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다 1
강경옥 지음 / 작은책방(해든아침) / 2007년 7월
절판


노모님의 병환이 길어지시고 늦게 점지 받은 귀한 손이 젊은 마님의몸이 약하신지라 출산이 염려되고 상감마마의 총애가 예전치 못하심 또한 가내에 화가 낀 바를 말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대감님도 그리 느껴 근심되시는 거겠지요.

그동안 올리신 백일정성의 성과가 나타난 것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 어제 소승 꿈에 대감님에 대한 것이 있었습니다.
그게 뭔가-.
바로 대감님 댁 뒷산에 승천을 기다리는 이무기가 있었습니다.
그 이무기가 대감님의 번성을 막고 있음이 틀림없습니다.

현재는 이무기지만 자신의 승천을 위해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그곳의 기운을 빨아들여 대감댁은 그 대가 끊길 우려가 있사오니 서둘러 그 이무기를 잡아 피를 마시고 몸을 고아드시면 병이 낫고 집안의 우환이 사라지리라 사료됩니다.

드디어 잡았어!
머리를 잘라!
엄청난 놈일세-.
어떻게 이런 게 여기 있었지?

왜냐-!
왜 나냐-.
...응?
왜 그러나.
어휴 굵기도 해라
몇 십년 목은 놈 감아.

왜 하필이면 나인 거냐-.

무슨... 소리 안 들리나?
아니-?

왜 오늘인 게냐-.
내일이면 나는 승천할 몸.
왜 하필 오늘인 게냐.-8~17쪽

기분이 좋진 않은데
괜히 영험한 거 건드린 게 아닌가 몰라.
그럴리 있겠나.
우의정댁에서 절에 백일정성 드리고 얻은 말씀이라던데.
오히려 우환을 방지하는 것일 것임세.
이런 게 뒷산 위에 계속 또아리 틀고 있다 생각해보게.
오리혀 섬뜩할세.
10년 넘은 마님의 지병에다가 태어날 아기씨에 대한 액땜 아닌가.
불심 깊으신 스님의 말씀이라던데 오죽하겠나.
이제 태어날 아기씨도 걱정 없겠구만.

우매한 인간들-.
자신의 일만 생각하여 사물의 소리도 듣지 못하는 자들-.
너희가 나를 즉살하였기에 너희는 바로 명을 담리할 거다.
그러나 나를 직접 잡은 네놈들보다 나를 필요로 하여 나를 사용한 자!
너희들은-
내 피를 마시고 내 몸을 먹은 너희들은-
그 피를 거슬러 내려가 그 대대손손 물려주리라-.
내 승천을 방해한 대가를...
그러나 알 수 없다.
왜 하필 나인 거냐.
왜 하필 나인 거냐.
왜 하필 오늘인 거냐.
나의 지성이 부족했는가-?
왜-.
왜-.

들으셨수?
들으셨수?
뱀장수 지동 아비와 개똥 아비가 급살 맞았다며.
갑자기 피를 토하며 죽었다는 거야.
에구. 그럼 지동이는 이제 에미도 없는데 완전 홀홀 단신 되었네.-8~17쪽

같이 뱀 잡으러 간 다른 사람들도 다 시름시름 앓으면서 오늘 낼 오늘 낼 하고 있다는 거 아녀.
그것뿐이게?
뱀의 피를 드신 마님 역시 돌아가셨잖여.
젊은 마님은 애를 산달보다 한 달이나 빨리 낳으셨고-.-8~17쪽

자자... 손손...

너희 자손 주위의 2명씩을 조심해라...-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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