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길 거예요, 좋은 일 - 찹쌀독의 보통날
배성규 글.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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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는

겹겹의 의도가 숨겨져 있다.

 

 

피곤해.

이제는 익숙해질 법도 한데

 

 

세상의 시계는

늘 나보다 한 발짝 앞서 움직인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시작한 오늘처럼 거울에 비친

 

 

나는 정말로

평범하기 그지없다.

 

외모,

취미,

그리고 성격까지.

하지만 그래도

우리의 인생이 흥미로운 것은

 

 

평범한 일상을

특별한 반짝임으로

 

 

빛나게 해줄수 있는

반전들이

"여보세요?"

"뭐해? 자고 있었어?"

 

"웬일이래, 니가 이 시간에 전화를 다하고. 무슨 일 있냐?"

"그냥 뭐, 나 걔랑 어제 헤어졌어."

 

"잘했어, 임마. 어차피 헤어질 거 미련하게 붙잡고 있느니

아니다 싶을 때 빨리 정리하는 게 낫지 뭐. 질질 짜지 말고 또."

"드라마 찍냐? 울기는! 홀가분하고 좋네!"

 

 

"야, 혼자 청승떨지 말고 나와. 술이나 한 잔 하자."

 

 

함께 있으면 달달한 애인보다

가끔은 편하게 불러내 술 한잔하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더 고맙고 그리울 때가 있다.

무심코 가게 앞을 지나가는데

30년 세월 동안 뭉근하게 끓는 팥을 뒤적이고

밀가루를 반죽하느라

이제는 제법 낡아버린 오븐으로

빵을 굽고 있는 할머니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도 냉장고를 열면

언제나 엄마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세월이 흘러 나도 어른이 되었고,

어느 날 다시 냉장고를 열었는데

그 안에 엄마가 놓아둔 리모컨이 들어있었다.

조금 피곤해도,

미련이 남지 않는

오늘이 더 좋으니까.

커피 한 잔,

햇빛 한 점.

 

 

햇빛이 따스하게 반겨주는

어느 오후,

 

 

준비물은 비스킷과 만화책,

그리고 향긋한 커피 한 잔!

귓가를 간질이며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과

 

 

나른한 오후에 취해,

또 다른 생각에 잠긴 채 꿈을 꿔

햇살은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모든 것을 이해한다고 말한다.

 

 

어떤 내일이 올지는 몰라도

어쩌면, 아니 다시 오지 않을

지금 이 순간을 즐길래.

따뜻한 라떼와 달콤한 도넛과 함께하는 시간.

달콤한 나의 시간.

 

 

치킨과 맥주와 함께하는 주말 저녁,

나가지 않길 천만다행이야!

봄, 사랑

그리고 벚꽃

 

 

봄바람에 벚꽃이 흩날리는

한적한 오후 2시,

무작정 걷고 싶어서

공원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사람들은 가벼운 옷차림으로

저마다 봄을 만끽하고 있었다.

꽃잎점

 

 

내 마음을 너도 알까?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

아닌 척하려 해도 숨길 수가 없더라고.

어제 분명히 날 보고 웃었는데,

무슨 의미일까? 궁금해 죽겠네.

 

 

꽃 잎 하나, 아마도 이건 사랑일까?

꽃 잎 둘, 말할까? 말까?

꽃 잎 셋, 내 마음 알까? 모를까?

 

 

오 젠장.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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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8 17: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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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8 18: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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