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로운 환경에 놓여 문화가 꽃피는 나라 콘스탄스는 갑자기 성장한 사막 유목민의 나라 니케의 침공을 받아 멸망하게 됩니다. 침략의 주역 니케의 4황자 유리는 콘스탄스의 유일한 왕위 계승자인 헤이나를 전리품으로 취하는데...연재할 때 호불호가 극명하기 갈렸던 작품이네요. 연재본은 그냥 넘어갔으나, 정발이 되었으니 구매했습니다. 김빠님의 책인데 유리가 손도 안대고 초반을 넘겨서 좀 놀랐어요. 아무래도 노예로 취한 관계인데다 둘이 원수지간이다보니 몸정->맘정의 흔한 루트를 생각했는데 뜻밖에 마음도 서서히 열어 가는 관계라는 것은 기대 밖이라서 좋았습니다. 다만, 헤이나이 매력이 뭔지 잘 모르겠어요. 금발에 녹색 눈동자의 미인이라는 것? 도도한 것도 잘 모르겠고 그냥 왕족이라서 적당히 자기 상황 파악이 잘 안되는 것 아닌가 싶고요(막말) 그렇다고 유리가 특별한 매력이 있는가 하면 그것도 조금...그랬습니다. 유리는 상황에서 유추 가능 한 성격이었기 때문에 의외성도 없고, 그 분야(전쟁광, 집착남)에서 특출나게 기억에 남을만한 캐릭터도 아니었습니다.기본적으로 글을 잘 쓰는 분이다보니 글의 진행도 무난하고 이야기의 짜임도 적절하고 등장인물들도 알아서 잘 활동하였지만, 그렇기에 무난하게 느껴져서 아쉬웠습니다.
음...패션이라면, 모델이나 디자이너 그런건가?하는 생각밖에 안했었는데 뜻밖의 군부물!(아니다)이라서 당황했습니다. 철자도 떡하니 있는데, 대체 왜 그랬을까요. 아하하 암튼 패션...다시 검색해 보니 열정(제가 알던 뜻), 욕정(올레!), 예수의 수난곡(정태의ㅠㅠ)가 나오네요. 여러가지 뜻이 잘 어우러진 작품인 듯 합니다.사실 말로만 듣던 유우지님의 갓명작이라는 패션이지만 권당 가격도 사악하고 분량마저 사악해서 <알루나>를 다 읽은 후에 구입 할 생각이었습니다만, 컵 준대서 낚였어요. 굿즈는 있을 때 사야지 망설이면 없어집니다. 심지어 세트 사면 6천 원 돌려주는데 컵 두 개에 6천 원이라니? 이건 사라는거죠. 그래서 샀어요. 처음 디자인만 보고는 이게 뭔 뜻이여? 했는데, 읽어 보니 알겠습니다. MD님은 내공이 상당한 덕후시구나(...) BL더 클래식이라 어느 정도는 감안해야지 했는데 10년도 전에 발간된 책이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괜찮았습니다. 제가 옛날 사람이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문장이나 인물들의 설정이 오래되었다는 느낌을 주진 않았거든요. 아직 끝까지 다 읽은 것은 아니어서 뒤로 가면 애들이 확 바뀔지도 모르지만, 지금 진행상황으로는 그런 걱정은 들지 않습니다.무려 3부작이고 각 6권이라는 실로 어마무시한 초 장편 패션! 2부 나오기 전까진 3독을 목표로 달리겠습니다.
탐관오리가 들끓는 왕국에서 비교적 청렴한 편인 부모아래서 건강히 자라던 정사영은, 뜻밖의 재앙으로 부모를 잃고 친척에게도 배신당해 도적의 손에 키워집니다. 그러나 의부마저도 '의적'의 탄생을 두려워 한 높은 사람들에 의해 살해당하고 아버지의 의지를 이어 의적 '비월매'가 된 사영은 부패한 관료의 집을 털다가 신비한 구슬을 먹게 되는데...비교적 짧은 분량에 사영, 적호 척융, 은호 류하의 사연이 빠짐 없이 들어가 있는데다 간간히 나오는 씬도 분량이 적절하네요 내용이면 내용, 씬이면 씬 모두 단디 잡아두셨습니다. 하지만, 많은 이야기를 다루려다 보니 전개가 급전개인 구간이 종종 있어서 고건 좀 당황스러웠어요. 이해 못할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유를 가지고 풀어나가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너무 설명투였던 사랑하는 이유라던가 류하의 비밀 등이요 척융은 초반 기대에 비해 활약이 크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단순 직진남의 매력이란 것도 있는데, 얜 척 봐도 그냥 조연중의 조연이라...쩝.길지 않은 분량에도 만남. 재회. 사건. 결말에 에필로그까지 꽉 짜인 전개에 무협 맛 가미한 판타지 소설이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육사를 나와 대통령 경호실에서 근무했던 엘리트 경호원 이설은 사랑하던 선배를 잃은 충격에 경호실도 그만 두고 아는 선배가 운영하는 경호업체에서 근무중입니다. 사랑하던 이무신 선배의 생일을 기일삼아 그와 갔던 호텔에서 술을 마시려던 이설 앞에 무신과 닮은 남자, 강무진이 나타나는데...곱창 파 여자와 스테이크 파 남자!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두 사람이 티격태격 하면서 서로의 마음에 녹아드는 것이 좋았습니다. 큰 사건이 있다거나 갈등이 있는 것도 아닌데 캐릭터가 가진 매력만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힘이 좋았어요. 다만, 무진 곁을 날아다니는 똥파리 같은 존재인 은사님 딸(하도 하찮아서 이름 하이라이트 안함;;)은 굳이 출연할 필요도 없고 결국 아무런 활약도 하지 않고 혈압만 올렸는데 얘가 나올 필요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지와의 갈등도 호로록 끝나버리고...!!!세상 최고의 여자를 만나 장모님께 혼신의 힘을 다하는 사위가 된 모습이 흐뭇했으나, 그걸 보고 흐뭇해하는 장모님 시점이 없는 것도 좀 단팥 없는 찐빵 먹는 아쉬움이 들었어요.의외의 씬스틸러 털보 씨라던가(마동X 배우 생각나서 웃겨 죽을 뻔) 감초처럼 붙어있는 무신이네 비서 씨도 좋았고 이설네 사장도 캐릭터가 나쁘지 않았는데 전체적인 분향 탓인가 존재감을 드러내기만 하고 활약하는 부분이 없었던 것도 아쉬움 포인트입니다. 큰 갈등과 사건 없이 무난하게 전개되는 이야기는 즐거웠지만, 조금 더 즐길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급하게 마무리가 되어서 감정의 수습되기도 전에 이야기가 끝나버렸네요. 달달한 외전 기대하겠습니다.
드디어 외전에서 제목에 걸맞게 '비형낭'의 '연가'가...!!!나오지만 어우...비형낭!이런 사람이었냐!!!!!지질해요ㅠㅠ어린 시절에 읽었던 삼국유사에서 비형랑 이야기는 못본 것 같은데, 어린이용이라서 그랬나봐요. 청소년관람가에 맞게 MSG뺀 이야기에 기억을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왕이 이름과는 다르게 진지하지 못하고 나쁜놈이고! 내용도 영 어린이가 읽기에는 엉망진창이었네요. 하지만 성인이 된 다음에 읽어도 화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주색에 빠진 왕이 남의 집 부녀자를 희롱하기까지 하고 결국 폐위되어 죽은 다음에 귀신으로 나타나서 애를 만들다니, 그런 집념을 좀 좋은데 쓰면 안되겠니?하고 귀신 멱살 잡고 묻고 싶었습니다. 본편에서도 그렇지만 외전까지도 나쁜놈들의 집착은 이상한 곳으로 향하는군요.외전에 나오는 인간들은 탐욕에 물들어 있고, 순수한 존재마저 그들의 색으로 믈들여 버리는데 혹시 이것이 절망편?!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이 가진 권력욕과 생명연장에 대한 집착을 아주 잘 묘사하여서 읽는 것이 재미있으면서도 심적으로 고통스러웠을 정도입니다. 솔.직.히! 비형랑의 선택에 납득 못하는 부분들이 있었지만(상식을 넘어서는 지질함 탓인가 뇌가 이해를 거부한 듯) 그런 사소한 문제를 빼면 외전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이야기의 구성이나 완성도가 좋았습니다. 쟈근 아이였던 비형랑과 길달의 만남부터 우정, 비형랑이 스스로도 깨닫지 못했던 욕망이나 집착, 길달의 흑화와 비형랑의 지질함, 탐욕 앞에서 눈이 멀어 버린 인간들까지! 많은 것을 많지 않은 분량에 적절히 배치를 해두어서 재미는 있었는데 고통이...인간의 추악한 욕망을 접하는 일은 언제나 고통스럽습니다.삼국유사에 전해지는 짧은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 낸 작가의 상상력과 필력이 좋아서 읽는 것도 즐거웠고 생각할 거리도 많아 읽은 후도 즐거운 소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