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옛날 아주 옛날에 얼굴도 예쁘고 마음씨도 착한 여자가 살고 있었다. 이 여자는 살기가 아주 어려워서 감을 광주리에 이고 감을 팔러 다녔다. 그런데 이곳 저곳 돌아다니다가 감도 다 팔지 못한 채, 날이 어두워졌다. 날이 저물자, 집에는 젖을 줘야하는 갓난아기도 있고 식구들 밥도 해 줘야 했기 때문에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오줌이 마려웠다. 오줌을 누려고 보니까 그 옆에 큰 바위가 있었다. 그래서 그 바위 뒤에 가서 오줌을 누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시커먼 구름이 깔리더니 천둥 번개가 쳐서 벼락을 내렸다. 이 여자는 벼락을 맞고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큰 바위는 두 동강이가 나고 말았다. 이 바위는 고인돌로서 그 마을의 사람들이 신성하게 모시고 있는 바위였는데 그 여자가 신성한 곳에서 오줌을 누었기 때문에 벼락을 내린 것이었다. 이 바위를 세찬 벼락바위라고 부른다

2) 온정리의 전설
지금으로부터 4백여년 전, 안변부사로 있던 봉래(蓬萊) 양사언(楊士彦)이 고성 온천이 좋다는 말을 듣고 금강산을 유람하기로 하였다. 안변을 떠나 통천에 이르러 총석정을 구경하고 온정동에 이르렀을 때 심하게 갈증이 났다. 그는 말에서 내려 우물에서 물을 긷고 있는 처녀에게 물을 청하였다. 처녀는 바가지에 물을 떠서 우물가에 휘늘어진 버들잎을 따 넣더니 두 손으로 공손히 바치었다. 봉래는 처녀의 행실이 이상하였으나 무슨 까닭이 있으리라 여기고 잎사귀를 훌훌 불어가며 잠자코 물을 다 마시었다. 그리고 그 이유를 물었다. 처녀는 매우 부끄러워하며 나직이 설명하였다. "보아하니 갈증이 매우 심하신 듯하였습니다. 목이 마르신 분이 갑자기 숨을 돌리지 않고 차가운 물을 마시면 탈이 나므로 그리하였으니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그 말을 들은 봉래는 무릎을 탁 치면서 "금강산은 경치만 뛰어난 것이 아니고 사람도 뛰어나구나!" 하고 감탄하였다. 이런 일로 봉래는 금강산과 인연이 깊은 인물이 되었다. 그는 벼슬길에서 물러나 있을 때 가까운 해금강의 감호에 비래정을 짓고 살았으며, 곳곳의 명소에 글씨를 새기고 시부(時賦)를 지어 남겼다. 그리고 봉래산이라는 금강산의 별칭을 따서 호를 봉래라고 하였다.
본래 양사언은 본관이 청주이고 주부 벼슬을 지낸 양희수의 후처 출생이다. 그의 아버지가 산천 유람을 즐겼는데, 어느 해에 안변에 이르러 점심을 얻어먹으러 마을의 여염집에 들렀다. 그 집에는 어른들은 일을 나가고 없고 열여덟 살의 딸이 봉래를 극진히 대접하고 또 지친 말에게 말죽을 쑤어 먹였다. 양희수는 고마워 사례를 하려 했으나 한사코 거절하므로 손부채에 달린 향합을 주고 왔다. 몇 해 뒤에 그 처녀가 양씨를 찾아왔다. 처녀는 향합을 내놓으면서 "신표(信表)를 받은 몸으로 딴 곳으로 시집갈 수 없어 이집으로 살러 왔다"고 하며 들어와 살기를 고집하였다. 마침 양씨는 상처를 하고 혼자여서 그녀를 후처로 들였고 그렇게 해서 태어난 아기가 양사언이다. 양사언은 총명하고 재주가 있어 글씨를 잘 쓰고 공부를 잘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그의 어머니는 전처의 자식들을 불러 모으고 "너희들은 사언이를 서자 취급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자결하여 지아비를 따랐다. 그래서 양사언은 과거 시험에는 급제할 수 있었으나 신분상의 약점이 있어 강릉부사·평창군수·함흥부사·안변군수 등 외직으로만 돌게 되었고 특히 금강산과 인연이 있어서 인지 철원·회양의 군수를 역임하였다.  

3) 절부암 전설
절부암의 전설은 두 개가 있다.
그 중 (
)은 남한 측의 구비문학 자료에서 보이는 것이고, 지금 소개하는 ()는 북한 측의 자료에서 보이는 것이다.
옛날 옥황상제에게는 어여쁜 딸이 하나 있었다.
옥황상제의 딸인 이 선녀는 하늘나라의 생활에 싫증을 느끼고 인간세계를 내려보다가 우연히 해동의 금강산에 눈길이 머무르게 되었다.
너무 아름다운 모습에 감탄하여 매일같이 금강산으로 내려가 노닐다가 다시 하늘로 올라오곤 하였다.
어느 날, 만물상의 기기묘묘함에 감탄을 하면서 높은 바위 꼭대기에 앉아있는데 갑자기 아래쪽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깜짝 놀라 내려다보니 웬 총각 하나가 도끼로 자신이 앉아있는 바위의 밑둥을 찍고 있는 것이 아닌가.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그 총각은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었다.
저는 아랫마을에 사는 총각입니다. 매일 나무를 하러 금강산을 오르내리다가 우연히 당신을 보았습니다. 당신의 어여쁜 모습에 이끌려서 당신이 있는 곳으로 올라가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바위가 너무 높고 가파르고 험해서 도저히 제 힘으로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도끼로 바위를 찍는다면 당신을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지금 열심히 바위를 찍고 있습니다.”
선녀는 나무꾼의 순박한 마음과 성실함에 감동하여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다시는 하늘나라로 올라가지 않고 둘이 행복하게 부부가 되어 잘 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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