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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파울로 코엘료 지음, 오진영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9월
평점 :
“꽃들은 우리에게 가르쳐주지. 영원한 건 아무것도 없다고. 아름다움도 시듦도 지나가고 새로운 씨앗을 남길 거야. 네가 기쁠 때나 아플 때, 슬플 때에도 그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어. 모든 것은 지나가고 늙고 죽고 새로 태어난다는 것을.”
“절대로 사랑에 빠지지 말아요. 사랑은 독이에요. 사랑이라고 부르는, 설명할 수 없고 위험한 그 무엇은 땅 위에서 당신이라는 존재를 완전히 쓸어버리고, 대신 그 자리에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는 모습만 남겨두지요.”
나는 내가 언제나 전사였으며 고통에 굴복하지 않고 계속 나의 전투를 치러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 전투들은 삶의 일부였습니다.
"모두가 말했던 것만큼 아름다운 여인도 아니었지요." 검사가 말했다.
"그녀는 양심과 연민이 철저히 결여되어 남자들을 조종하고 파괴하여 최소 한 명을 자살로 내몰았습니다.
내 앞에 있던 여인은 육체도 영혼도 모두 스파이였습니다."
이제 그만합시다. 남은 평생 나를 따라다닐 게 분명한 일을 곱씹어봐야 아무 소용 없습니다.
나는 당신과의 작별을 슬퍼할 것이고, 내가 불분명한 어느 시점에 저지른 실수나, 전시의 정의와 평화로운 시기의 그것이 동일하다고 여겼던 착각에 대한 부끄러움을 숨길 것입니다. 나는 이 십자가를 지고 가겠지만, 상처가 아물도록 염증이 생긴 부위를 건드리지 않으려 합니다.
불행히도 오늘 일어난 일은 어제도 일어났고 내일 또 일어날 것입니다. 세상이 끝날 때까지 계속되거나, 아니면 인간을 이루는 것은 인간이 생각하는 것만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육체는 쉽게 지친다 해도 영혼은 언제나 자유로우니, 언젠가는 우리가 세대를 거듭하며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이 지옥의 수레바퀴에서 헤어나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비록 생각이 늘 제자리에 머문다 해도 그보다 더욱 강한 힘이 있으니, 우리는 그것을 사랑이라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