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끔씩 탐이 날 정도록 관심책이 보일 때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가격이 만만치 않은 책이라는 것.
그것도 여러권이 아니라 한권의 가격.
그래서 꾹 참아 보지만 자꾸 눈에 보이는 건...
인연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렇다고 여러권 살 수 있는 가격으로 한권을 구입하는 것도 그렇다.
탐이 나지만
관심은 가지만
궁금하지만
보고싶지만
참아본다는 것.
그래도 안 되면 허벅지를 꼬집는 방법.^^;;
그래도 안 되면 눈 딱 감고 질러 버리는 것 ㅡ 이 아니라 더 참아본다는 것.
그래도 안 된다면 나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
그 문제라는 게 책 욕심이라는 것.
궁금증은 참을 수 없다는 게 또 문제라는 것.
무슨 문제가 이리 많아..^^;;
이러다 언젠가는 구입하고 말 것 같다는 게 제일 문제라는 것.
저자 해럴드 맥기는 ‘주방의 화학자’ 또는 ‘요리의 과학자’로 불린다. 평생 요리를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일, 그 연구 결과를 가정과 레스토랑의 주방으로 돌려보내 접시에 구현하는 일을 해온 세계적인 과학자이자 저술가이다. 이 책의 상당 부분이 음식과 요리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 가능한 이유이기도 하다. 경희대 의학대학원 교수이자 생화학자인 강철훈 교수는 “요리 과정에 깔려 있는 수천 년 동안 집적된 지혜의 집약, 거기에 대한 체계적인 과학적 해석의 엄밀함은 이 책의 독보적인 매력”이라고 평하고 있다.
이 책의 큰 장점은 지식의 방대함에 있다. 그렇다고 전문적 지식을 겸비해야만 이해할 수 있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저자가 문학 또한 전공했던 배경 탓인지 여러 주제와 소재를 씨줄과 날줄로 엮어내는 솜씨가 뛰어나다. 무엇보다 ‘백과사전’식 건조함이 아니라 여타 교양 책에서 보여주는 친절함에 대해 읽는 재미까지 더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예술적인 사기꾼들의 위조 음모와 기술, 위조 범죄의 동기와 사기 행각의 아이러니한 결과들. 르네상스 시대 이후 오늘날까지 성공한 위조 범죄와 실패한 사례를 골라 천재성, 자존심, 복수, 명성, 기회주의, 돈, 권력 등이 뒤얽힌 배경을 파헤친다. 유럽과 북미를 오가며 드라마틱한 위조 범죄 사례를 추적, 연구해 예술품 위조의 심각한 위험성을 알리는 저자의 전문성이 돋보인다.
미술품 위조는 생명을 위협하지도 않고, 부유한 개인과 얼굴 없는 기관에만 피해를 주기 때문에 웬만해선 피해자도 드러나지 않는다. 심지어 대중은 위조꾼들에게 관대하다. 놀라운 위조 기술에 탄복할 뿐만 아니라 밉살스런 부자를 벌한 의적인 양 박수를 보내기도 한다. 이 책에 등장한 위조꾼들은 처벌 이후 오히려 당당하게 책을 쓰고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하면서 명성을 누리기까지 했다.
장영란, 김광화 부부가 농사를 지으며 만난 60가지 곡식꽃, 채소꽃을 글과 사진으로 남긴 9년간의 기록이다. 저자는 우리 밥상에 매일같이 올라와 사람을 먹여 살리는 이 꽃들을 ‘밥꽃’이라 이름 붙이고, 사람의 ‘목숨꽃’이라 여겼다. 이들의 지극하고 유별난 밥꽃 사랑은 단순히 꽃을 즐기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밥꽃이 어떤 과정을 통해 사랑을 하고 꽃을 피우는지, 내가 키우는 밥꽃(농작물)은 언제 어디서 들어왔는지, 이들의 가계(家系)는 어떻게 이어져왔는지 등 공부하는 과정이 뒤따랐다. 또한 한자와 우리말이 뒤섞여 어려운 식물 용어를 되도록 한글말로 (한자가 더 알아듣기 쉬울 때는 한자로) 정리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쳤다.
삶의 중반에 이르러 심리학과 수필을 동시에 접한 번역가이자 심리학 강사인 추선희의 두 번째 산문집이다. 저자는 힘들이지 않고 입술에서 새어나오는 두 단어, 시시와 미미에게 각별한 애정을 표시하며 그러한 풍경들이 삶의 전경이 되는 순간을 포착하고 되새김질하면서 자신과 주변의 삶을 들여다본다.
그 안에는 알거나 모르는 사람들의 무심한 말과 행동이 있고 고구마와 양파장아찌를 먹는 시간이 있다. 아파트 뒷문과 곰팡이꽃 이야기가 있고 방마다 다른 모습의 먼지 이야기가 있다. 앉는 일과 걷는 일에 대한 숙고가 있고 애교 없음에 대한 항변이 있다.
무릎 꿇게 하는 세상에서 상처 받은 이들의 버팀목이 되고자 하는 심리기획자 이명수. 그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를 위한 심리치유공간 '와락'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위한 '치유공간 이웃'까지, 정혜신 박사와 함께 사회적 재난 현장에서 그들의 고통을 함께 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러한 재난 상황뿐 아니라 실상 모든 개인의 일상에서도 '마음 속 지옥'을 경험하고 있음을 목격했다.
이에 이 책의 영감자인 정혜신 박사와 깊이 소통하며, 그동안의 다양한 현장 경험과 치유적 통찰을 통해 마음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이드를 <내 마음이 지옥일 때>에 담아냈다. '마음 지옥 탈출 가이드'임을 표방하는 이 책에서 답답한 고통의 미로를 빠져나가기 위한 핵심 열쇠는 바로 '시(詩)'이다.
첫사랑만큼이나 잊지 못할 비행의 설렘에 끌려 747기 조종사가 된 저자가 첨단 기술과 복잡한 현대 사회를 상징하는 인류의 가장 찬란한 공학적 발명품 속에서 비행의 숨은 세계를 이야기한다. 알랭 드 보통에게 하늘의 시인이라고 극찬을 받은 저자 마크 밴호네커는 고색창연하고 고요한 비행의 아름다움을 감미롭게 표현한다.
평범한 직장인에서 어린 시절의 꿈을 찾아 조종사의 길을 들어서기까지 한 개인의 여정과 747기 조종사만이 경험할 수 있는 비행의 내밀한 세계를 역사, 과학, 문화의 다양한 이야기 속에 녹여내며 이성적으로, 또 감성적으로 비행을 사유했다.
2010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해 독보적인 소재와 자신만의 끈질긴 수사로 이야기를 만들어온 소설가 윤해서의 첫번째 소설집. 단편 '테 포케레케레'에 나오는 시간합창이라는 뜻의 코러스크로노스는 재건축이 결정되기도 전에 무너져버릴 듯한 허름한 건물 어딘가에 있는 공간이다. 실제 화장장이 있기도 한 이곳은 무엇이든 다 태워버릴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테 포케레케레' 외 다섯 편의 작품에도 다양한 공간들이 등장하는 덕분에 윤해서가 쓰는 이야기의 상당수는 여행 서사로 읽힌다. 여기의 모든 존재자들은 언제나 여행 중으로 서로에게 일시적으로 도착하고, 떠나보낸다. 그러나 작별은 모두 작은 죽음과 같아서, 미처 눈을 마주치지 못한 채 인사 없이 떠나보내는 일이 많고, 이런 비애의 감정이 작품 전반에 깔려 있어 순간순간 울컥하게 만든다.
10개 구단 400명을 완벽히 분석한
‘오리지널’ 프로야구 가이드북
총 3부작으로 구성된《중국인 이야기》는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60여년간의 중국 현대사를 한 사람의 인생 역정을 통해 조명함으로써, 여태껏 아무도 보지 못했던 중국 사회의 내면을 낱낱이 드러내 보여준다. 그동안 한 번도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았던 중국 현대사의 내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해낸 자전적 만화라는 점에서 프랑스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작가인 리쿤우가 공동작가인 프랑스인 필리프 오티에의 도움을 받아 4년여의 작업 끝에 2009년부터 2011년에 걸쳐 차례로 낱권이, 2015년 합본판이 출간되었다. 1권은 프랑스 언론인비평가협회가 뽑은 그해 최고의 아시아 만화 5권 중 하나로 선정되었으며, 벨기에 국립만화센터의 그해 전시할 대표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권은 케데불(Quai des Bulles) 만화제의 우에스트프랑스 상(LE PRIX OUEST-FRANCE)과 뛰어난 역사 만화에 대해 주는 샤토드슈베르니 상(Prix Chateau de Cheverny)을 수상했다.
손세희 장편소설. 평범한 시골 귀족 소녀 스칼렛. 열여덟 살이란 어린 나이에 헌팅턴 공작의 약혼녀가 되었으나, 공작에겐 그녀보다 어린 정부가 있었다. "그 여잔 임신 기계일 뿐이야." 결혼식 날 들어야 했던 잔인한 말에 조용하고 수동적인 그녀 안에 감춰진 진짜 그녀가 깨어났다.
무엇을 위해 얌전한 꼭두각시로 자리를 지켜야 하나. 왜 그들이 바라는 대로 행동해야 하나. 그래, 감히 내 앞에서 목을 빳빳하게 들려 한다면, 나는 그 목뼈를 친히 꺾어줄 것이다. 아슬아슬한 줄 위에 올라탄 스칼렛. 그녀를 둘러싼 사랑과 음모, 그리고 궁중암투가 시작된다.
식물에 대한 기초지식부터 인문, 사회, 예술 등 인간 문화와 연계한 식물 이야기, 나아가 식물자원의 활용까지 그야말로 ‘식물의 모든 것’을 총망라한 교양서이다. 식물에 대한 기초 생물학적 이론으로 시작해 문학·음악·그림·건축 등 예술 속 식물, 신화와 전설, 세계 역사의 중요한 순간에 등장하는 식물에 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높이 백 미터가 넘는 거인 나무, 5000살 가까이 된 최고령 나무,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식물과 악취를 내는 식물 등 기이한 식물에 관한 흥미로운 일화와 영국의 큐 왕립 식물원, 미국 미주리 식물원, 독일의 베를린-달렘 식물원, 싱가포르 식물원과 호주 왕립 식물원 등 세계 각지에 있는 유명한 식물원도 소개되어 누구든 부담 없이 쉽고 재밌게 식물에 대한 교양 지식을 얻을 수 있다.
2008년 12월 미당 선생의 모교인 서울의 중앙고등학교 교정에 선생의 시비詩碑 제작을 계기로 '미당 서정주 시회상'을 제정, 시상해 오고 있다. 서정주 시인의 작품과 정신을 기리기 위하여 제정한 문학상을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수상한 시인들의 수상작과 심사평, 수상소감, 그리고 시인들의 신작시를 실었다.
창비세계문학 54권. 나쓰메 소세키 대표작. '일본의 대문호' 소세키를 문학의 길로 이끈 작품으로, 잡지에 단발성으로 실은 글이 뜻밖의 인기를 끌어 장편연재로 바뀌었을 만큼 기지 넘치는 해학과 능청맞은 장광설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 이름 없는 고양이의 눈을 통해 제멋대로 우스꽝스러운 인간 군상을 그려내며 한바탕 웃음 뒤에 배어나오는 당대인의 고민과 슬픔, 인간의 근본적 비애를 담고 있다.
20세기가 막 시작된 일본, 중학교 영어 교사 쿠샤미 선생의 허름한 집에 눌러살게 된 고양이인 '이 몸'은 희한한 인간들의 행태와 크고 작은 소동들을 관찰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열 받기의 천재, 성질 나쁜 굴 딱지, 그래 봤자 방 안 퉁소에 불과한 주인 쿠샤미 선생과, 황당무계한 거짓말로 노상 사람들을 골려 먹는 미학자 메이떼이, '목매달기의 역학' '개구리 안구의 전동' 따위를 운운하는 젊은 이학사 칸게쯔 등은 시시때때로 드나들며 전쟁이니 개화니 하는 어지러운 세태에 초연한 듯 천연덕스럽게 만담 같은 대화들을 주고받는다.
로맨스소설
숨과 땀까지 얼어붙을 영하 61도의 혹한, 4개월 동안 해가 뜨지 않는 어둠의 공간, 끊임없이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남극 대륙에 발을 들인 최초의 탐험 역사에 살아 숨쉬는 한 인간에 대한 위대한 기록이 여기에 있다.
그 누구보다 남극 탐험을 많이 한 사람이자 극적인 생존 스토리의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톰 크린은 우리에게 낯선 이름이다. 특히 상상하기조차 힘든 극한의 상황에서 동료를 구하기 위해 썰매에 태운 채 무려 160km를 이동하고, 더 이상 이동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자 홀로 56km를 더 걸어가 구조를 요청한 일화는 경외감마저 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