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윤님의 <발칙한 늑대> 현대물로설~

 

맞선에 나간 어린양, 김다혜. 문제의 맞선 날 이후, 기묘하고도 불편한 그와의 만남은 결국 대형 사고를 불러일으켰다. 그런데 그가 돌변하자마자 사나운 발톱을 드러낼 줄이야. "요 근래 내가 들었던 말이 무슨 말인지 아나?" "뭐, 뭔데요!" "네 거기는 안녕한가." 상상하고 싶지 않은 일이 기어코 일어나고야 말았다.

 

 

 

 

 

 

 

 

링고님의 <완벽한 관계> 현대물로설~

 

바람이 기분 좋게 뺨을 간질이는 날,
가은은 드디어 바라고 바라던 독립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낡디낡은 트렁크가 모든 걸 망쳐 버렸다!

트렁크가 활짝 열리더니
그 안에 들어 있는 옷이며 속옷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3층 계단참 주변에도, 저 아래 2층에도
낯선 남자의 머리 위에도 내 속옷이 얹혀져 있었다.
모던한 슈트를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는 남자는
또렷한 이목구비로 위압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죄송해요. 저…… 다치지 않으셨어요?”
가은은 손가락으로 남자의 머리를 가리키며 물었다.
“…….”
얼굴이 저절로 붉어지는 게 느껴졌다.
저 얇디얇은 속옷 한 장에 맞아 다쳤을 리 없잖은가!

첫사랑의 추억이 얽혀 있는 트렁크는
과연 그녀를 누구에게 인도할까?

 

김태진님의 <모악산> 역사소설~ 관심책~

 

500년 왕조와 봉건이 무너진 조선 말기부터 6.25전쟁까지 김 참판 일가와 이 진사 집안에 얽힌 기막힌 인연을 그렸다. 풍요로운 선비의 고장에 불어 닥친 동학혁명과 천지개벽의 회오리는 전주에 뿌리를 내리고 살던 두 집안의 문중을 무너뜨리고 하루아침에 평민으로 전락시켰다.

엄청난 역사의 격랑 속으로 함몰되면서도 삶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전주사대부 후예들의 이야기가 액자소설인 <갑오국>과 소설의 주인공인 소년 금아의 시선으로 엮이며 한 편의 대하드라마처럼 생생하게 펼쳐진다.

전주땅에 있던 사대부 후예들의 운명도 이에 다를 바가 없었다. 하루아침에 영지를 잃은 그들 또한 이 세상 어디에도 발붙일 곳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제껏 생산을 모르고 살았던 그들이 왕조와 봉건이 무너진 이 땅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능력은 전무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이 땅의 왕족이든 권문세족이든 들녘에 뒤집혀진 자운영의 운명과 다를 바가 하나도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서쪽 하늘에 비낀 석양이 유난히도 아름답고 황홀하듯이 모름지기 세상사 끝자락이란 모두가 다 이토록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것이 아니던가.

완산고개에서 내려다보이는 전주는 하얀 쟁반 위에 소담하게 그려진 한 폭의 그림처럼 조용하고 아름답게만 보인다. 바라보고 있던 김 참판은 감회가 새로워진다. 조상 대대로 살아오던 이곳 전주땅을 이제 떠나야 한다는 것이 김 참판에게는 그렇게 마음에 걸리고 눈에 밟히나 보다.
"전주는 언제 보아도 참 아름다운 곳입니다."
좌윤대감이 김 참판 옆으로 다가서며 탄복을 한다. 그 말에 김 참판은 서둘러 표정을 바꾼다.
"한양에 살고 있는 좌윤의 눈에도 그리 보이시는가?"
"여부가 있겠습니까. 한양이 비록 상감께서 기거하시는 곳이라고는 하나 평화스럽고 아름다운 것은 이곳 전주와는 비길 바가 아니지요."
"좌윤 말씀이 맞다네. 세상천지에 전주만큼 곱고 인정이 넘치는 곳은 다시없을 것이네. 그러나 저런 아름다움이 항상 그대로 이어지기만 한다면야 얼마나 좋은 세상이겠는가. 요순(堯舜)이 부럽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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