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아침 7시경 바보는 이상한 소리에 눈을 뜨게돼.
"뚱 탁(찌르르르) 뚱 탁 뚱 탁(찌르르르) 뚱 탁 따라라라 라 라 라이 라 후아 라라 라 루 하리라리라~~!!!
"으음...뭐 뭐야? 이소리..!?
잠이 덜 깬채로 게슴츠레 눈을 뜬 바보는 이내 무언가를 보게되지
"으음..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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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왜 이런게? 아우 시끄러 뭔 벨소리가 이래? "
바보의 발아래 쯤 놓여서 소음을 내는건 하나의 핸드폰이었어
일단 그 핸드폰을 움켜쥐고 전화기를 바라본 바보는 정신이 번쩍 들지
"그러고 보니 이거 뭐야? 누가 갖다 놓은 거지 ? 누..누군가 간밤에 들어온건가? 뭐지? 게다가 지금 이거.. 전화가 왔는데?"
발신자제한으로 전화가 오고있는 핸드폰을 바라보며 바보는 고민을 했어
"하..어쩌지 일단 지금 집에는 아무도 없는것 같고.."
잠시 집안을 빠르게 확인해보고 온 바보는 손에 움켜쥔 핸드폰을 보며 결심을 해
"좋아...후... 여보세요?"
.....
"....음 종필군 잠은 잘 잤나?"
낮선 쇳소리가 섞인듯한 노인의 음색이 수화기 건너편으로 들려오자 바보는 한기를 느껴
"누..누구시죠? 제 방에 어떻게 이 핸드폰이 있는거죠? 당신이 한건가요? 혹시 당신이 어제 편지를 보낸 사람인가요?
설마 그 전단지 알바생은 아니죠?"
이것저것 생각나는것을 다 물어본 바보
수화기 건너편에선 잠시 정적을 이루더니 이내 다시 쇳소리가 엉킨듯한 노인의 음색이 들려와
"후..하하하 너무 많아 너무 많다고...클클 일단 그 핸드폰을 자네에게 보낸건 나야 편지를 보낸것도 나고 클클클 전단지는 무슨소린지 모르겠구만"
"!! (이 사람이 바로 그..?) 잠깐 지금 그말이 사실이라면 대체 당신은 누구시죠? 절 어떻게 아시는거죠? 그 편지는 무슨 의미에요? 저희 아버지와는 어떻게 아는 사이시죠?"
봇물 터지듯 질문의 향연을 하는 바보의 말을 잠자코 듣던 정체모를 노인은 다시 또 잠시 정적을 이루더니 말을 시작하지
"클클클 재밌구만.. 내 다 대답해 줄수 있네 자네가 궁금해 하는 모든 것을...하지만 아직 아니야..내가 편지에 말하지 않았나 가능성은 봤지만 아직은 확신할순 없다고.."
편지의 뜻모를 소리를 그대로 말하는 노인
바보는 재차 질문을 하지
"뭘 확신할수 없다는 겁니까?"
"클클 자네도 금방 알수 있을게야 만약 내 생각이 맞다면..그걸 확인하기 위해서 내 자네에게 부탁을 하나 하지,, 음.."
잠시 숨을 고르던 노인은 이내 말을 이어갔어
"우선 자네가 어제 봤던 아르바이트 목록 중에 구월동에 있는 몽키브레스 라는 술집에 가보게. 거기 핸드폰이 있던곳을 잘 보면 아마 흰봉투도 하나 떨어져 있을 걸세 그 안에 있는 이력서를 들고 거기서 일을 시작하면 내 다시 연락을 주겠네 ..참 그리고 그 봉투에 현금도 좀 넣어뒀으니 그걸로 머리좀 깔끔하게 자르고 옷도 한벌 사입고 가라고 클클 그래야 합격하기 수월할거야"
난데 없이 바보의 취직 도우미 노릇을 하는 노인의 말을 들은 후 바보는 곁눈질로 아까는 경황이 없어 보지못한 흰봉투를 발견했어
"왜죠? 왜 내가 그래야 하죠?"
"클클 다 알게 될거야 너무 걱정말고 내가 말한대로만 해주게 난 자네를 도우려는 사람일세 그럼 내 또 연락하겠네.."
뚝.
자기 할말만 하고 뚝 끊어버린 노인의 전화..
멍하니 있던 바보는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하지
"(편지를 보낸 장본인이 이 노인인가? 여전히 뜻모를 소리만 해버리는구만.. 그리고 이것들을 어떻게 내방에 놓고 간거지? 우리집 문이 그리 허술한가..게다가 이 노인은 내가 어제 피시방에가서 뭘했는지까지 알고 있어..)"
거기 까지 생각이 미친 바보는 순간 오싹함을 느끼지
"( 만약 그 노인이 나를 해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언제 어디서건 할수 있을거야...)"
누군가에게 감시 받고 있다는 찝찝함은 갑갑함으로 더해져 바보의 가슴을 조여오는듯했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공허한 공간이 싫어 티비를 켜놓은 바보는
"후우...후우..."
심호흡을 하며 냉수를 한잔 따르고 있는데 티비속에서는 아침 뉴스가 하고 있었어
"오늘 새벽사이에 일어난것으로 추정되는 3번째 강간살인 사건이 이번에는 인천 부평에서 이뤄졌으며.........#$%"
"또 범죄구만...후...범죄라... 나는 누군가에게 감시받고 있고...세상이 참 ...무서워.."
"오늘의 날씨는 구름 없이 맑은 하늘로 가을 날씨 답게 선선함을 유지하...&**"
"그래도 다행히 날씨는 좋군...후우..좋아"
바보는 결심을하지
"그래 일단 해봐야겠다 지금 까지의 정황으로 봐서는 나에게 악의를 품은것 같진 않아.. 다만 감시를 받는것 같아 기분이 더러울뿐.. 시키는 대로 하면서 그 노인과 접촉할 기회를 만들어야겠어 일단 만나보고 판단하는거야,,"
나름의 해결책을 찾은 바보는 아까 발견했던 흰봉투가 눈에 들어오지
"이 안에..내 이력서와 돈이 있을거라고..?"
슬며시 꺼내본 봉투안에는 이력서로 보이는 종이 한장과 현금이 들어있었어
"아니? 이 색깔은???"
설마 5천원인가 싶기도 하지만 자세히 바라보면 신사임당이 날 미소짓게 해주는 5만원권 지폐... 그것이 정확하게 10장 들어있었지
"하나둘셋넷.....열 오..오십만원? 이 노인 이거 ! 수상한 사람이 아니라 천사였구만!!"
감동에 젖은 바보는 이내 이력서를 펼쳐본다
"............이거 순 뻥이구만... "
바보의 이력에는 고등학교까지는 같은 이력이었지만 인천소재의 대학 이력이 추가되있었지 게다가 동종업 아르바이트 경험 까지 적혀있었어
"이래도 되나,,? 휴학생 노릇을 해야하는건가.. 그나저나..일단 밥을 사먹겠어!!"
잠시 양심이 찔리던 바보는 양심보다 강한 식욕을 위해 돈봉투를 들고 외식을 위해 집을 나서
그리고 나서 바보가 고작 향한곳은 동네에 있는 김밥천국이지
"주문을 뭘할까 흐음...큭큭"
이내 손님이 몇몇 더 들어오고 혼자 싱글벙글 있는 바보를 의아하게 바라보는 사람도 있었지.
아무리 머리가 정상으로 돌아가고 이런저런 일이 있었다 해도 그는 20살의 어린 청년, 그리고 제대로 된 음식을 섭취하지 못했던 거지였던 한 청년일 뿐이었어
수상하긴 하지만 꽁돈을 쥐어주고 그덕에 먹고싶은것을 사 먹을수 있다는 행복감이 불안감과 의심, 걱정을 잠재우고 그를 콧노래 부르게 해주었지
혼자 신난 바보는 메뉴판을 정독하며 물을 한잔 마시고 이내
" 저기요. 여기 떡볶이랑 참치김밥이랑 오뎅이랑 짬뽕라면 주세요"
그간 먹고 싶었던 자기 나름의 풀세트를 시킨 후 열심히 먹어댔지.
식후 계산을 하고 문을 나서는 바보의 뒷모습은 매우 만족 스러워보였어
그런데
이를 바라 보는 이가 하나 있었지
"(후후..참 순수한건지 단순한건지 먹성은 좋구만 ..)"
부푸른 배를 부여잡고 바보가 향한곳은 목욕탕
그 이후로 미용실에 가서 머리도 자르고 백화점에 가서 옷을 사고 집으로 돌아온 바보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핸드폰을 부여잡지
"일단 그 몽키브레스 라는곳에 전화를 해봐야겠구나"
뚜~....뚜~.....뚜~...
세번 쯤 신호가 가고 수화기 넘어 40대 정도의 남자 목소리가 들려오지
"여보세요?"
"아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다름이 아니라 아르바이트 광고를 보고 연락 드렸는데 혹시 오늘 이력서를 내러 가도 될까요?"
"아 그러면 지금...이나 뭐 5시전 까지 와주면 좋겠네요"
"그렇다면 지금 가겠습니다. 그 혹시 찾아가는 길이 정확하게.."
" 허허 뭐 그러시 던지 오는 길은 구월동 문화의 거리에 킹콩 이라는 큰 호프집이 있는데 그 건물 1층 이니까 잘 찾아와요."
"넵 있다뵙겠습니다."
금방 집을 나서 도착한 몽키브레스에서 사장과 본 인터뷰는 순조로웠어
그냥 내일부터 당장 나오라는 얘기를 듣고 바보는 기분좋게 집으로 향했지
그 순간.. 다시 한번 벨이 울려...
"뚱탁(찌르르"
철컥
"여보세요!"
벨소리가 맘에 안들어서 바꿔야겠다 다짐하며 듣기 싫은 벨소리를 피해 얼른 전화를 받은 바보는 이젠 조금 익숙해진 목소리를 듣게되지
"클클 아르바이트취업을 축하하네 열심히 해보게나 내일 다시 연락하지.."
뚝..
"......이 노인네는 매너는 똥씹어먹었나 자기 할말만 하고 뚝 끊는거봐?"
하지만 노인덕에 먹은 식사와 자른 머리와 산 옷에 대한 행복감 덕분인지 그리 싫다거나 아침 처럼 깨름칙하진 않다고 느낀 바보는 자신이 합격 했다는 사실을 그가 어찌 알았는지 의심하는것 조차 망각했어.
그리곤 별일 없이 잘 잠들고 다음날 오후 5시 쯤 첫출근을 하게 되지
"음 왔는가 종필군 자 이 친구가 오늘 자네에게 이것저것 할일을 잘 알려줄거니까 잘따라다니고 음..그럼 오늘도 수고~"
뭔가 바쁜듯 누군가를 소개하고는 스르륵 사라지는 사장 옆엔 175정도로 보이는 적당한키에 사람 좋은 얼굴을 한 남자가 하나 서있었어
"하하 사장님이 바쁜가 보네 아무튼 반가워요 저는 '홍건휘'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매니져 일을 하고 있죠."
환하게 웃으며 바보에게 악수를 청하는 홍건휘라는 매니져의 살가움에 바보는 평소 겪어보지 못한 따듯함을 느끼며 손을 부르르떨며 악수를 받아주게되지
부르르르..
"? 응? 왜 그렇게 손을 떨고 계세요? 어디 아프세요?"
"아..아뇨 제가 사실 누구랑 악수를 처음해봐서.. 사실.. 엄청 어색해서..."
자기도 모르게 몸을 조금씩 비비꼬며 말을 내뱉는 바보를 보며 매니져라는 남자는 웃음이 빵터진듯 웃기시작하지
"하하하하하하 크크큭 아니 그게 크큭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에요 ? 몸은 왜그렇게 비비꼬고있어요? 크크크큭 "
그러다 그 남자는 바보와 눈이 마주치지
그 순간..
"(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