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들어가기전 벤치에 앉아서 숨 좀 돌리고 있었다.

병원은 나와 맞지가 않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병원을 멀리하려고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10분쯤 앉아 있다가 들어가려고 하는데 눈에 비둘기들이 보였다.

비둘기들 중에 유난히 내 눈길을 끈 비둘기 한 마리

홀로 따로 떨어져 있는 비둘기 한 마리

자세히 살펴보니 다리가 하나뿐이다.

하나뿐인 다리로 서 있는 비둘기

참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

사진을 찍는데도 사람이 무섭지 않은지 가만히 서 있기만 하고

물론 눈으로 나를 열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겁을 안 주려고 멀리서 찍었는데...

한쪽 다리로 서 있으려면 많이 힘 들텐데...

예전에도 불구가 된 비둘기들을 많이 봤다.

눈이 하나 없거나 날개가 부러지거나 양쪽 다리가 있지만

부러지고 상처가 난 있는 비둘기들...

먹이가 있었더라면 주고 왔을텐데...

 

마음이 안 좋다...

 

 

 

 

 

 

 

 

 

병원 볼 일을 보고 점심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배가 고팠다.

병원 맞은편은 바로 서문시장이다.

서문시장에만 오면 항상 먹는 메뉴가 있다.

바로 칼국수~

깨가 잔뜩 들어가 있고 나물과 양념~

우리집 식구들 모두 이 칼국수를 좋아한다.

앉는 의자와 의자로 식탁으로 사용한다.

시장안에 맛 나는 음식이 많지만 이 집이 참 맛 있게 한다.

한 그릇에 이천 오백원~

몇 년이 지나도 가격은 그대로다.

양도 푸짐하다.

김치도 맛 나고.

구수한 보리차도 맛 나고.

옆지기도 엄청 좋아하고...

칼국수를 다 먹고 옆지기가 좋아하는 어묵을 샀다.

 

 

칼국수를 먹는데 비둘기 생각이 어찌나 나던지...

괜찮을거야~

잘 지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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