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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비밀 - 오늘의 꿈을 내일의 성공으로 이끄는
마크 피셔 지음, 신윤경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고3 시절 우리 반에서 항상 2등을 하던 친구의 책상에 써진 좌우명은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였다. 언제나 멋져 보이고 좋아 보이는 건 한 번씩 따라 해보는 나는 그 말을 듣고 간절히 원하고 또 바래어보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해의 물 수능에 대한 최고의 피해자 중 한 사람이 바로 나였다. 헌데 참 이상하다. 열여덟 어린 마음에 나는 분명 내가 최선을 다했노라고 단지 운이 안 좋았고 어쩌면 나의 한계는 여기까지였을 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채찍질했다. 그땐 정말 그게 다라고 생각했다. 헌데 10여년 가까이 지나 조금은 늙어버린 내가 그 시절을 되돌아보자면 참으로 웃음도 나고 한심함에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그때의 나는 분명 내가 원하는 만큼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물론 바라고 원하는 것들을 생각하며 그에 대한 노력을 하기는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노력이 충분치 않아 소망이 반 정도만 이루어진 것이다. 아름답지만 피처럼 붉은 장미가 그려진 책 <장미의 비밀>은 어린 날의 나의 실수를 그리고 지금도 내가 끊임없이 저지르고 있는 현실의 실수들을 또 한 번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주인공인 피셔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어째서인지 좀처럼 사랑을 받지 못하고 설상가상으로 런던과의 출판계약도 파기되고 친한 친구는 심장마비로 자신의 곁을 떠나버린다. 이제 인상의 내리막에 도달했다고 생각한 순간 자신의 성공적인 데뷔작의 주인공이었던 백만장자에게서 한 통의 이메일을 받게 된다. 매우 중요한 임무를 맡길 터이니 로마에서 만나자란 내용. 피셔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백만장자를 만나기 위한 길에 떠난다. 그 무대가 로마이다 보니 얼마 전 너무나 재밌게 보았던 영화 <천사와 악마>가 계속 떠올랐다. 그도 그럴 것이 피셔는 영화처럼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었다. 바티칸에 숨어있는 비밀. 마지막 교황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그 비밀을 중심으로 쫓고 쫓기는 관계 속에 놓인 것이다. 처음 흥미진진하게 흘러가던 이 팽팽한 긴장감은 생각보다 너무나 허무하게 마무리되긴 했지만 책을 읽는 동안 충분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작가는 책 속에서 5가지 장미의 비밀을 털어 놓는데 그 중 첫 번째 비밀에 가장 큰 비중을 둔 것 같다.
<발현의 법칙> - 마음 속 소망을 현실로 이루어내는 과정. 간절히 원하고 그에 맞춰 자신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면 결국 원하는 바를 이룬다. 인내와 믿음으로 기다리고 또 기다려라!
<잘못된 믿음과 자기모순에서 벗어나라.> - 습관과 자기 합리화 등의 장애물을 넘어 내면에 잠들어 있는 하나님을 깨우자! 우리 모두가 하나님이다.
<마음 속 악마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 누구나 악을 품고 있지만 우리는 선한 마음과 긍정적인 사고로 그 악을 이겨낼 수 있다.
<죽음은 새로운 시작이다.> - 인간의 고귀한 영혼이 죽음과 함께 끝난다고 생각지마라. 죽음은 새로운 시작이요, 영원한 안식의 첫걸음이다.
<매 순간이 행복해 질 수 있는 기회이다.> - 과거도 내일도 바라보지 말고 지금 이 순간 믿고 실행해라.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다섯 가지 법칙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이렇다. 중요한 진리 하나하나가 재미난 이야기 속에 녹아들어 즐거운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그럼 내 인생에서 이 진리들이 얼마나 영향을 미쳤나 좀 더 살펴보자. 우선 발현의 법칙은 이미 서두에 이야기했고 자기모순 역시 그에 포함된 내용인 것 같다. 마음속의 악마는 바로 내 자신일 테니 정말이지 두려운 존재이다. 사실 요즘 자꾸만 고약해져가는 성격 탓에 예쁜 마음을 갖고 좋은 것, 좋은 점만 보고 살자고 다짐했었다. 얼마 전 읽은 책 <잘 살고 잘 죽는 법>에서도 죽음은 새로운 시작이니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었다. 죽는 순간 행복하게 미소 짓고 떠날 수 있을지 아직 자신은 없지만 고통 없는 영생의 삶이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살아생전엔 내 삶에 그리고 죽어서는 또 다시 찾아올 새로운 삶에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해본다. <Today is a gift>- 오늘은 선물이다. 지금 내가 자판을 두드리며 숨 쉬고 생각하는 이 순간에도 황금 같은 시간을 흘러가고 있다. 1분 1초를 헛되이 보내지 말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하는 오늘은 바로 선물이다.
다섯 가지 비밀들을 하나씩 요목조목 따져보니 내가 이미 알고 있으면서 실천하지 못했던 부분들이었다. 아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내가 그것을 실천하고 내 것으로 만들고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지. 언제나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그리고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 건지 고민하고 걱정하기 일쑤였던 내 삶에 이제는 좀 더 긍정적이고 밝은 빛을 비춰주고 싶다. 그리고 일생에 단 한 번의 도박이라 생각하고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발현의 법칙을 실현시켜보고 싶다. 종이에 소망을 적어두고 그것을 매일 바라보면 이루어진다는데 당장 오늘부터 시작해볼 생각이다. 욕심이 많아서 적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지만 하나씩 하나씩 꼭 이뤄가야지!! 짧지만 강렬했던 이야기. 우리가 이미 알고 있지만 자기합리화와 나약함으로 지나쳐야했던 진실들. 못되고 나약한 내 모습과 대면해야했던 조금은 힘들었던 시간.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은 왜일까? 나는 나를 한 번 더 믿어 볼 생각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좀 더 나은 삶. 그리고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나는 달려갈 수 있다. 언젠가 뒤돌아보며 환하게 웃을 수 있는 내가 되기를. 그리고 내게 귀 기울이는 인생의 후배들에게 따스한 손길을 건넬 수 있는 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래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