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아트 저널리스트 김홍도 - 정조의 이상정치, 그림으로 실현하다
이재원 지음 / 살림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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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   “정치는 어느 한쪽으로 기울면 피를 보게 되니 서로 힘의 균형이 맞추어졌을 때 비로소 나라가 안정된다 할 수 있다. 첫 그림에서 본 개처럼 집 밖을 나가 경계 없이 날뛰게 되면 집에 도둑이 들고 화를 입지 않겠느냐? 그러니 주인인 내가 그러지 못하도록 단단히 묶어두고 본분을 망각하지 않도록 단속을 잘해야 하는 것이다. 두 번째 그림에서는 배부른 개가 자기 몸을 긁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스스로에게 만족하다는 얘기일 터 백성도 다를 바가 없다. 궁핍함 없이 저마다의 삶에 흡족하니 이럴 땐 군주가 관여할 바 아니다.”

세손   “소손, 할바마마의 깊으신 뜻을 가슴 깊이 새기겠사옵니다.”

 

-영조, 그림 속의 개를 꾸짖다 

 

 

정조   “내가 보고 싶었던 그림들이 바로 이것이다. 놀라는 얼굴 표정을 곁에서 보는 듯하고 밥 한술과 한 사발 탁주에 만족해하는 너털웃음 소리가 생생히 들리는 것 같구나. 길거리에서 송사를 벌이는 장면에서는 어떤 판결이 내려지는지 한번 참견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이처럼 서로 부대끼며 백성들과 함께 살아가는 수령이 있으니 과인이 바라던 바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움직임까지 이토록 자세히 읽어내고 그려내다니, 마치 백성들이 그림 속으로 걸어 들어간 것 같구나. 더욱이 표암이 유려한 필치로 느낌까지 적었으니 그 강평이 날카롭게 풍자되어 읽어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기만 하다.”

강세황   “전하께서 풍속화를 보시고 이리 즐거워해주시니 소신 몸 둘 바를 모르겠사옵니다. 이 노상송사의 핵심은 형리에 두고 있사옵니다. 갓을 삐딱하게 쓴 것으로 보아 치기가 어느 정도 올라 있는 모양이옵니다. 수령이 탄 가마 앞뒤로 수행인들이 물건을 이고 지고 있어 행색이 초라하지 않으나 판결문을 적고 있는 형리는 취기가 오른 듯해 판결문을 기술하는 맡은 바 소임을 다할 수는 있을까 걱정되어 조금 강평을 하였사옵니다.”

 

 

- 서민들의 숨결을 그려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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