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국사 - 읽는 것만으로 역사의 흐름이 머릿속에 들어온다
김재원 지음 / 빅피시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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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국사

지은이: 김재원

펴낸 곳: 빅피시

 

 

그리스·로마에 신화와 역사를 노래하며 널리 전파한 음유시인이 있었다면, 우리에겐 탁월한 이야기꾼인 역사 선생님들이 있다. 재밌는 입담과 생생한 묘사력으로 몰입을 이끄는 선생님들 덕분에, 역사에 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는 듯! 실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역사는 수능 시험과 함께 정말 우리의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리는 과목이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역사를 알아야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이젠 역사의 가치와 소중함을 다들 실감하며 관심을 쏟는 상황. 한 시대나 인물에 집중하여 역사를 깊이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전반적인 역사의 흐름을 정리하며 틀을 잡아야 역사 지식을 더 탄탄히 쌓을 수 있다. 김재원 선생님의 신간 《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국사》는 '읽는 것만으로 역사의 흐름이 머릿속에 들어온다'란 문구에 딱 걸맞는 역사책이다. 짧지만 강렬한 역사 수업! 너무 재밌어서 멈출 수 없는 한국사 탐험이 시작된다!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한국사의 가장 중요한 순간을 포착하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국사》의 시작은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단군 신화가 실화냐고 묻는다면'이란 제목에서 느낌이 팍! 그렇다, 역시 한국사의 첫 주인공은 고조선이다. 어린 시절부터 너무나 익숙했던 고조선의 건국 신화. 신나게 읽다가 한 문장에서 뜨끔했다. '설마 "저 이야기가 진짜야?"라고 묻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선생님, 그 사람이 바로 접니다. 제가 어렸을 때, 고조선 신화가 진짜인지, 특히 곰이 마늘이랑 쑥 먹고 사람된 게 정말인지 궁금해서 어른들한테 물어봤거든요.) 교과서에서 그저 한두 줄 언급되고 지나쳤던 옥저, 동예, 삼한에 우리가 지금 기억하는 역사의 자양분이란 의미를 담고, 태초부터 지방인이라 믿었던 백제인들이 실은 최초의 강남인들이었다는 찰떡같은 설명으로 이야기에 한없이 빠져들게 하는 김재원 선생님표 한국사, 정말 재밌다! 어쩌다 노래에까지 잘못 실려 대대손손 오해받는 의자왕의 진짜 최후와 왕건이 한 줄 한 줄 공들여 지은 건국 로맨스 신화,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왕권에 균열을 내고자 했던 수양대군 등 한국사의 중요하면서도 세세한 순간을 빠짐없이 아우르며 역사의 흐름을 흥미롭게 정리해주니 책장이 거침없이 쑥쑥 넘어간다.

 

 

 

 


 

 

 

 

역시 입소문은 틀리지 않았다!

 

 

재밌다고 소문난 선생님 수업은 역시 뭔가 다르다. 핵심을 콕 짚어 강조하면서도, 교과서에서 등한시했던 부분까지 이 책의 몇 페이지를 장식하는 주인공으로 조명한다. 덕분에 그간 삼국시대, 고려, 조선이라는 큰 맥락으로만 잡혀 있던 역사적 지식의 한계에서 벗어나 고조선부터 이 땅에 한순간이라도 존재했던 모든 조상의 역사를 되찾은 느낌. 오랜 시간 답답했던 속이 확 풀린 기분이다. 길어야 대여섯 장의 지면에 담아내는 짧디짧은 한국사. 하지만 그 속에 담긴 내용은 범상치 않다. 역사는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편견을 제대로 깨버린 책! 교과서 뒤쪽에 있어 늘 시험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좀처럼 공부할 기회가 없었던 한국 근현대의 다양한 순간을 만날 수 있어 더 좋았다. 1903년, 국가 차원에서 하와이로 이민을 간 조선인들. 한국의 유별난 교육열의 시초가 된 일제 시대, 군함도와 한국 전쟁 등, 그간 놓쳤던 꼭 알아야 할 역사의 순간들을 이 책으로 만나보자! 소설처럼 재밌고 교과서보다 더 알차고 유익한 역사책! 청소년은 물론 성인에게도 권하고 싶은 추천 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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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완성 영어 글쓰기 로드맵 - 중고등 내신을 위해 초등에서 반드시 준비해야 할
장소미 지음 / 빅피시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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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초등 완성 영어 글쓰기 로드맵

지은이: 장소미 (릴리쌤)

펴낸 곳: 빅피시

 

 

 

내 자식은 못 가르친다는 말, 겪어 보니 틀린 거 하나 없더라.

 

 

15년 이상 입시 영어와 번역 쪽 일을 해온 나는 자식을 낳으면 영어 하나는 잘 가르칠 수 있을 줄 알았다. 자기 자식은 절대 못 가르친다는 건 그저 마음 약한 소리, 뭘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거야 엄마 하기 나름 아니야?'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나에게 정신 차리라며 강펀치를 날려주고 싶다. 자기 자식 가르치기 힘든 거, 정말 맞다. 일주일에 한 번 학습지 선생님과 영어를 공부하는 6살 꼬마는 어느 순간부터 영어를 어려워하고 슬슬 피하기 시작했다. 가만히 살펴보니, 아이의 실력에 비해 진도가 너무 빨랐다. 아직 알파벳 파닉스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데, 자음과 모음을 활용한 짧은 단어를 읽고 쓰게 하니 꼬마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어떻게든 끌고 가 볼 생각에 붙잡고 가르쳐보았지만, 결과는? 엄마인 나는 내 딸인데 영어 감각이 이렇게 없을까 잔뜩 화가 났고, 꼬마는 그런 엄마를 보며 겁을 먹었다. 결국 학습지 진도를 멈추고, 선생님께 알파벳 파닉스를 확실하게 알려달라고 부탁드렸다. 2개월이 지난 지금, 꼬마는 드디어 모든 알파벳 음가를 깨우쳤다. 아이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 정작 내 상황이 되니 이성적으로 대처할 수 없었던 이 뼈아픈 경험. 이번 일을 계기로 아이를 다그치지 않기로 다시 한번 다짐했지만, 쉽지 않을 거란 건 안다. 그래도 아이 공부는 어떻게든 엄마가 잡아줘야 한다. 꼬마가 5, 6살이라면? 지금부터 바로 시작할 때다!

 

 

 

영어 공부, 인풋도 중요하지만 아웃풋은?

 

 

영어 교육에 관심이 많은 엄마들은 영어 동요와 동화책에 끊임없이 아이를 노출시키며 인풋에 힘쓴다. 그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아이가 커 갈수록 아웃풋의 필요성은 점점 커지고, 영어 글쓰기와 회화 등의 활동은 엄마가 해주기엔 힘든 영역이라 고심하게 된다. 이 책 《초등 완성 영어 글쓰기 로드맵》은 엄마들의 그런 고충을 해소해주기 위해 나타난 구원 투수다. 코로나 덕분에 지난 2년은 서술형 문제가 사라진 중고등학교가 많았다. 하지만, 서술형 문제는 곧 돌아올 거고, 그보다 앞서 초등학교에서도 영어 글쓰기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 되었다. 문법을 배우고 단어를 외우지만, 정작 문장을 만들어 쓰고 소리 내 말해보는 공부법에는 익숙지 않은 아이들. 이 책이 제시하는 현실적인 목표는 이러하다.

 

 

 

영어 글쓰기 연령별 목표

6~8세

7~10세

9~11세

10~12세

11~14세

알파벳 쓰기

파닉스 단어쓰기

문장 쓰기

5줄 이내 간단한 글 쓰기

한 편의 글 쓰기

 

 

 

표를 보면 연령별로 겹치는 구간이 있다. 그러니 내 아이가 조금 느리다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닦달하면 아이는 영어를 아주 싫어하게 될 거고, 스트레스 주기 싫어서 그냥 두면 또래와 비교하며 부족한 실력에 괴로워하니 슬로우슬로우 퀵퀵 완급 조절은 필수다. 알파벳을 반복적으로 쓰게 하는 학습법은 역효과를 불러일으키니 3번 정도씩 여러 번 나눠 쓰게 할 것. 파닉스는 3~6개월 이내를 목표로 두고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게 좋다. 하긴 파닉스는 길게 끈다고 좋을 게 없다. 파닉스가 어느 정도 완성되면 영어 동화책을 읽으며 부족한 부분을 계속 채워가면 된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어휘력! 흥미로운 그림이 가득한 초등 영영 사전을 활용하여 생활 속 단어를 자연스레 익히고, 교과서에 박힌 죽은 동사보다는 생생한 살아 있는 동사를 활용하게 지도하면 문장이 더 풍성해진다. (예: walk 걷다 ⇒ trudge 터벅터벅 걷다). 여기까지 익숙해졌다면 영어로 초등 글쓰기 준비 끝!

 

 

 

 


 

 

 

 

영어 글쓰기의 핵심 비법과 다양한 관련 교재, 그리고 아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영어 글쓰기의 핵심은 역시나 뼈대 잡기다. 기초 문장을 만들며 점점 문장을 확장하고, 문장 부호를 제대로 익히자. 영어 필사도 글쓰기 실력을 늘리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들으며 받아쓰기도 해보고 직접 문장을 만들어 보며 다양한 방식으로 영어 글쓰기에 접근하도록 지도하자. 생동감 넘치는 문장을 쓰기 위해서는 아이의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니, 여러 활동을 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일기 쓰기에 이어 영어 에세이 쓰기까지 해내면 우리 아이들은 비로소 영어 글쓰기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될 거다. 이 책엔 알파벳 공부부터 영어 에세이를 쓰는 완성 단계까지 효과적인 학습법과 지도법, 다양한 관련 교재에 관한 정보가 가득하다. 엄마표 영어로 내 아이의 영어 초등 글쓰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데 필요한 게 딱 두 가지 있다면 엄마의 끈기와 이 책이 아닐까? 우리 아이들이 학원에 전기세만 내주러 다닌다면, 그것만큼 아깝고 안타까운 일이 없다. 학원을 보내든, 과외를 하든 내 아이의 학습 상태와 실력은 반드시 엄마가 확인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말자. 처음엔 어렵더라도 조금의 도움과 연습만 있다면 우리 아이들은 쑥쑥 성장할 수 있다. (잠시 포기했던 엄마표 영어. 저는 이 책을 읽고 6살 꼬마와 알파벳 쓰기부터 찬찬히 다시 시작해보려 합니다. 아이들이 영어 글쓰기에서 자유로워질 그날까지 우리 함께 노력해요! 이 책에 엄마표 영어 글쓰기 지도의 좋은 팁이 많이 있으니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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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 모두가 안전한 세상을 위한 권일용의 범죄심리 수업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9
권일용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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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지은이: 권일용

펴낸 곳: 21세기북스

 

 

 

프로파일러들의 활약이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진 요즘이다. TV나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에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는 프로파일러는 정확히 어떤 직업일까? 세세하게 정의하진 못하더라도, 아마 대부분 프로파일러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을 거다. 범죄자의 심리와 행동 패턴을 분석하며, 범인을 검거하는 데 기여하고 혹시 모를 사건을 방지하는 역할. 그 정도면 반 이상은 정답. 나머지 정답은 이 책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를 읽으며 찾아보자. 예능 프로그램 출연까지 입지를 넓혀 대중에게 더없이 친숙한 권일용 프로파일러의 신간! 2000년에 창설된 프로파일링팀의 첫 구성원으로서, 경찰에서 은퇴하는 순간까지 한국 프로파일링 역사의 모든 순간에 힘을 실었던 그가 전하는 프로파일러의 역할과 한국의 범죄 상황,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프로파일러(범죄행동분석관)

용의자의 범죄 행동을 분석해 범행의 동기와 목적을 밝히고

용의자 군을 압축해 수사 대상을 선정하여

사건 해결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수사관

 

 

 

연쇄 살인마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시대에 따라 범죄의 양상도 달라진다!

 

 

2000년 이후에 태어난 MZ세대에겐 생소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1980년대 후반 이춘재 사건부터 2009년 강호순 사건까지, 한국 사회는 정체불명의 연쇄 살인마가 저지르는 끔찍한 범죄를 홍역처럼 치렀다. 모두가 힘들었던 보릿고개를 지나, 빈부의 격차가 서서히 두드러졌던 시절에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사회에 관한 분노를 잘못된 방식으로 풀어낸 경우가 허다했고, 때론 오로지 자신의 쾌락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사이코패스도 등장했다. 요즘은 왜 연쇄 살인이 벌어지지 않을까? 모두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착하게 살게 되어 그렇다면 좋겠지만, 요즘 세상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다. 기술의 발전과 핸드폰의 보급으로 인한 빠른 신고 덕분에 잠재적 연쇄 살인마를 빠르게 검거하여 훗날 일어났을지 모를 사건을 방지한 덕분이라고 한다. 그리고 현금을 잘 쓰지 않는 세상이라 소매치기와 퍽치기 등의 사건은 감소한 반면, 인터넷의 익명성을 악용한 사이버블링이나 성범죄율은 가파르게 증가했다고 하니 시대에 따라 벌어지는 범죄도 참 천차만별이다.

 

 

 

 

 


 

 

 

 

 

피해 당사자가 되어보지 않으면 누구도 쉽게,

그리고 가볍게 범죄의 경중을 따질 수 없다.

그 어떤 범죄도 사소하고 가벼운 것은 없다.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p80 중에서...

 

 

 

경찰의 역할, 그리고 범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법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불합리한 것들을 표면으로 끌어올려 국민과 소통을 통해 바꾸려는 사회적 논의를 조성하는 게 진화된 경찰의 역할이라 말한다. 검찰과 판사도 마찬가지로 범죄 흐름과 유형 변화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변화의 속도를 내야 한다. 이 혼란한 시대에서 범죄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방법은 첫째, 문단속을 잘할 것! 범죄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을 최대한 방지하는 게 우선이다. 둘째, 내 마음도 단속하기! 그루밍 성폭력이나 요즘 유난히 화두에 오르는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려면 나의 정신이 온전하고 건강해야 한다. 그리고 범죄나 사고 상황을 구성하여 어떻게 할지 미리 연습해보면 실제 사건이 닥쳤을 때 빠르고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한다.

 

 

 

알아두면 유용한 5가지 범죄심리, 상대의 마음을 읽으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범죄자들의 대표적인 행동 패턴과 한국 사회를 시름 하게 하는 범죄의 현주소까지 다양한 주제를 살펴볼 수 있었다. 10~14살이면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법망을 피할 수 있는 촉법 소년 문제와 범죄란 단순히 개인의 문제인지, 아니면 사회의 문제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보란 화두를 던진 책. 그 덕분에 뉴스에서나 볼법한 사건들의 남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임을 깊이 실감하게 되었다. 과연 우리 중 어느 누가 범죄로부터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나와 모두의 안녕을 위해 좀 더 촉각을 곤두세우며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앞으로 나아갈 그 발걸음에 이 책이 큰 힘이 되어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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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빈틈을 채워주는 교양 콘서트
김도균.이용주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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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의 빈틈을 채워주는 교양 콘서트

지은이: 도비 김도균 / 양말 이용주

펴낸 곳: 믹스커피

 

 

 

교양이란 무엇일까? 국어사전에서 그 뜻을 찾아보면 이렇다. '가르치어 기름', '학문, 지식, 사회생활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위. 또는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 어렴풋이 인지하고 있던 '교양'의 뜻을 국어사전으로 정리해보니, 이 책의 제목이 사뭇 진지하게 다가온다. 《나의 빈틈을 채워주는 교양 콘서트》. 제목에서부터 폴폴 풍기는 목표는 바로 이것일 거다. 독자가 잘 모르거나 궁금했던 부분을 시원하게 해소해주는 지식 나눔. 두 작가의 말에 따르면 이 책은 '앎'에 대한 물음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다. 3년간 두 작가가 나눈 사회 여러 영역에 대한 학습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겠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기후 위기, 미래 사회라는 4개의 큰 주제로 나누어 각 분야에 관련된 다양한 소주제를 깊이 있게 다룬다. 두 작가는 이를 얕은 지식이라 평했지만, 그건 과한 겸손이 아닐까 싶다. 얕다고 하기엔 굉장히 알차고 유용한 지식이 가득한 교양서 & 일반 상식책! 대학 면접이나 취업을 앞둔 수험생과 취준생들에게 특히 큰 도움이 될 책이다.

 

 

 

 

민주주의 태동의 역사에서 변화하는 한국 여성의 위치와 역할

 

 

Part 1. 민주주의 편에서 '한국 여성과 민주주의'라는 글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작가는 똑같이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주제로 한 <택시운전사>와 <스카우트>를 예로 들며 한국 민주화 운동에서 여성을 기억하는 태도에 관해 논한다. 이 분야에서 여성을 주체적으로 표현한 작품은 많지 않다고 한다. 박정희 정권 시절, 여성은 현모양처여야 하며 가정을 위해서 어떤 희생도 감내해야 한다는 유교적 가치관이 확장되었다. 그래서 그 시절의 어머니와 첫째 딸들은 자기 인생을 살지 못하고 가족을 위해 그토록 희생했던 걸까? 가정 부양과 조국 근대화의 책임이 큰 부담감으로 적용했을 거다. 1980년대에 이르러 노동자 여성뿐만 아니라 인텔리 여성들이 약동했고, 여러 여성 운동가들이 살신성인했기에 지금의 민주화가 있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한국 여성의 권리와 지위는 비교적 많이 향상되었지만, 여성을 비롯한 사회 약자를 위해 현실의 장애물을 끊임없이 제거하고 극복해나가려는 노력은 필수.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분명 미래는 더 나을 거라 믿고 싶다. 페미니즘에 관한 관심과 운동은 어디까지나 타당하고 논리적인 수준에서 펼치며, 남성들이 역차별당하는 일이 없도록 유의하자.

 

 

 

 


 

 

 

 

 

메타버스 (metaverse)

'가공, 추상'을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

 

웹상의 아바타를 이용해 사회, 경제, 문화적 활동을 하는

가상과 현실 세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을 뜻함.

 

 

 

 

기후 위기에 관한 책임과 메타버스

 

 

기후 위기는 분명 가해자와 피해자가 존재한다. 그 기준은 탄소 배출량. 하지만 책임 기준의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판단하기 어렵고, 탄소 배출량이 높은 국가 순으로 책임을 지게 하는 게 타당하지만 국가 단위의 해결책이 제대로 작동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기후위기를 인권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프레임의 전환'은 매력적인 해결책이라 여겨진다. 기후 위기가 인권에 미치는 영향은 생명권, 주거권, 담수와 위생에 관한 관리. 기후변화에 관한 피해자의 대다수가 바닷가 근처 빈곤층이며 커피와 담배 같은 환금작물 재배로 땅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숲을 파괴하는 현실. 따라서 선진국이 이제 대해 최소한의 배상을 하는 건 국가 간 논리가 아니라 인권침해에 대한 책임이라는 점에 주목하자.

 

 

 

자주 들어 익숙하지만, 정확한 뜻을 몰랐던 '메타버스'란 개념에 관해 이 책 덕분에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가상 현실보다는 현실 세계에 지극히 충실한 나지만, 블로그를 비롯한 인터넷상에서 활동은 어쩌면 메타버스에 가까운 삶일지 모르겠다. 앞으로 점점 심화될 가상 현실과 현실 세계의 융합, 즉 메타버스는 차세대 매체가 확고히 등장하기 전까지 많은 거품을 걷어내야 할 거라고 한다. 10년 후, 메타버스는 얼마나 우리의 현실 세계를 잠식할까? 《나의 빈틈을 채워주는 교양 콘서트》는 평소 어렵게 생각했던 사회적 이슈나 개념에 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민할 거리를 제시하는 책이었다. 편견 없이 객관적인 시각으로 흥미롭게 접근하는 교양 수업! 현재를 살아가며, 곧 새로운 미래를 맞이할 우리에게 박학한 자양분이 되어줄 이야기가 가득하니 꼭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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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마사키 도시카 지음, 이정민 옮김 / 모로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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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글쓴이: 마사키 도시카 / 옮긴이: 이정민

펴낸 곳: 모로

 

 

 

첫사랑, 첫 만남, 첫 키스. 대부분의 처음은 설레는 법이다. 책에 살고 책에 죽는 지독한 애서가들에게 가장 설레는 처음은 작가 혹은 새로운 작품과의 만남이 아닐까? 그 두근거리는 설렘을 오랜만에 느끼게 해준 책을 만났다. 마사키 도시카의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이 책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첫 작품을 선보인 그녀는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온 노력파 작가다. 2020년 게이분도서점 문고 대상을 거머쥔 이 작품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처음엔 흔히 볼 수 있는 가족이라 생각하지만, 사건의 시작과 함께 산산이 부서지고 혹은 안전거리를 유지하거나, 배신과 의심으로 얼룩진 끔찍한 결과로 치닫는 극한의 상황을 목격하게 된다. '가족이란 환상을 집요하게 들추는 미스터리'. 하지만 그 끝은 미치도록 가슴 아프고, 그 마음을 추스르기도 전에 또 하나의 놀라운 반전이 눈물을 글썽이던 독자의 허를 찌른다.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엄마는 아들이 죽은 이유를 알아야만 했다.

 

 

연쇄살인 용의자의 도주로 도시 전체가 술렁였던 2004년의 어느 날, 경찰의 검문을 피해 도망치던 15세 남학생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그날 목숨을 잃은 건 미즈노 다이키. 그의 엄마 이즈미는 아들이 그 새벽에 집에서 왜 몰래 빠져나갔는지,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상황 속에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아들을 잃은 상실감이 너무 컸던 나머지, 이즈미는 남은 가족을 매몰차게 밀어내다가 결국 홀로 남겨진다. 하지만 그건 문제도 아니다. 이즈미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 그날, 아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왜 아들이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었는지.

 

 

 

세월은 쏜살같이 지나가, 어느새 15년이 흐른다. 죽은 소년 다이키의 사건이 해결되지 않은 채, 2부에서는 다른 사건이 펼쳐진다. 한 빌라에서 살해당한 24세 여성. 경찰이 주목한 강력한 용의자는 그녀의 내연남 모모이 다스히코. 하지만 그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미쓰야와 가쿠토 형사가 한 팀을 이뤄, 그의 아내 노노코와 그의 엄마 지에 등 여러 관련인을 조사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 비밀을 품고 있는 노노코와 그런 며느리를 의심하는 지에의 대립 구조,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닌 미쓰야가 15년 전 죽은 소년의 사건을 종종 언급하는 등, 곳곳에 깔린 복선이 이 두 사건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복수의 서막이었을까? 아니면 착각과 오해가 빚은 안타까운 사건이었을까? 마지막 마침표에 도달해서야, 그 모든 진실을 알 수 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죽어야만 했는지 알고 싶다."

일본 추리소설 베스트셀러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p311 중에서...

 

 

 

슬픈 진실을 마주하기까지, 가족이란 관계를 끊임없이 자문하게 하는 이야기

 

 

언젠가 악몽을 꾼 적이 있다. 하나뿐인 딸아이가 내 눈앞에서 차에 치여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꿈. 쓰러진 아이를 안고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그 끔찍한 고통이 너무도 생생하여, 결국 그 처절한 비명은 꿈을 뚫고 나와 현실의 소리가 되었다. 다른 가족이 깨워주지 않았다면, 난 얼마나 오래 그 고통에서 허덕였을까. 새끼를 잃고 그 슬픔에 장이 조각조각 끊어진 채 목숨을 거둔 원숭이 어미처럼, 아들을 잃은 이즈미 역시 그 상황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을 거다. 그녀를 가장 괴롭힌 건, 알 수 없는 그날의 진실. 모든 사건 피해자의 유족들이 미치도록 찾을 수밖에 없는 그 진실. 아들이 사라진 상황에서, 끔찍한 불신과 오해로 책임을 추궁할 희생양을 만들어야만 했던 지에. 사랑 없는 결혼이지만, 한 아이의 엄마로서 가정을 지키고자 했던 노노코. 과연 세상 누가 그녀들에게 손가락질을 할 수 있을까? 누가 범인이고, 사건의 전말이 무엇인지도 중요하지만, 섬세한 감정 묘사로 깊은 몰입을 이끌며, 끊임없이 자문하게 하는 대단한 소설이었다. 끝이라고 생각한 곳이 끝이 아님을,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해도 진실은 그 추리를 가볍게 비껴갈 것임을 염두에 두고 이 소설이 품은 진하고 강렬한 묘미를 제대로 음미해보시길!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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