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 교도소에, 도저히 손 댈 수조차 없는 난폭한 사형수가 있어서 간수들도 매우 애를 먹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간수들은 교도소 내의 종교행사를 담당하던 신부님에게
그의 심성을 좀 고쳐달라는 하소연까지 하게 되었는데
그 신부님은 노련한 사람으로, 그와 독방에서 만날 때 성경 안에 작은 종이조각을 감춰두었다.
처음에는「교도소 안에서 시끄럽게 굴지마라 멍청아.
지금 너를 구하려는 작전이 진행 중이니까」라는쪽지를 남겨두었다.
사형수는 그것을 보고, 신부가 자신과 한 패라고 생각한 것은 물론, 자신의 보스가 구해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윽고 신부와 사형수가 만날 때마다 메모는 늘어갔다.
「작전은 순조롭다」또는「이제 곧」같은 내용의...그리고 마지막 날의 메모에는 이렇게 써 있었다.
「작전의 실행은, 마지막 순간예
사형수에게 있어서는 이 세상에서 마지막 날.
최후의 만찬을 먹은 후 신부에게 마지막 소원까지 말한 그는 웃는 얼굴로 전기의자로 향했고,
마지막으로 얼굴 앞에 커버를 씌우는 순간까지도 그는 웃는 얼굴이었다.
그가 죽은 후, 그 난폭하게 굴던 놈를 어떻게 그렇게 얌전하게 만들었느냐며
간수들에게 추궁당한 신부는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한 마디.
「저는 그에게「희망」을 주었습니다.」
2)
어느 공업 고등학교에서 아크 용접 실습을 했을 때의 일이다.
아크 용접의 경우 철을 대략 3000℃의 초고온으로 가열해서 가공하기 때문에
현장은 지옥같은 더위 속에 놓이게 되기 마련이다.
어느 한 학생이 그 더위를 참지 못하고 차광 안경을 벗고는 이마의 땀을 닦았다.
그런데 그 순간, 그는 직접 아크 용접의 불꽃을 봐 버렸다.
이윽고 수업이 끝나고, 이 학생도 집에 돌아갔다.
그는 시력이 나빠서 평상시 콘택트 렌즈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귀가한 그는 언제나처럼 콘택트 렌즈를 뺐지만···
그 순간 그의 시야는 어둠에 싸여서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되고 말았다.
3)
엄청난 빚을 지게 된 사람이
신흥 종교의 사제에게 상담 했다.
"제 인생은 이제 벼랑 끝입니다.이제 끝인가요?! 도와주세요?!"
사제는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저의 종교로 오시면 인생에서 한 걸음 앞으로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실화괴담][한국괴담]방에 켜진 불
대학교 2학년이 되고 4월쯤의 일입니다.
이제 막 졸업반이 된 저는 정신 없이 과제에 쫓겨 살고 있었습니다.
봄이라고는 해도 아직 해가 짧았던지라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향할 때는 언제나 해가 지고 어두웠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린 저는 집으로 향하면서 어머니와 통화를 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늦게까지 가게에서 일하시기 때문에 저는 항상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어머니께 전화를 드리곤 했습니다.
[네, 엄마. 지금 끝나서 집으로 가고 있어요.]
4년 전 아파트로 이사오면서 제게 생긴 습관이 하나 있는데, 우리 집이 보일 때 쯤이면 눈으로 천천히 1층부터 한 층 한 층 올라가며 집을 올려다 보는 것이었습니다.
전화를 끊고 그 날도 눈으로 한 층 한 층을 천천히 올라가고 있는데 이상한 것이 보였습니다.
[1층... 10층... 15층... 16... 어?]
16층의 제 방에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분명히 어머니는 가게에 계시고, 집에는 아무도 없을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눈으로 세다 보면 가끔 실수가 있을 수도 있는 것이기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 천천히 세어봤습니다.
[1층... 11층... 16층...]
분명히 우리 집, 16층이었습니다.
게다가 다른 방은 어두운데 제 방만 환히 불이 켜져 있는 것입니다.
[이상하네... 내가 아침에 불을 켜 놓고 나왔나?]
이상하게 생각하며 방을 계속 바라보고 있는데 순간 불이 한 번 깜빡하고는 그대로 꺼졌습니다.
순간 안 좋은 느낌이 들어 그 길로 경비실에 달려가 경비 아저씨께 엘리베이터 CCTV 감시를 부탁드리고 곧바로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현관 문 앞에서 심호흡을 하고 집으로 조심스레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집 안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인터폰으로 경비실에 물어보니 제가 올라가기 전후에 엘리베이터를 탄 사람은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일단 집 안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제 방문을 조심스레 열어봤습니다.
방문을 여는 순간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싸늘한 공기가 밀려나왔습니다.
그 느낌이 너무나도 섬뜻해서 결국 이 날은 제 방이 아닌 거실에서 잠을 청했습니다.
그리고 기분이 나빴던 탓인지 다음날 늦게 일어나 허겁지겁 집을 나서는데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시고 토속 신앙을 좋아하셔서 작은 장승들을 현관 앞에 두시곤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장승들이 모조리 엎어져 있던 것입니다.
이런 일이 있고 며칠 간은 제 방에서 자는 것이 꺼림칙했지만, 한 번 마음을 굳게 먹고 목검을 품에 안고 잔 이후로는 별 탈 없이 제 방에서 잠을 자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우르르 떨어져 있던 장승들은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끼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