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미술관 - 아름답고 서늘한 명화 속 미스터리 기묘한 미술관
진병관 지음 / 빅피시 / 2021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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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묘한 미술관

지은이: 진병관

펴낸 곳: 빅피시

 

 

 

매달 3~4권의 미술 관련 책을 꼭 챙겨 읽는다. 미술에 관한 대중의 관심이 예전과 사뭇 달라서인지, 독특하고 신선한 미술 신간들이 쏟아져서 더없이 행복한 요즘! 가급적 출간되자마자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미처 만나지 못한 책은 리스트를 따로 작성하여 늘 마음에 품고 있다. 오늘은 처음 본 순간부터 콕 찍어 마음속에 저장해두었던 보석 같은 책을 드디어 만났다. 빅피시 출판사의 《기묘한 미술관》! 서프라이즈한 기담과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미술 덕후인 내게 이보다 더 매력적인 책이 있을까? 벚꽃 같은 분홍빛 띠지에 적힌 '소설보다 재미있다'는 문구는 정말 사실임을 말씀드린다. 프랑스 공인 문화해설사 진병관님이 전하는 독보적인 명화 스토리텔링! 첫 장을 여는 순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명화의 세계로 한없이 빠져들었다.

 

 

 


 

 

 

작품 속 숨겨진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특별한 명화 여행

 

 

 

이 책 《기묘한 미술관》에 실린 모든 작품에는 숨겨진 미스터리가 있다. 작가는 작품의 이해를 돕고자 미술사, 작품의 사조와 화풍, 기법 등도 소개하지만 화가가 어떤 생각으로 자신의 우주를 표현했을지에 더 중점을 두고 관람하라고 권한다. '취향, 지식, 아름다움, 죽음, 비밀'이란 주제로 마련된 총 5개의 방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20년 넘게 세무원으로 일하다가 50세가 다 되어 전업 화가의 길에 들어선 루소. 그는 고향 라발의 시장에게 <잠자는 집시>를 1,800프랑에 구매하라고 권했다. 그 금액은 당시 이름 있는 예술가들의 1년 치 생활비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고 한다. 물론 시에서는 그 요청을 무시했다. 온 세상이 주목하며 천문학적인 가치를 자랑하게 될 그 작품을 못 알아보다니. 역시 인생은 안목과 타이밍이다. 악플 덕분에 유명해진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 페르메이르의 가족과 히틀러가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회화의 기술, 알레고리>, 세기의 미술품 도난 사건으로 가장 비싼 그림이 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숨겨진 단서를 조합하며 한 편의 추리극이 펼쳐지는 아뇰로 브론치노의 <비너스와 큐피드의 알레고리>, 지성의 결정체인 백과사전을 만든 장본인 퐁파두르 후작 부인, 고흐의 미스터리한 죽음과 생전에 팔린 단 하나의 작품. 명화를 주제로 한 고급스러운 '서프라이즈'의 향연! 어느 하나 빠짐없이 재밌고 흥미롭다.

 

 

 

 


 

 

 

가장 가슴 아팠던 작품은 라비니아 폰타나의 <안토니에타 곤살부스의 초상화>. 볼로냐의 손꼽히는 초상화가였던 폰타나는 한 귀족 집에 있는 소녀의 초상화를 의뢰받았다. 얼굴이 온통 털로 덮여 마치 늑대 인간 같았던 소녀는 자세히 살펴보니 오히려 작은 고양에 가까웠다. 완성된 초상화. 소녀의 작은 손에 들린 작은 종이엔 소녀와 소녀의 가족 이야기가 적혀 있다.

 

 

'카나리아 제도에서 발견된 야만인 돈 피에트로는 프랑스의 앙리 2세 폐하에게 선물로 바쳐졌고, 폐하께서 파르마 공작에게 하사했다. 나 안토니에타는 파르마 공작이 계시는 곳에서 왔으며 존경하는 세비녜 후작 부인 이자벨라 팔라비치나의 거처와 아주 가까이 살고 있다.'

 

 

소녀는 스스로를 하사된 선물이라 말한다. 선천성 다모증으로 외모가 다를 뿐이건만, 소녀는 귀족의 애완동물, 구경거리이자 액세서리로 살아야 했다. 아무리 아끼고 잘 챙겨준다 한들,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존중과 인정도 받지 못한 이 어처구니없고 가슴 아픈 상황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안타까운 마음에 소녀에게서 한참 눈을 뗄 수 없었다.

 

 

 


 

 

 

오래도록 사랑받을 명화 이야기!

 

 

 

《기묘한 미술관》은 2021년 9월에 출간된 책이다. 출간 후 7개월이 지나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는 살짝 주춤한 상태지만, 이 책의 가치는 분명 빛을 발하리라 믿는다. 강렬했던 첫 끌림은 역시나였다. 유명 화가들의 작품에 담긴 미스터리는 더없이 매혹적이었고,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조차 더 재밌고 새롭게 다가왔다. 사람의 지문처럼, 글에도 지울 수 없는 작가만의 고유한 흔적이 남는다. 화가의 일생과 작품에 담긴 인물을 향한 진병관 작가의 문장엔 따스한 인간미와 진심 어린 애정이 스며 있다. 덕분에 읽는 내내 편안했고, 오래도록 기억할 소중한 시간을 선물 받았다. 아름답고 서늘한 명화 속 미스터리. 미술을 좋아한다면, 혹은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야 할 책 《기묘한 미술관》! 사심 가득 담아 추천, 또 추천합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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