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문장들 - 뜯어 쓰는 아트북
허윤선 지음 / 루비박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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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이 그렇듯

나도 젊었을 때는 젊은 나이에 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 안에 너무나 많은 젊음.

너무나 많은 시작이 있었으므로.

끝이란 것은 좀처럼 가늠이 안 되는 것이었고

또 아름답게만 생각되었다.

서서히 몰락해가는 것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그것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지금 나는 백 살이다.

그리고 아직 살아있다.

 

모니카 마론, <슬픈 짐승>

우리 내부에 위치한 장소들의 문을 열어주는 존재로 남아 있는 한

독서는 우리의 삶에 유익하다.

반대로 독서가 정신의 개인적인 삶에 눈을 뜨게 하는 대신에

그것을 대체하려 할 때 위험해진다.

 

마르셀 프루스트, <독서에 관하여>

여기서는 시간을 헤아리는 일이 통용되지 않습니다.

여기서는 1년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심지어 10년도 아무것도 아닙니다.

무릇 예술가라고 하는 존재는 세지도 헤아리지도 않아야 합니다.

예술가는 나무처럼 성장해가는 존재입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진보와 사업이 없는 거리는 적막하다.

몰려왔다 끌려 나가는 파도가 바닷물 속에 박힌

통조림공장 기둥에 부딪히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위대한 평화의 시간이자 버려진 시간이며,

짦은 휴식의 시기다.

 

존 스타인벡, <통조림공장 골목>

"난 미친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아." 앨리스가 말했다.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어. 여기 있는 우리는 모두 미쳤거든.

나도 미쳤고, 너도 미쳤어." 고양이가 말했다.

"내가 미쳤는지 어떻게 알아?"

"넌 틀림없이 미쳤어. 안 미쳤으면 여기에 왔을 리가 없거든."

 

루이스 캐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그녀는 여전히 너무나 아름답고 예뻤다.

하지만 그녀는 마르고 모든 것이 창백해 보였다.

마치 긴 병을 앓고 난 사람 같았다.

처음에 이 오랜 친구는 그녀를 동정할 뻔했다.

그러나 열심히 뭔가에 몰두하고 있는

멜랑콜리한 이마가 풍기는 깊은 고요는

동정심보다 존경심을 불러일으켰다.

 

조르주 상드, <폴린느>

나는 이집에서 혼자였다.

나는 이곳에 갇혀 지냈다. 물론 두렵기도 했다.

그러다가 이 집을 사랑하게 되었다.

이 집은 글쓰기의 집이 되었고 내 책들은 이곳에서 탄생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

시간은 모든 것을 파괴했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을.

그러나 시간은 또한 우리가 싫어하는 모든 것,

모든 사람들, 우리를 증오하는 모든 사람들, 그리고 또 고통,

심지어 죽음까지도 파괴하는 장점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결국 시간은 우리들 자신을 파괴함으로써

우리의 모든 상喪과 모든 고통의 원천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다.

 

미셸 투르니에, <외면일기>

그러나 테스는 아직까지도 희망에 가득 찬 삶의 고동이

몸속에서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다.

아픈 기억 같은 건 묻어 둔 채 외딴 곳에 가서 살면 행복해질 것 같았다.

모든 과거와 슬픔을 잊을 길은 그것들을 깨끗이 매장해 버리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선 말로트 마을에서 떠나는 도리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토마스 하디, <테스>

우리의 '공부 못하는 학생들'은 학교에 결코 홀로 오지 않는다.

교실에 들어서는 것은 한 개의 양파다.

수치스러운 과거와 위협적인 현재와 선고받은 미래라는 바탕 위에

축적된 슬픔, 두려움, 걱정, 원한, 분노,

체워지지 않는 부러움, 광포완 포기, 이 모든 게 켜를 이루고 있는 양파.

 

다니엘 페낙, <학교의 슬픔>

그런데 어늘 그의 기대와는 달리 기억들의 질서가 엉망진창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기억들이 모두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걸 원할 때 찾아낼 수 없게 된 거지요.

처음으로 사귄 여자 친구를 찾아보려고 할 때 그는

개간되지 않는 땅처럼 펼쳐진 유년시절을 만나게 되고,

개가 물어뜯어 놓은 신발 한 짝을 보게 되겠지요.

 

카를로스 마리아 도밍게스, <위험한 책>

산책을 자주 하고 자연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예술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이다.

화가는 자연을 이해하고 사랑하여,

평범한 사람들이 자연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가르쳐주는 사람이다.

화가들 중에는 좋지 않은 일은 결코 하지 않고,

나쁜 일은 결코 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

 

빈센트 반 고흐,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내가 생각하는 완전한 행복이란

저녁이면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있는 집으로 돌아올 걸 알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온종일 햇볕 따가운 정원에 앉아 책도 읽고, 글도 쓰는 거예요.

매일 저녁 그 사람이 올 거라고요."

 

애니타 브루크너, <호텔 뒤락>

아버지가 이겼다. 또 아버지가 이겼다. 언제나 아버지가 이긴다.

하지만 결국에는 아버지도 진다. 우리 모두 언젠가 진다.

 

데이비드 실즈,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나는 고양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

어디서 태어났는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나쓰메 소세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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