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잔소리>

어릴 적 자주 잔소리하시는 어머니가 싫었습니다.

밥심이 있어야 한다고, 아침을 안 먹으면 학교에 가지 못했습니다.

감기에 걸려 오한이 나는데도

아무리 아파도 학교에 가서 죽어라.”

하며 살벌한 말도 서슴지 않으셨습니다.

정말 심각하게 진짜 엄마가 맞는지 생각했죠.

거기다 물 아껴 써라, 전기 아껴 써라 등등 절약을 어찌나 강요하셨는지요.

그런데 서른 중반을 넘기고 지금 그때 어머니의 가르침이 이상하게도 자꾸만 생각납니다.

요리가 좋아서 전공과 무관한 요리 공부를 하며 막연하게 레스토랑을 차려야지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요리 수업하고, 책 내고, 파티 음식인 케이터링을 하며 거의 1년간 정신없이 보냈는데 

우연히 내가 일하는 모습을 본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셨답니다.

그러고는 그런 정성이면 레스토랑을 차려서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더 정성껏 네 음식을 만들어라.”

하고 말씀하셨답니다.

그 말씀에 힘 얻어 꿈꾸던 레스토랑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준비 안 된 사장이었습니다.

개업한 지 1년 정도는 정말 날마다 지옥 같았습니다.

직원들을 어떻게 이끌지 몰랐고, 손님도 갑자기 몰려들다 뜸해지고……. 

그렇게 힘든 순간 가족이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좀 더 성의껏 음식을 만들어라, 진심으로 손님을 대해라 등등.

어머니는 또 잔소리하셨습니다.

그래도 단호한 잔소리가 어찌나 큰 힘이 되던지요.

그런 어머니가 아프십니다.

막내딸 걱정할까 봐 말씀하지 않으셨는데 어깨 인대가 끊어지고, 심장 수술도 했답니다.

나중에 사실을 알고ㅡ 울면서 손님이 주문한 고기를 구웠습니다.

나라 구하는 일도 아니고 어머니가 아프신데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자책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더 열심히 일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병원에 입원했는데도

오늘도 음식 정성껏 만들어라.”

자주 웃고 좋은 생각하면 정말 멋진 일이 생긴다.”

등등 끊임없이 격려 어린 잔소리를 늘어놓으셨습니다.

다행히 어느새 단골도 늘고, 마음 맞는 직원도 생겼습니다.

음식에 정성이 깃들었다는 칭찬도 듣습니다.

절약과 실천, 도전 정신, 참을성을 심어 주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날마다 더 열심히,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야지 다짐합니다.

 – 출처 좋은생각 김은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