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
- 생전 아랑의 얼굴 윤곽은 미인이다. 생전 옷차림도 예쁘다. - 머리는 산발하여서 얼굴 일부를 가리고 있다. 눈 한쪽은 머리에 가려 있지만 눈빛은 형형하게 빛난다. 입은 다물고 있을 때는 보통 입 모양을 하고 있지만, 말을 할 때는 피를 흘리며 이빨이 조금 나오고 발음은 또렷하지 않고 불명확하다. - 다리가 없는 것처럼 공중에 떠 있는 모습이다.
특징
- 우리나라 귀신은 시각적이다. 곧, 어둠, 등불 아래서 흰 옷에 푸른색이 퍼지고 푸른 얼굴에는 붉은 피가 있다. - 그리고 침묵이 아니라 말을 한다. 사람 소리가 아니라서 언뜻 들으면 불명확하지만 잘 들으면 내용이 있다. - 걸을 때 발자국 소리가 나는 경우와 안나는 경우가 있다.
출몰지역
경남 밀양이다. 아랑각이 있다. 그러나 ‘첫날밤에 죽은 원님’ 이야기가 전국에 널리 퍼진 것을 볼 때 전국적으로 분포한다고도 볼 수 있다. 바로 원귀의 해원과, 원님에 대한 기대가 전국적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이 아랑 원귀는 밀양이라는 특수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인기가 있는 보편적인 귀신 성격이라고 하겠다.
배경설화
(1) 줄거리 조선시대 경남 밀양 원님의 딸 아랑은 아름다운 처녀였다. 어느 날 달을 구경하자는 유모의 말에 따라 달구경을 나왔다가 그를 노리던 이방에게 대밭에서 살해를 당하였다. 죽은 아랑은 원귀가 되었는데, 직접 원수 이방에게 복수를 하지 못하였다. 원귀는 원한은 있으나 자기 힘으로 복수를 할 능력은 없어서 권세 있는 원님의 손을 빌려야 했다. 아랑의 부친인 원님은 딸이 행방불명된 후 상심한 나머지 원님 자리를 사직하고 서울로 떠났고 얼마 아니되어 죽었다. 그 후 밀양에 새로 부임한 원님들은 아랑이 원귀로 한밤중에 방에 나타나자 놀라서 죽는 일이 계속되었다. 죽을까봐 아무도 밀양 원님으로 가려고 하지 않자 용감하고 지혜로운 한 사람이 밀양의 원님으로 자원하여 밀양에 내려가게 되었다. 부임 첫날 밤 자지 않고 방에 앉아 있을 때 아랑 원귀가 출현하였다. 이 원님은 놀라지 않고 무슨 사연이냐고 물었다. 이에 아랑 원귀는 원수 이름을 직접 밝히지 않고 이름을 암시하는 물건(예컨대 흰 수건에 석삼 三자 쓰기 - 이방 이름이 백기삼이란 암시)을 주고 사라졌다. (청구야담(靑邱野談)에서는 범인이 “주기”라고 했다) 이 원님은 이방 이름이 백기삼 또는 주기인 것을 그로써 알아내어 범인 이방 백기삼(또는 주기)을 잡아 죽였다. 이로써 아랑 원귀는 새 원님의 손을 빌려 복수를 할 수 있었다. 아랑 원귀는 자신의 원한을 풀어준 새 원님에게 끝까지 도와주겠다고며, 앞으로 출세를 더 할 것이라 하고 사라졌다.
(2) 의미 이 설화는 이상적인 원님의 능력이 용기, 지혜, 정의감, 의지력이라는 것을 천하에 알림과, 반대로 원님이 겁약(怯弱)하며 우둔하고 목숨을 걸고 선정(善政)을 할 의지가 없다면 죽어 마땅하다는 뜻이 있다. 그리고 완전범죄는 없으니 언젠가는 죄가 드러나니 죄를 짓지 말라는 교훈이 있다. 또 사람이 억울하게 죽으면 그 억울, 결손(缺損), 미진(未盡)은 죽어서라도 반드시 충족, 해원(解寃), 완수(完遂)를 해 줘야 한다는 경고가 들어 있다. 이런 해결이 사람이 살아서 불가능하다면 죽어서라도 하여야 한다. 그래서 아랑 원귀 설화는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것을 교시(敎示)하는 셈이다.
기타
- 한국의 귀신은 복잡한 사고나 행동은 하지 못하나 복수, 보은, 사랑 같은 중요 주제에 대하여서는 직설적이며 강력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 불명확하지만 의사전달을 할 정도의 말을 한다. - 어둡고 붉은 색채를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