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칠순의 노모가 아들을 상대로 부양료 청구소송을 낸 일이 신문에 실린 적이 있다.
젊은 시절 남편을 잃고 고생끝에 성장시킨 아들로부터 무관심과 냉대를 받게 되어 일어난 사건이라 한다.
어린 왕자를 쓴 생텍쥐페리는 “부모들이 우리의 어린 시절을 아름답게 꾸며주셨으니 우리는 부모의 노년을 행복하게 꾸며드려야 한다.”는 명언을 남겼는데 이 말이 실로 무색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고 했다.

팔순 노모가 육순 아들에게 “차 조심하라”고 당부하듯이 자식은 그저 죽을 때까지 자식일 뿐이다.

필자에게도 77세가 되신 부모님이 생존해 계신다.
가까운 거리에 사시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말마다 찾아뵙곤 한다.
돌아올 시간이 되어 부모님 집을 나설 때면 어머니께서는 대문 앞까지 따라 나오셔서 먼발치로 자식이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고 계신다.
그 모습을 뵐 때마다 어머님의 자식사랑에 대한 감사함과 불효자식으로서의 죄송함으로 마음이 아려온다.

 

얼마 전 여론조사에 의하면 “자녀에게 고민이 생기면 당신과 상의할 것이라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아빠는 52%였다.
반면에 “고민이 생기면 부모와 상의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중고등학생에게 물어본 결과 ‘그렇다’고 대답한 학생은 3%에 불과했다.
이처럼 부모와 자식 간에도 마음을 열지 못하는 것이 우리 주변의 흔한 풍경이다.
어렸을 때부터 자녀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했다면 다행이겠으나 만약 그러지 못했다면 다음과 같은 노력을
통해 중년의 자녀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 보자.

 

첫째, 앨범을 활용하라.

아들(딸)이 방문할 때 자연스럽게 앨범을 꺼내놓았다가 옛날 사진을 함께 보며 대화를 나눠보라. 틀림없이 여러 가지 추억을 떠올리며 애틋한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아들(딸)이 기억하지 못하는 어릴 적 모습, 성장과정에 있었던 일화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줘라.

 

둘째, 선물을 하라

아들(딸)의 생일에 선물을 하라. 인간관계는 Give&Take(원래는 Give&Thank you)라고 하듯이 부모 자식 간에도 받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필자의 경우에도 생일 때마다 부모님이 작은 선물을 주시는데 송구한 마음이 들어 부모님의 생신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된다.

 

셋째, 먼저 연락을 하라.

아들(딸)에게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지 말고 먼저 연락을 하라. 전화, 문자를 통해 안부를 묻고 격려를 해 주고, 덕담을 들려줘라. 일주일에 한번씩, 5번만 하면 틀림없이 그 다음부터는 자녀에게서 먼저 연락이 오기 시작할 것이다.

 

넷째, 칭찬을 해 줘라

며느리(사위),손자, 손녀가 있는 앞에서 아들(딸)을 칭찬해 줘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구순 노모 앞에서 칠순 자식이 색동옷을 입고 춤추는 일도 생겨날 것이다.

 

다섯째, 미안하다. 고맙다는 말을 하라.

살아오면서 부모의 도리를 못한 점에 대해 미안하다고 말하라. 아들(딸)이 자식의 도리를 다해주는 점에 대해 고맙다고 말하라. 죽기 전에 사랑하는 아들(딸)에게 미안하다, 고맙다고 말하라. 틀림없이 아들(딸)이 더 많이 미안해하고 더 많이 고마워할 것이다.

 

인간관계는 노력이며 습관이다. 먼저 연락하고, 말건네고, 감사와 칭찬, 사과의 말을 건네고, 선물이나 도움을 주며, 함께 시간을 보내려 노력해야 한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쑥스럽겠지만 그것을 떨쳐버려야만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다. 자식은 죽을 때까지 내리사랑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다섯가지 사항을 꼭 실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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