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보고싶은 역사소설이 나왔다.
나중에 꼭 봐야징~
성인규님의 <허임> 역사소설, 한국소설~
장악원 악공이었던 허억봉은 자신의 말실수로 인해 목숨을 잃을 위기에 놓이고, 야반도주하여 숨어 지낸다. 그의 아들 허임은 술만 마시고 가정은 돌보지 않는 아버지를 원망한다. 아버지 대신 돈을 벌던 어머니가 쓰러지자, 사방팔방 용한 의원을 찾아 헤매이지만 천한 신분과 가난 때문에 그 누구 하나 거들떠 보지 않으려 한다. 그러던 중 약재를 찾으러 간 노비촌에서 우연히 마소를 돌보던 노인을 만나게 되고, 그를 통해 침구술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된다.
박소연님의 <적월> 시대물로설~
아직 어렸던 사내를 만났다. 야만족의 왕. 전쟁의 패자. 쏟아졌던 야유와 조소 속에 덩그러니 서 있는 것이 불쌍해 자비를 베풀었다. 그것이 배신이 되어 돌아오고, 그녀는 사내의 땅으로 끌려갔다. 피. 연기. 비명. 불길. 새하얀 달마저 물들이는 듯한 붉음. 그것이 그녀에게 남은 사랑했던 고향의 마지막 기억. 그렇기에 은효은은 사내를 받아들일 수 없다.
홍라온님의 <월영후> 한국판타지로설~
‘결혼식은 있으되, 신부가 없네. 달의 그림자(月影)는 잡으려 해도 손에 잡히지 않는 법이요, 태양이 있는 하늘 아래에서는 자취를 감추기 마련이니.’
여성의 섬세한 글씨라기보다, 남성의 호쾌한 글씨에 가까운 글씨. 또박또박 적힌 그 글을 읽으며, 주위의 불안해하는 시선에 아랑곳없이 카이디안의 마음은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결혼식을 올리는 신랑임에도 전혀 행복하지 않던 그가, 아이러니하게도 신부가 사라지고 난 뒤에야 행복해지니 정말 세상사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크큭, 하핫, 하하하하하하하핫.”
이 난감하기 그지없는 상황에 오히려 큰 소리로 웃기 시작하는 용제를 바라보며, 모두들 당황하고 말았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카이디안은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과연 혈제였다.
이런 식으로 완벽하게 모두의 뒤통수를 친 뒤, 화려하게 자취를 감추다니 진정 대단한 여성이다.
사랑하는 왕이자 동생인 ‘태양’을 위해 스스로 ‘달의 그림자(月影)’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그녀.
결국 ‘자취를 감추는 쪽’을 선택한 모양이었다.
또한 동시에 신랑인 자신을 향해, 잡히지 않을 테니 자신을 잡으려 들지 말라는 선전포고까지 곁들였다.
‘혈제’답지 않게 너무나 쉽게 손에 잡힌다고 실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대했던 마음.
실망하는 마음이 녹아내리며, 기대의 마음은 부풀어 올랐다.
한동안 미친 듯이 웃던 카이디안은 씨익 웃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의 시선에 닿는 이마다 움찔하는 것이 보였다.
“그럼 결혼식을 진행하도록 하지.”
신부가 사라진 마당에 무슨 결혼식이란 말인가. 용제의 말에도 모두들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용제는 당당하게 웨딩드레스만 들고 결혼식이 거행될 예정이던 용신전의 본당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아연한 시선이 용제의 등에 꽂히던 가운데, 겨우 정신을 차린 용제의 보좌관이 입을 열었다.
“신부가 없이 무슨 결혼식을 올리려 하시는 겁니까, 전하.”
카이디안은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뒤를 돌아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용신전 밖으로 보이는 화창한 날씨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무척이나 즐겁다는 얼굴로 말이다.
양효진님의 <헤스키츠 제국 아카데미>~ 한국판타지로설
살랑거리는 꽃잎을 입에 집어넣었다. 달콤한 설탕 맛이 났다. 역시나 솜사탕이다. 사실 식당에 마법학부 교수님하고 애들이 와서 밥을 먹으면서 회의하는 걸 들었다. 올해 꽃은 솜사탕으로 하자고. 앞을 잘 노니는 꽃잎을 잡아 열심히 입에 털어넣었다. 고급설탕을 썼는지 끝맛도 좋다. 이게 다 등록금이다. 그러니 난 많이 먹어도 된다. 꽃잎 한 장에 1브론, 오, 그리 생각하니 즐겁다. 여기도 1브론, 저기도 1브론. 그렇게 난 총 57브론을 먹었다. 꿀꺽하고. 단맛이 입안에 감도니 기운이 난다.
‘올해도 적과 싸울 것입니다. 제발 이번에는 이기게 해주시옵소서’라고 빌었다. 누구에게? 신에게. 적이 너무 강해서 신의 도움이라도 좀 받아야겠다. 내가 아는 문제만 쏙쏙 나오게 해주시면 참 좋을 텐데. 공부는 열심히 할 테니 족집게처럼 딱딱 시험지를 만들어달라고 그리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