이 바로 글쓰기이고

말하기의 핵심입니다.

뒤쫓아가지 말라는 것.

《거시기 머시기》 p193 중에서...

 

 

 

'언어'라는 도구로 쌓아 올린 최고의 금자탑!

 

 

이 책 《거시기 머시기》를 읽으며, 그간 나는 얼마나 틀에 박힌 사고와 교과서적인 판단으로 세상을 살아왔는지 뼈저리게 실감했다. 학창 시절엔 그저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외우라는 대로 외워서 좋은 성적을 받으면 되는 줄 알았지만, 그게 얼마나 위험하고 안일한 생각이었는지! 이어령 선생님이란 우주에서 언어는 무형이자 온갖 유형의 무기로 변모하여 변화무쌍한 행보를 선보인다. 단언컨대, 그 누구도 이런 상상의 날개를 펼치진 못했으리라! '만약 건드리는 것마다 금덩이로 변화시키는 지팡이가 있다면, 지식이라는 금덩이가 아니라 지식을 창조하는 상상력의 지팡이, 지혜의 지팡이를 놓고 가겠다'라던 선생님의 말씀은 이제 소망이 아니라 현실이 되었다. 살아생전에 남긴 선생님의 보석 같은 글이 책이란 귀한 존재로 오래도록 그 지팡이 역할을 할 테니까! 뒤늦게라도 그 마법을 경험하며 실감할 수 있는 나는 행운아다. 그 더없이 소중하고 가슴 벅찬 경험을 여러분도 꼭 함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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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미술관 - 아름답고 서늘한 명화 속 미스터리 기묘한 미술관
진병관 지음 / 빅피시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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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묘한 미술관

지은이: 진병관

펴낸 곳: 빅피시

 

 

 

매달 3~4권의 미술 관련 책을 꼭 챙겨 읽는다. 미술에 관한 대중의 관심이 예전과 사뭇 달라서인지, 독특하고 신선한 미술 신간들이 쏟아져서 더없이 행복한 요즘! 가급적 출간되자마자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미처 만나지 못한 책은 리스트를 따로 작성하여 늘 마음에 품고 있다. 오늘은 처음 본 순간부터 콕 찍어 마음속에 저장해두었던 보석 같은 책을 드디어 만났다. 빅피시 출판사의 《기묘한 미술관》! 서프라이즈한 기담과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미술 덕후인 내게 이보다 더 매력적인 책이 있을까? 벚꽃 같은 분홍빛 띠지에 적힌 '소설보다 재미있다'는 문구는 정말 사실임을 말씀드린다. 프랑스 공인 문화해설사 진병관님이 전하는 독보적인 명화 스토리텔링! 첫 장을 여는 순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명화의 세계로 한없이 빠져들었다.

 

 

 


 

 

 

작품 속 숨겨진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특별한 명화 여행

 

 

 

이 책 《기묘한 미술관》에 실린 모든 작품에는 숨겨진 미스터리가 있다. 작가는 작품의 이해를 돕고자 미술사, 작품의 사조와 화풍, 기법 등도 소개하지만 화가가 어떤 생각으로 자신의 우주를 표현했을지에 더 중점을 두고 관람하라고 권한다. '취향, 지식, 아름다움, 죽음, 비밀'이란 주제로 마련된 총 5개의 방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20년 넘게 세무원으로 일하다가 50세가 다 되어 전업 화가의 길에 들어선 루소. 그는 고향 라발의 시장에게 <잠자는 집시>를 1,800프랑에 구매하라고 권했다. 그 금액은 당시 이름 있는 예술가들의 1년 치 생활비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고 한다. 물론 시에서는 그 요청을 무시했다. 온 세상이 주목하며 천문학적인 가치를 자랑하게 될 그 작품을 못 알아보다니. 역시 인생은 안목과 타이밍이다. 악플 덕분에 유명해진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 페르메이르의 가족과 히틀러가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회화의 기술, 알레고리>, 세기의 미술품 도난 사건으로 가장 비싼 그림이 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숨겨진 단서를 조합하며 한 편의 추리극이 펼쳐지는 아뇰로 브론치노의 <비너스와 큐피드의 알레고리>, 지성의 결정체인 백과사전을 만든 장본인 퐁파두르 후작 부인, 고흐의 미스터리한 죽음과 생전에 팔린 단 하나의 작품. 명화를 주제로 한 고급스러운 '서프라이즈'의 향연! 어느 하나 빠짐없이 재밌고 흥미롭다.

 

 

 

 


 

 

 

가장 가슴 아팠던 작품은 라비니아 폰타나의 <안토니에타 곤살부스의 초상화>. 볼로냐의 손꼽히는 초상화가였던 폰타나는 한 귀족 집에 있는 소녀의 초상화를 의뢰받았다. 얼굴이 온통 털로 덮여 마치 늑대 인간 같았던 소녀는 자세히 살펴보니 오히려 작은 고양에 가까웠다. 완성된 초상화. 소녀의 작은 손에 들린 작은 종이엔 소녀와 소녀의 가족 이야기가 적혀 있다.

 

 

'카나리아 제도에서 발견된 야만인 돈 피에트로는 프랑스의 앙리 2세 폐하에게 선물로 바쳐졌고, 폐하께서 파르마 공작에게 하사했다. 나 안토니에타는 파르마 공작이 계시는 곳에서 왔으며 존경하는 세비녜 후작 부인 이자벨라 팔라비치나의 거처와 아주 가까이 살고 있다.'

 

 

소녀는 스스로를 하사된 선물이라 말한다. 선천성 다모증으로 외모가 다를 뿐이건만, 소녀는 귀족의 애완동물, 구경거리이자 액세서리로 살아야 했다. 아무리 아끼고 잘 챙겨준다 한들,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존중과 인정도 받지 못한 이 어처구니없고 가슴 아픈 상황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안타까운 마음에 소녀에게서 한참 눈을 뗄 수 없었다.

 

 

 


 

 

 

오래도록 사랑받을 명화 이야기!

 

 

 

《기묘한 미술관》은 2021년 9월에 출간된 책이다. 출간 후 7개월이 지나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는 살짝 주춤한 상태지만, 이 책의 가치는 분명 빛을 발하리라 믿는다. 강렬했던 첫 끌림은 역시나였다. 유명 화가들의 작품에 담긴 미스터리는 더없이 매혹적이었고,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조차 더 재밌고 새롭게 다가왔다. 사람의 지문처럼, 글에도 지울 수 없는 작가만의 고유한 흔적이 남는다. 화가의 일생과 작품에 담긴 인물을 향한 진병관 작가의 문장엔 따스한 인간미와 진심 어린 애정이 스며 있다. 덕분에 읽는 내내 편안했고, 오래도록 기억할 소중한 시간을 선물 받았다. 아름답고 서늘한 명화 속 미스터리. 미술을 좋아한다면, 혹은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야 할 책 《기묘한 미술관》! 사심 가득 담아 추천, 또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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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지식인 - 아카데미 시대의 미국 문화
러셀 저코비 지음, 유나영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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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지막 지식인

지은이: 러셀 저코비

옮긴이: 유나영

펴낸 곳: 교유서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참 많은 것이 변화한다. 음식, 패션 등의 기호 상품부터 선호하는 주거 형태, 사회적 분위기와 국민 의식까지. 그 변화의 흐름 속에서 특정 분야의 누군가가 마치 증발하듯 사라지고 있다면, 우리는 그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납치와 살인? 워낙 비인간적인 사건사고가 많은 요즘이라 아마 범죄 사건부터 떠올랐겠지만, 어쩌면 다행스럽게도 이 책에서 주목하는 실종은 누군가 정말 목숨을 잃고 세상에서 사라지는 그런 사건은 아니다. 역사학 명예교수이자 학술, 문화 비평가인 러셀 저코비는 지성계가 한껏 위축되고 있는 상황을 꼬집으며 젊은 지식인이 소멸하는 상황을 한탄한다. 이 시대의 지성들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사라진 지식인, 그들은 누구인가?

 

 

이 책은 '젊은 지식인들은 어디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여기서 '젊은'이란 형용사는 45세 미만을 뜻하니, 생각보다 지칭하는 연령대가 높다고 놀라는 독자가 있을 수도 있겠다. 이전의 지식인들은 교양 있는 독자들을 상대로 집필 활동을 했지만, 그다음 세대의 지식인들은 캠퍼스 안에서 프로페셔널한 동료만을 상대한다. 지성과 대중을 연결하며 건강한 지식을 전파하는 공공 지식인이 소멸해버린 것이다. 이런 문화적 세대 단절이 불러온 안타까운 현실을 탐색하며 저자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또한 실종된 지식인에 대한 저자의 비판은 자아비판이기도 함을 고백한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기에 앞서 정확한 시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겠다. 사실 이건 좀 옛날 이야기다. 저자가 말하는 공공의 삶에서 실종된 지식인들은 주로 1960년대에 성년을 맞았던 사람들. 그러니 이 책이 주목한 사라진 지식인들은 주로 1960~1980년대의 지성들이다.

 

 

 

 


 

 

 

 

《마지막 지식인》 출간 후, 뜻밖의 반전!

 

 

1872년 설립된 보헤미안 클럽의 흥망성쇠와 그들이 끼친 사회적 영향, 교양 있는 대중에게 헌신하는 지식인 계보의 마지막 세대인 어바니스트, 보헤미안의 마지막 세대이자1960년대 대항문화의 첫 세대인 비트족, 뉴욕 유대계와 그 밖의 지식인들, 캠퍼스를 장악하기 시작한 좌파 학자들, 저자가 생각하는 마지막 지식인들 그 이후. 저자가 주목한 세대의 지식인 계보를 쭉 훑고 나면 다시 앞으로 돌아가 2000년 판 서문을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생각지도 못한 재밌는 반전은 거기서 펼쳐진다. 저자는 1987년 이 책을 출간할 당시에는 공공 지식인 퇴조라는 주장이 머잖아 반증되리란 걸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털어놓는다. 지식인은 사라지지 않았고 그 구성이 어딘가 바뀌었을 뿐. 흑인 공공 지식인의 부상도 눈여겨볼 만한 큰 변화였다고 한다. 《마지막 지식인》은 한탄이라기보다는 지식인을 향한 대중적 언어를 되찾고 공공의 삶에서 자신을 재천명하라는 호소에 가깝다는 저자의 말을 끝으로 책을 덮으며, 우리나라의 지식인들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지 문득 궁금해졌다. 우리의 지식인들은 그들만의 리그에서 활동하고 있을까? 아니면 바람직한 공공 지식인으로서 지성의 별로 활동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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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잘하고 싶어서, 더 잘 살고 싶어서 -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매일의 문장들
양경민(글토크) 지음 / 빅피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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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더 잘하고 싶어서, 더 잘 살고 싶어서

지은이: 양경민 (글토크)

펴낸 곳: 빅피시

 

 

 

뜻밖의 비보로 참 힘든 나날을 보내는 요즘. 평소와 다름없이 하루를 살아내려 노력하지만, 울컥 눈물이 나고 하염없이 무너지는 순간이 있다. 나의 노력과 변화로는 어찌할 수 없는 버거운 현실 앞에 덧없는 후회와 안타까움이 내 마음을 한없이 괴롭게 한다. 차리리 혼자만의 문제라면 좋았을 것을, 너도 나도 눈물샘을 터트리는 이 힘겨운 순간이 무사히 지나가길 바라면서도, 이별의 순간이 다가올까 두려워 차라리 고통 속에 허덕이더라도 흘러가는 시간을 어떻게든 붙잡고 싶다. 다가올 상실 앞에 휘청이는 내게 따스한 위로와 따끔한 일침 그리고 단단한 마음을 건넨 책 《더 잘하고 싶어서, 더 잘 살고 싶어서》. 유튜브 글토크 채널을 운영하는 양경민 씨가 자신을 비롯한 모두에게 전한 진심 가득한 응원. 이 책 덕분에 큰 위안을 얻었다.

 

 

 

당신은 아직 살아 있다.

 

 

수없이 실수하고 좌절하며, 혹독한 풍랑에 난파선처럼 너덜너덜해졌다면 잠시 숨을 고르자. 어두운 마음의 우물에 자신을 가두지 말고, 오늘을 잘 살아낸 자신을 응원하고 토닥이자. '당신은 아직 살아 있다. 아직 수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고 수많은 기적 또한 있을 것이다.' 지나간 것에 걱정을 품는 순간 현재의 행복은 순식간에 지나쳐간다. 어찌 됐건 우리는 지금을 살아가고 있으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자신을 믿어라. 세상에 오롯이 혼자 남겨진 기분, 끝없는 외로움과 무겁고 괴로운 감정에 시달리고 있다면 나와 같은 사람들이 무수히 많음을 기억하자. 우리 모두 고통스럽고 힘든 순간을 겪는다. 하지만 그 순간을 어떻게 이겨낼지는 자신의 마음에 달렸다. 당신은 분명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고, 세상에서 더없이 귀한 존재이며, 누구 못지않게 잘 해낼 수 있다.

 

 

 

 


 

 

 

누군가에게 꼭 듣고 싶었던 위로와 응원이 담긴 따스한 책!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하고 괴로운 순간,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야만 할 때, 나라는 존재의 가치에 의문이 생기는 찰나, 자존감이 한없이 바닥을 칠 때, 그만두고 싶은 순간... 늘 힘들고 괴로운 인생이라 느껴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 시점에 내가 느낀 감정의 원인은 제각각이다. 그리도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면, 재밌고 즐거운 순간을 너무 당연하게 지나쳐버리고 과거와 미래의 걱정에 매어 있었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처럼 정신 차려야 하는 순간엔 따끔한 충고를, 한없이 외롭고 자존감이 떨어지는 날에는 따스한 위로를, 다 포기하고 싶어질 때는 뜨거운 응원을 전하는 소중한 친구 같은 책 《더 잘하고 싶어서, 더 잘 살고 싶어서》. 간절한 순간, 우리가 찾던 단단한 한 마디가 바로 이 책에 담겨 있다. 최고의 위로책이자 힐링책으로 손꼽으며,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이 책을 읽으며 잔잔하게 마음을 다독이니, 슬그머니 내일을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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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날게 하소서 - 이어령의 서원시
이어령 지음 / 성안당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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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다시 한번 날게 하소서

글쓴이: 이어령

펴낸 곳: 성안당

 

 

지난 2월 큰 별이 떨어졌다. 초대 문화부 장관, 대한민국 문학 평론가, 저술가, 언론인, 교수직을 겸한 국어 국문학자. 삶의 매 순간 깨인 생각과 미래를 내다보는 눈으로 우리나라의 고급 문화 창조에 엄청난 기여를 하신 이어령 선생님. 소천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잠시 멍하니 시간이 멈춰버린 듯했다. 왜 진작 그분의 말씀에 더 귀 기울이지 못했는지, 무지했던 자신을 원망하며 이어령 선생님이 남기신 책을 차근차근 읽어보려고 다짐. 이번에 만난 성안당 출판사의 《다시 한번 날게 하소서》는 고 이어령 선생님의 마지막 서원을 기록한 책으로 <생각의 생각>이란 제목을 달고 오래도록 묵혀 두었던 원고와 함께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귀한 작품이다. 2022년 새해를 맞아 온 국민이 하늘로 훨훨 날아오르길 바란 이어령 선생님의 간절한 염원과 함께 끝없이 솟아나는 생각의 샘에서 퍼 올린 특별한 이념이 이 책에 켜켜이 담겨 있다.

 

 

 

고정관념은 상상력의 적, 사고의 자유를 꾀하라!

 

 

국민학교 3학년 시절,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며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는 이어령 선생님은 최종 학력이 대학원이지만, 실질적으로 학교에서 공부한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고정관념과 틀에 박힌 생각을 찍어내는 학교는 생사람을 잡는 곳'. 학교 책상에 앉아 있어야 할 시간에 하늘을 보고 바람을 맞고 꽃을 즐기고 날아가는 새를 보며 계속 책을 읽은 소년은 훗날 대한민국 문화의 큰 기둥이 되었다. 계속 자라는 아이들 물건일수록 버릴 것이 많다. 우리도 아이처럼 매일 자란다. 하여 쓸모없어진 상식과 지식은 버려야 한다. 우리를 괴롭히던 고정관념, 집념 그리고 원한까지도. 어른의 신발을 몰래 신은 것처럼 크고 헐렁한 미키 마우스의 신발. 그 공백엔 미래를 만드는 꿈과 창조적인 사고가 담겨 있다. 한 치의 틈도 없이 딱 들어맞는 신데렐라의 유리구두에서 미키마우스의 신발로 바꾸는 게 21세기 우리의 생각 바꾸기다. 한국의 전통 물건과 음식 등을 주제로 펼친 이어령 선생님의 특별한 생각은 독특한 가락을 지닌 민요처럼, 신명 나게 가슴 속으로 파고든다. 병풍의 공간은 하나이면서 전체. 우리의 육신과 영혼을 허공으로 자유롭게 날게 하는 멍석. 한국의 음식 맛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생성하는 것'.

 

 

 

 


 

 

 

 

뒤집어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모든 삶에는 거꾸로 된 거울 뒤 같은 세상이 있다.

불행이 행이 되고, 행이 불행이 되는 새옹지마의 변화가 있다.

우물 속같이 절망의 극한 속에서 불행을 이용하여 행운으로 바꾸는

놀라운 역전의 기회가 있다.

《다시 한번 날게 하소서》 p56

 

 

 

시대의 지성이 남긴 마지막 서원과 열세 가지 통찰의 지혜!

 

 

통찰력과 지혜라는 단어가 더없이 잘 어울리는 글이었다. 마치 이 글에 관한 감상을 표현하기 위해 두 단어가 탄생했다고 느껴질 만큼 이 책과 함께한 매 순간이 놀라웠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이란 표현이 있지만, 그저 근심 걱정과 잡생각에 한한 표현이라 여겼다. 하지만 이어령 선생님의 생각은 통통 튀는 앵두알처럼 어디든 자유롭게 노니며 그 꼭지를 놓지 않는다. 사회적 위치와 학식을 고려하면, 자칫 잔소리처럼 느껴지는 고리타분한 훈계로 이어질 수도 있건만, 이어령 선생님의 글에는 어떤 강압도, 짜증 섞인 훈계도 존재하지 않는다. 창의력이란 무기로 훨훨 날아 펼치는 자유로운 사고. 일상의 다양한 소재를 전혀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접근하며 풀어낸 글을 읽으며, '이렇게도 접근할 수 있구나' 경탄의 연속이었다. 역시 언어의 연금술사! 대한민국 문화사에 큰 획을 남긴 이어령 선생님의 특별한 시선과 값진 지혜를 음미한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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