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두를 가꾸는 영감과 그 녹두를 몰래 따먹는 토끼 사이의 지혜 대결을 다룬 설화.
지략담(智略譚)에 속하는 동화로, ‘팥이영감설화’라고도 한다.
이 대결은 토끼의 승리로 끝나며 구전설화로 전해내려오고 있다.
옛날에 한 영감이 뒷동산에 녹두를 심어놓았다.
녹두가 잘 자라서 열매를 맺자 토끼가 내려와 몰래 녹두를 따먹었다.
영감은 토끼들이 자꾸 녹두를 따먹자 여러 방법으로 쫓아보았지만 효과가 없었으므로,
궁리 끝에 눈·코·귀·입·손 등 신체 곳곳에 가지가지 과일을 박은 채
녹두밭에 가서 네 활개를 펴고 누워 죽은체하고 있었다.
토끼들이 밭에 와보니 녹두영감이 죽어 있었으므로, 영감을 묻어주기로 하였다.
각각 영감의 몸의 한 부분씩을 잡고 양지바른 곳으로 옮겨갔을 때 갑자기
녹두영감이 벌떡 일어나 토끼를 잡으려고 손을 휘저었다.
놀란 토끼들이 다 도망가버리고 겨우 한 마리를 잡아 삶아먹으려고 솥에 넣고는
부싯돌을 찾으러 간 사이에 토끼가 뛰어나갔다.
마침 영감이 그것을 보고 재빨리 토끼 뒷다리를 잡았다.
토끼가 꾀를 내어
“할아버지, 토끼 다리를 잡지 않고 왜 울타리 다리를 잡고 있어요?”
하자 영감은 얼른 토끼 다리를 놓고 울타리 다리를 잡았다.
그러자 토끼는 “내 다리 여기 있다.” 하면서 달아나버렸다는 내용의 설화이다.
이 유형은 녹두영감과 토끼의 지혜 대결로 이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