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좀 앓고 있었는데 오늘 오전에 언니한테 전화가 와서 받았는데

아버지가 중환자실에 계시다는 것이다.

언니도 아침에 병원에서 연락을 받았단다.

병원으로 올래 하길래 갔더니...

 

중환자실에 들어가서 아버지를 보는데...

우리 아버지가 아니다...

언니는 맞다...

아버지를 보고 입을 맞고 통곡을 했다.

아버지 손을 잡고 눈물은 하염없이 흐르고...

 

아버지를 그동안 원망하고 또 원망했던 마음이 한순간...

주무시는 걸 한참을 들여다 보고

간호사가 나가야한다고 하길래 누워 계시는 아버지를 보는데...

아버지가 눈을 뜨셨다.

23년만에 보는 아버지...

 

아빠 나 왔어

막내 딸 순미야

나 알아 보겠어?

 

고개를 끄떡이시면서 우신다.

나를 보시면서 계속 우시는 아빠를 보고 나도 울고 언니도 울고...

 

뼈만 앙상하게 남아서...

암이 전체로 다 번져서...

현재 많이 안 좋은 상태라고 한다...

 

나중에 올께

자고 있어

순미 알아보지? 응?

 

고개를 끄떡끄떡

우시는 아빠를 두고 나오는 발걸음이 어찌나 무겁던지...

 

덕) 댓글 다신 분들께 답글을 못 달아서 죄송합니다.

정신도 없고 기운이 하나도 없어서... 너그럽게 양해 부탁드립니다.

나중에 따로 안부글 남길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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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미소 2013-03-17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라고 위로의 말을 해야할지...그저 후애님의 아픔이 느껴져서 눈물만 나옵니다.
제 아버지는 20년전에 오십도 안되셔서 과로사를 하셨죠..그래도 전 엄마, 오빠, 언니, 여동생이 있어서 그 슬픔을 잘 이겨냈는데, 지금도 자주 아버지 생각나서 웁니다. 잘해드리지 못한게 너무 죄송해서요..
힘내세요 그리고 빨리 건강을 회복해서 씩씩한 모습을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루하루가 항상 기쁨이고 축복이면 너무나 좋을텐데, 왜 항상 그 순간들은 잘 오지도 않고 그리 짧은지 모르겠어요
제가 정착하러 갈곳에 있는 친구는 천하장사인데, 아무리 힘이 들어도 그 친구랑 있으면 아플 틈이 없어요, 얼마나 사람을 들들 볶아대는지 아주 혼이 쏙빠져요..후애님 곁에 그런 분이 있으면 좀 낫지 않을까 싶은데...
친구야, 아프지마..

후애(厚愛) 2013-03-18 20:39   좋아요 0 | URL
아버님이 일찍 돌아가셨군요..
저희 엄마는 제가 태어나자마자 돌아가셨어요.
할머니가 키워 주셨는데... 할머니마저 오래전에 돌아가셨지요.
이제 아버지마저 잘못 되시면 저랑 언니만 남네요.
이사 잘 하시고 건강 챙기세요.
친구야, 고마워...

제 생일은 음력으로 3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