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본디 귀신을 위한 음식이었다고 한다. 따라서 산사람의 경우는 음복(飮福)이라 하여 귀신에게 먼저 베푼 술을 일정한 의례가 끝난 뒤에 나누어 마시는 관습이 있었다. 우리나라 전통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데, 탁주(濁酒)·청주(淸酒)·소주(燒酒)가 그것이다. 탁주는 예로부터 농사일을 하던 사람들이 많이 마신다 하여 ‘농주(農酒)’라고도 불렀고, 술을 빚은 뒤 바로 걸러 마신다 하여 ‘막걸리’, 그 빛깔이 희다고 하여 ‘백주(白酒)’, 술맛이 달다고 하여 ‘감주(甘酒)’로도 불렀다. 청주는 ‘약주(藥酒)’라고 불리는데, 탁주와 달리 빛깔이 투명하고 정성이 더 들어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옛날부터 관혼상제(冠婚喪祭)의 의례용으로 가장 많이 쓰인 술이다. 소주는 고려 후기에 원나라를 통해 우리나라에 널리 보급되었고, 의례용으로 쓰이게 된 것은 조선에 들어와서 비롯하였다. 상례 때에는 처음 음식을 올리기 시작할 때부터 술을 따르고 음식을 바꿀 때에도 술을 치우지 않고 남겨 놓는다. 다만 아침과 저녁 제사 때 음식을 올릴 때에는 술잔을 치웠다가 밥을 올리고 나서 다시 술잔에 술을 가득 채워 올린다. 이 때 쓰이는 술은 대개 하룻밤 정도 숙성시킨 술을 쓴다고 한다. 또한 술이 마련되지 않았을 때에는 ‘현주(玄酒)’라고 하여 정화수를 올리기도 했다고 하는데, 이것이 관례가 되어 술과 함께 따로 올렸다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