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비롯 슬라브어 권의 명작들을 꾸준히 번역해서 소개하고, 보태어 수준 높은 호러 SF/판타지 창작으로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정보라 작가의 다섯 번째 저서가 4년 만에 나왔다.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배경과 인물과 사건들이 넘치는 10편의 작품이 아우르는 주제는 복수와 저주. 작가 풍부한 상상력은 가차 없는 저주로 복수를 대신한다.
할아버지는 늘 말씀하셨다.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대를 이어 저주 용품을 만드는 집안에서 태어난 손자와 그 할아버지의 이야기. 할아버지는 오래 전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친구가 있었다. 할아버지의 친구네 집안은 마을 유지인 술도가. 바른 마음으로 좋은 전통주를 제조해서 팔려고 애쓰는 할아버지 친구네 집안사람들은 그러나 세상 돌아가는 약삭빠른 이치를 깨닫지 못했다. 정부 인사와의 친분, 인물, 접대, 뇌물은 뒷전이고 좋은 술을 만드는 데 전념한 것.
이아현 장편소설. 그 남자, 광고회사 Dia 대표, 김현수. 두 번이나 우연히 만난 여자가 웃기게도 '운명'처럼 느껴졌다. 순한 눈망울이 사랑스럽다. "몇 살이에요? 미성년자면 곤란한데." 어떻게든 이 여잘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곁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느낀다. 나의 짝사랑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겠구나.
그 여자, 가을 소아과 사탕 선생님, 해가을. 길에서 스치듯 만난 남자가 연애를 하잔다. 안전을 추구하는 자신에게 있어 너무 잘난 남자는 칼로리 폭탄인 음식에 가깝다. 먹을 땐 맛있고 좋지만 후에는 감당이 안 돼 후회하는. 그러니까 밀어내야 한다. 달콤하다고 무조건 입에 넣고 보면 분명 탈이 날 테니까. "불장난이 재미있는 법입니다." 하지만 계속 나쁜 짓을 하자는 그에게 이끌린다. 가을이, 뜨거워졌다.
다양한 맥주를 직접 만들어 마시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주목받고 있는 유명 수제맥주 전문점에 대해 아무한테나 말해주지 않았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담았으며, 맥주 만들기 취미를 부업, 창업 아이템으로 발전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이자 최대의 홈브루어 커뮤니티인 다음(Daum)의 ‘맥주만들기동호회’ 회원들이 맥주 만드는 방법을 글과 사진뿐만 아니라 동영상으로도 자세하게 설명한다.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를 찾아 마시면서 ‘맥주 생활’이 더 즐거워 질 수 있도록 맥주 발전 과정과 스타일에 대한 상식도 정리했다.
「Axt」 11호. 11호 커버스토리 인터뷰이는 소설가 김탁환이다. 인터뷰어는 번역가이자 「Axt」 편집위원이기도 한 노승영이 맡았다. 인터뷰는 김탁환의 주 작업이랄 수 있는 역사소설과 신중하고 정밀한 작업과정에 대해, 허구와 진실, 소설가와 스토리텔러, 과학과 문학 등등 현재 김탁환이 몰두하고 있는 다방면의 소설적 이야기들이 말해진다. 또한 소설 밖에서 벌어지는 지금 우리의 엄혹한 현실에 대해 역사소설가로서 혹은 한 시민으로서 그의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다.
'hyper-essay'에서 문학평론가 황현산은 최근 화제인 영화 [컨택트]를 언급하며 예술 장르에서의 시간과 기호를 살펴보고 프랑스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의 상형시 한 편을 예로 들어 동시성 문학으로 접목한다. 소설가 이승우는 '―체하다'와 '혼잣말'을 통해 소설가로서 '말하기'와 '체하기' 등을 비교 대비하며 작가로서의 언어에 대해, 언어관에 대해 이야기한다.
2012년 장편소설 <어떤 작위의 세계>로 한무숙문학상, 동인문학상, 대산문학상을 잇따라 수상하며, 문학상 최초 그랜드슬램 달성으로 큰 화제를 모은 정영문 작가의 소설집. <목신의 어떤 오후> 이후 9년 만에 펴내는 이번 소설집에는 2012년부터 2016년 사이에 발표한 중단편소설 4편이 실려 있어, 시간의 흐름에 따른 그의 소설세계의 변화를 짚어볼 수 있게 해준다.
특히 '개의 귀'와 '유형지 ×에서'는 기존 발표작에 크게 살을 덧대어 중편으로 완성시킨 작품으로, 정영문 특유의, 별것 아닌 것들을 사건화시키는 능력의 최대치를 보여준다.
영리한 여우와 우둔한 농부들의 대결을 다룬 책은 통쾌한 내용, 재미와 즐거움이 섞인 문장, 흥미진진한 전개가 특징. 어리석고 괴팍하며 둔한 세 농부는 어쩌면 어른들의 얼굴이다. 결국 들러리일 수밖에 없는 세 농부의 무능함을 비웃는 한편, 세 들러리들의 포위 공격을 뚫고 가족을 지키며 나아가 다른 동물들까지 구하는 여우를 밝게 비춘다. 굶어 죽을 현실을 거부하고 맞서는 여우는 노력가이자 지적인 활동가로 그려진다.
여덟 명의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이 직접 쓴 폭력 현장의 기록이다. 한국여성의전화 부설기관인 ‘쉼터’로 탈출해온 여성들이 열두 번의 글쓰기 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글로 썼다. 1987년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처음 개설한 ‘쉼터’는 여성폭력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자 여성들의 방공호다. 이 책은 쉼터가 세워진 지 30주년이 된 것을 기념하는 책이기도 하다.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정확히는 몰랐던 가정폭력의 현장은 책 한 장을 넘기기 힘들 정도로 처참하고 끔찍하다. 하지만 되려 필자들은 “나는 아름다운 생존자”라고 외치며 과거의 끔찍한 경험과 지금 그려나가는 희망찬 삶을 글로 만들어냈다. 우리는 또다시 폭력을 경험하는 듯한 고통을 이겨내고 글을 쓴 필자들의 용기에 찬사를 보내고 귀 기울여야 한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어쩌면 외면하고 싶었을지도 모를 가정폭력이란 문제가 ‘사소’하지 않고 ‘중요’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내가 원하는 나를 이끌어내는 무의식의 힘. 삶에 대한 불안과 걱정에 시달리는 사람, 자신감을 잃은 사람에게 무의식 속에 숨어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깨닫게 해주며, 실생활에서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무의식 활용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한 농아시설에서 17년의 간격을 두고 벌어진 두 살인사건에 얽힌 전말을 밝히려 하는 수화 통역사의 이야기를 그린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 촘촘하고 탄탄한 플롯을 바탕으로 청각장애의 세계를 세밀하게 포착한 이 소설은 400여 편의 응모작이 쏟아진 제18회 마쓰모토 세이초 상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단 4편에 불과한 최종 후보작에 선정되었다.
출간 후 '코다'를 비롯하여 대중에게 낯선 농문화에 대한 시야를 트이게 했다는 호평을 받으며 독자들의 입소문을 탔다. 코다란 'Children of Deaf Adults'의 줄임말로 농인 부모에게서 태어나 자란 청인 아이를 일컫는다. 코다인 수화 통역사 주인공의 시각에서 담담하게 풀려 나가는 이야기는 청각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실을 세세하게 보여 주며 깊은 시사점과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한 뛰어난 역사가가 기록한 고통과 승리의 서사시. 저자 앤터니 비버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전쟁 역사가로서 정점에 위치해 있었다. 이 책은 전쟁의 '본질'과 그것을 수행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품이다.
「인디펜던트」는 이 책에 대하여 "마치 톨스토이가 써내려간 전쟁 이야기를 읽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책이 전쟁의 참상을 보여주기 식으로 묶어내는 데 머물지 않고 그 안의 인간 서사를 탁월하게 재현해낸 것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이 대규모 전쟁에 관한 비버의 광범위하고도 권위 있는 설명은 세 가지 점에서 뛰어난데, 이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다룬 <디데이>, <피의 기록, 스탈린그라드 전투>, 그리고 베를린 공방전을 다룬 <베를린: 몰락> 등 그의 연구가 갖는 고유의 특징이기도 하다.
만년에 이른 존 버거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깊어진 눈매만큼이나 진하게 패인 주름과 하얗게 물결치는 머리털이 그간의 세월을 그러안고 있다. 그리곤 이 길에 들어선 이후 무수히 듣고 답했을 질문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본다. "나는 왜 쓰는가?"
그는 호칭된 작가(writer)보다 떠돌이 이야기꾼(storyteller)이 더 어울렸다. 경계를 넘나들며 일상을 다양한 각도로 잘라 보여 줬던 그의 이야기는 과격할 정도로 도전적이고, 비판적이었으며 다정하고도 온화했다. 그건 아마도 그가 이야기꾼이기 전에 훌륭한 관객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거리를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수영장의 유리 지붕에 떠 있는 새털구름, 플라멩코 무용수의
흑백사진은 그에게로 와 새롭게 씌어졌다.
건축가이자 빼어난 에세이스트인 이일훈이 길 가다 보았다. 무수한 간판.광고.공고.안내문.표지판.현수막. 내용.형태.크기.색상.재료는 제각각이지만 목적은 다 같다. 절규하는 간판, 속삭이는 그림말, 현판은 으스대고, 현수막은 읍소한다. 전단지는 애걸복걸, 안내문은 통보, 주의 표시는 명령, 표지판은 지시한다. 이렇게 하나 같이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지만, 그걸 보는 사람은 맘껏 상상한다.
같은 글자를 달리 읽는 이유는 펄펄 날리는 눈처럼 분분하다. 어지러운 말들은 다양하고 재미있게 즐기는 것이 상책이다. 그들의 속내와 다르게, 짐짓 모른 척하는 건 얼마나 재미있는 일인가. 그렇게 낚아 올린 말들, 찰나에 만난 문장, 무심히 스치던 것과 대수롭지 않게 흘러가는 말의 풍경… 그렇게 본 세상이다.
일본 고문헌 연구자로 탄탄한 입지를 쌓고 있는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 연구원 김시덕 교수의 <전쟁의 문헌학>. 30년 넘는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일본 고전 문학 학술상'을 외국인 최초로 수상해 화제가 된 전작에 이은 두 번째 연구서로 문헌 연구의 시기가 15세기에서 근대기까지, 그 범위가 동북아 전체와 유럽에까지 확장되고 있음이 주목된다.
김 교수는 문헌학자로서 특히 '전쟁'에 관심이 많다. 그는 전쟁이 '비정상적이고 발작적인 현상'이라는 명제에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전쟁이 정상이며, '전쟁과 전쟁 사이에 휴지기로서 평화가 존재'한다고 본다. 일견 전쟁 옹호론으로 읽힐 수 있겠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즉, 평화는 자연히 유지되지 않으며 전쟁을 막기 위해 비상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홀로코스트를 연구하는 것이 히틀러의 부활을 위한 것이 아니듯, 그는 전쟁 문헌 연구를 통해 평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Daum 웹툰>에서 인기리에 연재된 《캐셔로》의 단행본 두번째 권. 이 작품에는 슈퍼히어로물이라면 늘 등장하는 악당이 없다. 선악 구도와 같은 설정도 없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들은 화재 현장에 뛰어들어 사람들을 구하고, 아파트 창문으로 뛰어내리려는 학생을 살리고, 노동자들이 추위에 떨며 고공농성 중인 곳에 먹을 것과 핫팩을 조용히 놓고 오는 등 보통 사람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일상을 지키려 할 뿐이다. 당장 먹고살기 힘들지만, ‘한 번만이라도 이런 사람들을 지킬 수 있다면’ 하는 간절함으로 위험에 뛰어드는 것이다.
봄이 되면 사람들은 꽃을 기다린다. 꽃은 예쁘다. 또한 신비롭다. 빛깔, 향기, 형태 등 모든 것으로 우리를 홀린다. 숲 해설 전문가인 저자가 10여 년간 직접 관찰하고 그리면서 기록한 이 책은 단지 꽃의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식물이 온 힘을 다해 겨울을 이겨내고 싹을 틔워 꽃을 피우기까지의 온 과정을 담아냈다. 그 치열한 한살이를 알아야 꽃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보석같은 명작을 발굴하는 WORLD CLASSIC 시리즈
월드 클래식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는 세대를 뛰어넘어 사랑을 받고 있지만 유독 한국에만 잘 알려지지 않은 명작을 발굴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나비의 탄생을 다룬 창작그림책
머나 먼 곳에 나비요정들이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궁전에서 살아가고 있어요. 나비요정 아이들은 작은 애벌레 동생들과 다른 친구들과 함께 하루 종일 즐겁게 춤추고 노래하며 놀며 지내요. 나비요정 아이들은 봄날이 오기만을 기다려요. 그때 비로소 날개가 생기기 때문이죠. 날개를 받기 전에 궁전에 있는 형형색색의 꽃들에 관해 배우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