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리, 행복은 숨바꼭질을 좋아해 둘리 에세이 (톡)
아기공룡 둘리 원작 / 톡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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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제목: 둘리, 행복은 숨바꼭질을 좋아해

원작자: 김수정

엮은이: 김미조

펴낸 곳: 톡 / 도서출판 열림원

 

♬ 요리 보고 저리 봐도 ♪음음♪ 알 수 없는 둘리, 둘리~

빙하타고 ?내려와 ♪음음♪ 친구를 만났지만~

일억 년 전 ?옛날이~ 너무나 그리워 ♩♪
보고픈 엄마 찾아, 모두 함께 떠나자, 하하~하하

외로운 둘리는 귀여운 꼬마 공룡

호이 호이 둘리는 초능력 내 친구?♬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잊을 수 없는 그 노래!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많이도 따라 불렀던 추억의 주제곡, 둘리! 그 시절 눈높이가 똑같았던 우리는 세월이 흐름에 따라 차츰 다른 곳을 보게 되었고 그렇게 서서히 서로를 잊어갔다. 그런데 2019년을 앞둔 어느 추운 겨울날, 우리 집 문을 똑똑 두드리며 나를 찾아온 녀석. 발까지 동동 구르며 반가워 얼싸안고 보니 둘리에게만 세월이 비껴갔나? 하나도 안 늙었다. 둘리야, 너는 정말 그대로구나. 그래, 너라도 변치 말렴. 언제나처럼 핑크빛 혓바닥을 쏙 내밀고 찾아온 귀여운 내 공룡 친구. 근데 어쩐 일이야? 이 녀석, 책도 냈구먼! 『둘리, 행복은 숨바꼭질을 좋아해』라는 책으로 정말 오랜만에 다시 만난 둘리는 옛 모습 그대로지만 그새 철이 들었는지 내 인생을 활기차게 해줄 긍정 에너지를 잔뜩 풀어놓았다. 둘리는 나에게 어떤 말을 했을까?

 

 

 

 

 불만 있는 듯 뾰로통한 얼굴마저 귀여운 둘리 녀석, 정말 철이 제대로 들었는지 날 붙잡고 한참 얘기한다. 현재의 자신에게 집중하고 스트레스받지 않도록 신경 써라. 남이 진심 하나 없이 내뱉는 비난은 가뿐히 무시하고 잊어버려라. 마음에 담아봤자 나만 괴롭다. 세상의 중심은 '나'라는 생각으로 흔들리지 말고 소신껏 나아가고 마음먹으면 무엇이든 가능하니 절대 포기하지 말 것! (포기가 뭔가요? 그건 배추 셀 때 쓰는 말 아닌가요? 후훗) 목표를 세워 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그렇게 한 달을 채우고 1년을 채우며 시간을 소중하게 쓰고 혹시 노력해도 안 되거나 너무 속상한 일이 있다면 시간이 약이라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열심히 살았으니 잠시 쉬어도 좋고 가끔은 자신에게 선물을 해주란다. 한 마디로 '나'라는 존재를 귀하게 여기며 아끼고 사랑하라는 말이다.

 

 

 

 

 

 

 

 사실 이 책을 읽다가 둘리와 이 글이 '대체 무슨 상관이지?' 싶은 순간도 종종 있었지만 짧은 응원의 메시지가 전하는 무한 긍정 에너지와 어린 시절 추억을 소환하는 둘리 일행의 귀여운 모습 덕분에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깊은 깨달음이나 인생 철학을 알려준다기보다는 우리가 알면서도 놓치고 있었던 소중한 사실을 일깨워주고 한 권 꿀꺽꿀꺽 들이키고서 '한 게임 더?'라고 외칠 힘을 북돋워 준다. 한마디로 박카스 같은 책! 그나저나 어릴 때는 나쁜 사람인 줄 알았지만, 철 들고 나서 보니 성인군자였던 고길동 아저씨는 어찌 지내시는지 문득 궁금하구나. 어쩐지 지치고 힘든 날, 가볍고 재밌는 책을 읽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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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앨리스가 오늘의 앨리스에게 - 여전히 보이지 않지만 아직도 찾아 헤매는 삶의 소중한 것들!
루이스 캐럴 지음, 존 테니얼 그림, 로렌 라번 글 / 북앤펀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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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제의 앨리스가 오늘의 앨리스에게

지은이: 루이스 캐럴, 로렌 라번

그림: 존 테니얼

펴낸 곳: 북앤펀 / 도서출판 아이맘

 

 

 소녀들의 영원한 친구, 앨리스! 디즈니에서 만든 애니메이션도 유명하지만, 원작 소설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는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읽어봤을 명작으로 손꼽힌다. 아담한 푸른 정원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폴짝 튀어나왔다가 회중시계를 확인하고는 굴속으로 쏙 사라지는 토끼와 그 뒤를 열심히 쫓는 앨리스가 그려지곤 하는데, 처음 만났던 모습 그대로 내 마음속에 언제까지나 천방지축 꼬마 아가씨로 남아 있는 앨리스. 그런데 이 앨리스 이야기가 탄생한 지 150년이 지났다니!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그 오랜 세월 늙지도 않고 내 곁을 지켜준 앨리스가 사실은 고조할머니의 고조할머니뻘이라니 이젠 노인 우대라도 해드려야 하나 싶다. 150년이라는 뜻깊은 시간을 그냥 넘기기 아쉬웠는지 오리지널 삽화와 글로 앨리스가 전하는 인생 조언을 엮어 출간한 책, 『어제의 앨리스가 오늘의 앨리스에게』, 이 책은 한때 소녀였던 우리에게 앨리스가 보내는 진심 가득한 응원의 메시지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명언!

앨리스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내 기분은 내가 정해.

오늘 나는 행복으로 할래!"


 하하, 이런 당돌한 녀석을 보았나. 도대체 이 근거 없는 자신감은 무엇?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 기분은 내가 정할 수 있다는 말에 가슴이 콕콕 쑤신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앨리스들은 남의 눈치를 살피거나 자의가 아닌 타의로 좋은 기분을 도둑맞고 있지는 않은지! 사람의 주체가 나라는 건 물론이고 그날의 기분을 정하는 것도 내 몫이라는 날카로운 지적! 잊고 살았던 그 당연함을 이제 꼬마 앨리스처럼 당당하게 외쳐봐야겠다. '내 기분은 내가 정한다. 난 오늘 행복할 거다!'

 

 150년 전 어쩌다 여자로 태어나 어떤 도덕적 교훈도 강요하지 않고 순수한 재미만을 추구한 앨리스는 때 묻지 않은 순수함과 타고난 용기로 빚은 주옥같은 명언으로 이 시대의 여러 앨리스에게 쓴 잔소리와 격려를 전한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 움츠리지 말고 소신껏 발언하며 문제 해결은 현실적으로 해야 한다는 점과 일단 뭐든 부딪쳐보라는 등등 오늘을 살아가는 앨리스에게 아낌없이 건네는 충고는 행복했던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고 내일을 살아갈, 소중한 하루하루를 잘 꾸려낼 용기와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다. 150년 동안 사랑해준 고마움을 전하고자, 그 긴 세월을 지나 새로운 한 권의 책으로 돌아온 앨리스가 더없이 반갑고 유쾌했던 시간. 앨리스가 전하는 인생 철학이 궁금하신 분께 『어제의 앨리스가 오늘의 앨리스에게』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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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중독자의 여행 - 형과 함께한 특별한 길
니콜라스 스파크스 지음, 이리나 옮김 / 마음산책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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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일중독자의 여행

글쓴이: 니컬러스 스파크스

옮긴이: 이리나

펴낸 곳: 마음산책


 『일중독자의 여행』, 제목을 읽자마자 어쩐지 마음이 짠했다. 어떤 내용인지 사전 정보를 접해 대충 알고는 있었지만 '일중독자'라는 네 글자가 남의 얘기가 아니라 자꾸 나를 지목하는 것만 같아 어디론가 피하고 싶었다. 그렇게 일만 하다가 죽는다는 소리까지 들었던 나 역시 워커홀릭이기에 한편으로는 동지애를, 한편으로는 묘한 거부감을 느끼며 책을 집어 들었다. 베스트셀러 작가 니컬러스 스파크스의 여행기,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자서전 혹은 회고록이랄까? 니컬러스 스파크스가 누구던가! <노트북>, <워크 투 리멤버>, <디어 존>, <라스트 송> 등등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는 영화다 싶으면 원작이 전부 니컬러스 소설이었다. 오랜 시간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였기에 무슨 고민이 있겠나 싶었지만, 결국 사람 일은 모르는 법이니 무슨 얘기인지 들어나 보자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던 듯하다. 그런데... 난 이 책을 읽으며 생각지도 않게 참 많이 울컥했다.


 에너지 넘치는 다섯 아이를 키우며 글을 쓰고 집안일도 하는 작가는 누가 봐도 확실한 '일중독자'다. 사실 그 정도 재력과 인기면 편하게 놀고먹으며 가끔 타자나 두드리지 않을까 상상했지만 현실은 역시 달랐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날아든 한 평범한 우편물. '하늘 숭배자가 사는 땅으로의 여행'이란 광고지. 평소 같으면 쓰레기통으로 직행했을 그 전단이 작가의 마음에 찌르르 불꽃을 피운 순간, 이 모든 이야기가 시작된다. 형과 3주간 세계여행을 다녀오겠노라 아내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 작가. 나 같았으면 제정신이냐며 바가지를 긁고 혼내줬을 텐데 작가의 아내는 선뜻 잘 다녀오라면 남편을 보내준다. 이런 성인군자를 보았나. 그러니 이 책의 절반은 작가 아내의 공이다! 멋진 관광지를 누비며 꽉 찬 머리를 비우고 재충전해서 돌아오려고 그러나 싶었던 이 찜찜한 여행. 툴툴거리며 따라나선 그 여행은 조금씩 작가의 어린 시절로 그리고 이제는 곁에 없는 가족 이야기로 흘러갔다.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한 어머니, 병으로 쓰러진 사랑하는 여동생, 반쪽을 잃고 무너진 아버지 그리고 아픈 손가락인 둘째 아들까지... 실타래 풀어지듯 하나씩 드러나는 얘기에 자꾸만 가슴이 먹먹하고 평범해서 지겹다고 느끼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게 됐던 순간이었다. 왜 그렇게 일에 미쳐 살아야 했는지, 작가가 마음껏 위로하고 토닥여주지 못했던 그 시절의 자신을 힘겹게 끌어안으며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참지 못하고 그만 울어버렸다. 바보 같은 나를 한 없이 탓하면서 그렇게 펑펑...


 형과의 대화를 통해 기억을 꺼내고 추억하며 되돌아보는 작가에게 형은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 모두 떠났지만, 아직 서로가 있기에 이 여행은 더욱 뜻깊은 여행이었을 것이다. 너무 늦어버리기 전에 함께 머리를 맞댄 이 소중한 순간이 오늘도 내일도 작가를 살아가게 해줄 테니까. 그런데...모든 여정을 끝내고 한껏 후련하고 따스해진 마음으로 '옮긴이의 말'을 읽다가... 충격! 굳건한 줄 알았던 니컬러스의 가정이 무너졌다는 이야기. 아내와 이혼을 했다고... 책에서 느낀 감동과 여운만을 담고 서평을 끝낼까 하다가 굳이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어쩌면 이것이 진짜 인생이 아닐까 싶어서다. 3주간의 여행을 통해 많이 단단해졌을 작가가 이 책이 출간됐던 2004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어떤 우여곡절을 겪었을지 우리는 모른다. 인생은 절대 원하는 대로 살아지지 않는단 걸 알기에 그때도 지금도 이건 오롯이 작가의 인생이란 걸 인정하고 받아주는 아량을 보여주는 건 어떨까? 가슴 벅찬 사랑 이야기로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었던 작가가 이젠 다른 상황이 됐다고 해서 우리에게 달라질 건 없지 않을지. 배신감, 실망 다 이해하지만 우리의 내일도 어떤 일이 펼쳐질지 알 수 없으니 서로 좀 더 보듬어 주기를... 역자님의 후기 덕분에 책을 두 번 읽은 기분! 오랜 세월이 흘러 어쩌면 한국에서 만나지 못했을 이 작품을 운명이라 믿고 정성 가득 담긴 멋진 문장으로 옮겨주신 역자님께 감사를 표하고 싶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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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가게
너대니얼 호손 외 지음, 최주언 옮김 / 몽실북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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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술가게

 지은이: 허버트 조지 웰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나다니엘 호손, 로드 던세이니

 옮긴이: 최주언

 펴낸 곳: 몽실북스

 

 

 크리스마스, 연말, 새해. 너희는 종합 선물 세트니? 줄줄이 사탕처럼 이어지는 휴일을 맞아, 더 정확히는 1살 더 먹는 애처로운(?) 나를 위해 뭔가 특별한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 무엇이 좋을까 곰곰이 생각해보았지만, 고민해봤자 무엇하리오.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책벌레는 책을 읽어야지! 그렇다면 무슨 책을 읽을 것인가! 이번에는 정말이지 특별한 책을 읽고 싶었다. 그렇기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며 책을 좋아하는 이웃님과 북카페 회원님들께 여쭤보며 목록을 작성하고,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책을 선정! 원래는 나에게 직접 선물할 계획이었지만, 마음으로 늘 존경하는 분께 우연히 선물 받게 되어 더 뜻깊었던 책인 몽실북스의 『마술가게』. 잠시 절판되어 구하기 힘들었는데 재쇄 물량이 풀렸다고 한다. 어떤 마법 같은 이야기가 펼쳐질까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책에 들어선 순간, 그 샛노랗고 따스한 파스텔 세상으로 하염없이 빠져들었다.

 

  『마술가게』는 <목소리 섬>, <마술가게>, <초록문>, <눈먼 자들의 나라>, <얀 강가의 한가한 나날>, <페더탑> 이렇게 여섯 개의 단편으로 이뤄져 있다. 꼭 가보고 싶은 꿈의 섬, 하와이에서 펼쳐지는 주술사의 연금술과 식인 부족을 상대한 한 게으른 남자가 구사일생한 모험담. 해리포터의 9와 3/4 승강장처럼 선택받은 사람에게만 눈에 띄는 마술가게에서 벌어지는 신비로운 마술쇼, 초록문 너머에 있는 환상의 정원에 다녀왔다는 남자의 이야기, 눈먼 자들에 둘러싸인 눈이 보이는 사람, 한가롭고 평화롭게 신을 믿으며 욕심 없이 지내는 뱃사람들의 사연, 마녀 덕분에 생명을 얻은 허수아비 이야기까지. 대체 이런 상상력은 어디서 솟아나는지 궁금할 정도로 신비롭고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꿈인 듯 현실인 듯 구분할 수 없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동심의 세계에 흠뻑 빠져들게 하는 매력적인 책, 『마술가게』. 내일모레면 앞자리가 또 바뀔 안타까운 현실도 잊은 채, 난 그렇게 아무 걱정 없이 행복했던 어린아이로 돌아가 한참을 뛰놀고 뒹굴며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모든 이가 함께 읽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어른이' 동화를 펴냈다는 출판사 대표님의 말처럼, 하나하나 반짝이는 여섯 개의 단편은 성별과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소중한 추억을 선사할 마법 같은 힘을 지닌 이야기다. 고단한 세상살이에 지쳐 겹겹이 쌓인 상처와 딱지로 동심을 꼭꼭 숨겼던 내게 거짓말처럼 다가와 따스한 손을 내밀어준 『마술가게』. 책과 맞잡은 두 손에서 전해지는 따스한 온기에 고슴도치처럼 뾰족했던 가시와 굳은 살이 녹아내려 내 마음은 지금 몽실몽실. 이 기분 좋은 느낌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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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가게
너대니얼 호손 외 지음, 최주언 옮김 / 몽실북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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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술가게

 지은이: 허버트 조지 웰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나다니엘 호손, 로드 던세이니

 옮긴이: 최주언

 펴낸 곳: 몽실북스

 

 

 크리스마스, 연말, 새해. 너희는 종합 선물 세트니? 줄줄이 사탕처럼 이어지는 휴일을 맞아, 더 정확히는 1살 더 먹는 애처로운(?) 나를 위해 뭔가 특별한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 무엇이 좋을까 곰곰이 생각해보았지만, 고민해봤자 무엇하리오.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책벌레는 책을 읽어야지! 그렇다면 무슨 책을 읽을 것인가! 이번에는 정말이지 특별한 책을 읽고 싶었다. 그렇기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며 책을 좋아하는 이웃님과 북카페 회원님들께 여쭤보며 목록을 작성하고,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책을 선정! 원래는 나에게 직접 선물할 계획이었지만, 마음으로 늘 존경하는 분께 우연히 선물 받게 되어 더 뜻깊었던 책인 몽실북스의 『마술가게』. 잠시 절판되어 구하기 힘들었는데 재쇄 물량이 풀렸다고 한다. 어떤 마법 같은 이야기가 펼쳐질까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책에 들어선 순간, 그 샛노랗고 따스한 파스텔 세상으로 하염없이 빠져들었다.

 

  『마술가게』는 <목소리 섬>, <마술가게>, <초록문>, <눈먼 자들의 나라>, <얀 강가의 한가한 나날>, <페더탑> 이렇게 여섯 개의 단편으로 이뤄져 있다. 꼭 가보고 싶은 꿈의 섬, 하와이에서 펼쳐지는 주술사의 연금술과 식인 부족을 상대한 한 게으른 남자가 구사일생한 모험담. 해리포터의 9와 3/4 승강장처럼 선택받은 사람에게만 눈에 띄는 마술가게에서 벌어지는 신비로운 마술쇼, 초록문 너머에 있는 환상의 정원에 다녀왔다는 남자의 이야기, 눈먼 자들에 둘러싸인 눈이 보이는 사람, 한가롭고 평화롭게 신을 믿으며 욕심 없이 지내는 뱃사람들의 사연, 마녀 덕분에 생명을 얻은 허수아비 이야기까지. 대체 이런 상상력은 어디서 솟아나는지 궁금할 정도로 신비롭고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꿈인 듯 현실인 듯 구분할 수 없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동심의 세계에 흠뻑 빠져들게 하는 매력적인 책, 『마술가게』. 내일모레면 앞자리가 또 바뀔 안타까운 현실도 잊은 채, 난 그렇게 아무 걱정 없이 행복했던 어린아이로 돌아가 한참을 뛰놀고 뒹굴며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모든 이가 함께 읽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어른이' 동화를 펴냈다는 출판사 대표님의 말처럼, 하나하나 반짝이는 여섯 개의 단편은 성별과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소중한 추억을 선사할 마법 같은 힘을 지닌 이야기다. 고단한 세상살이에 지쳐 겹겹이 쌓인 상처와 딱지로 동심을 꼭꼭 숨겼던 내게 거짓말처럼 다가와 따스한 손을 내밀어준 『마술가게』. 책과 맞잡은 두 손에서 전해지는 따스한 온기에 고슴도치처럼 뾰족했던 가시와 굳은 살이 녹아내려 내 마음은 지금 몽실몽실. 이 기분 좋은 느낌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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