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게 해준 남편에게

제 남편은 새벽을 달리는
화물트럭 운전기사 입니다.

눈 비비고 새벽 3시에 일어나
누룽지밥을 먹고 점심 도시락과
간식을 싸가지고 매일 12시간이 넘도록
운전대 앞에 앉아 운전을 하는
힘든 삶을 하는 남편입니다.

그러나 늘 여우같은 마누라와 토끼같은 아이가
둘이나 생긴 행복남이라고 외침니다.

 부부란 이름으로 함께 시작한지
2년이 좀 넘은 늦까기 마흔살의 부부랍니다.
둘 모두 한번의 아픈기억을 갖고
시작한 저희들이기에 남들의 따가운 시선에
서로의 각오가 남달랐죠.

지금 초등학생인 제 딸아이를
남편이 데려오라고 하여
작년부터 데려와 키우고 있는데
그 때 남편에게 느꼈던 미안,
아니 고마운 마음에 흘린 눈물은
말로 할수 없답니다
그런데 최근 그때의 고마운 마음을 느끼게 할
또 하나의 엄청난 일이 생겼습니다.

저에게는 지금 데리고 있는 딸 외에
아들이 한명 더 있는데
아들의 아빠가 재혼을 하였는데 같이 지낸지
5개월이 된 지금 아들이 새엄마에게 맞아
아동학대라는 기막힌 사연으로
현재 보육시설에 가있답니다.
아이는 현재 아빠에게 가기 싫다며
저에게 데리고 가달라고 울부짖고
아들의 아빠 또한 아이를 키울수 없다고 합니다.

전 결국 지금의 남편에게
이 모든 사실을 얘기하게 되었고...
남편은 며칠동안의 고민끝에
힘들고 어려운 저에게는
정말 고마운 결정을 내려 주었어요.

"그 어린애가 무슨 잘못이냐.
어른들의 잘못으로 아이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하지말고 우리가 데리고 오자.
그리곤 아들녀석도 딸아이처럼
최선을 다해 키워보자.
친자식처럼 내가 열심히 키우도록 노력할께"

남편이 이렇게 결정을 내려준 덕분에
이번 주말에 아들을 데리러
보육시설에 가기로 하였답니다.
제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고 나서부터는
길가에 핀 이름모를 들꽃도
아니 잡초들까지도
아름답게 보이게 되었습니다. 

 세상을 아름다운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준 남편에게 정말 고맙고,
제 아이들을 내 자식처럼
아니 우리의 자식으로 이쁘게 키워줄
우리 남편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오늘 저녘,
지쳐 돌아올 남편을 위해
따끈한 김치찌개와 소주한잔을 준비할랍니다.

사랑의 이름으로 행복하게
열심히 살아갈 우리가정을 위해
화이팅을 외쳐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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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MBC라디오 여성시대에서
스크랩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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