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군대 시절 제 고참이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자기가 겪은 실화라면서요.
어느 더운 여름밤에 고참이 선풍기를 켜 놓고 자고 있는데,

갑자기 더워지더랍니다.

그래서 [뭐꼬?] 하는 생각에 눈을 떴더니
 웬 꼬마 아이가 선풍기를 가리고 서서
자기를 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가족이라고는 부모님이랑 대학교에 다니는 남동생,

그리고 자신 뿐인데 꼬마 아이라니...
그렇지만 너무 덥고 졸렸던 탓에 이상하다는 생각도 못하고 그저 [! 덥다! 비키라!] 라고 소리를 쳤다고 합니다.


그러자 그 꼬마는 몸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옆으로 스르륵 미끄러지면 비켜나더랍니다.
그 밤 내내 고참은 그 꼬마와 그런 실랑이를 계속 벌였다고 합니다.
자다가 덥다 싶어 눈을 뜨면 어김 없이 그 꼬마가 서 있고,

고참이 화를 내면 그제야 비키는 식이었죠.

그런데 갑자기 방문이 벌컥 열리고 동생이 방에 들어오더랍니다.
그래서 고참은 동생한테 [, 니가 저 아 좀 데리고 가라.]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동생은 말 없이 그 꼬마의 손을 잡고 나갔다고 하네요.


그리고 다음날, 고참은 생각해보니 간밤에
 집에 꼬마 아이가 있을리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아침을 먹으며 어머니에게 그에 관해 물었더니,

 우리 집에 무슨 꼬마 아이가 있냐며
꿈을 꿨냐는 타박만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현관이 열리며 동생이 들어오더랍니다.

그래서 고참이 동생에게
 [, 니 어제 선풍기 앞에 그 꼬마 봤재? 니가 데리고 안 나갔나?] 라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동생은 무슨 소리냐며,

자신은 친구집에서 자고 이제 집에 돌아오는 것이라며
극구 부인했다는 것입니다.
원래 그 고참은 참 겁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사람이 그런 일까지 겪고 나니 무서워서
도저히 그 방에서는 잠을 잘 수가 없더랍니다.
그래서 어머니에게 말씀을 드렸더니,

 어머니께서는 다 큰 놈이 뭘 그런걸 가지고 그러냐며
 본인이 그 방에서 자겠다고 말하셨다고 합니다.
그 날 밤 고참과 동생은 거실에서 TV를 보다 잠이 들었는데,

 한밤 중에 그 방에서 주무시던 어머니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시기 시작하셨다는 것입니다.

[안된다! 안된다! 우리 아들은 안된다!] 라고 말입니다.
깜짝 놀라 안방의 아버지와 거실의 두 아들이 뛰어갔더니,

어머니는 방에 누우셔서 허공에 대고 손을 휘저으며
안된다고 소리를 치고 계셨다고 합니다.
세 남자가 두들기다시피하며 어머니를 깨웠더니

어머니는 그제야 일어나셔서 아들들을 껴안고 막 우시더랍니다.

놀란 가족들이 이유를 물었더니,
어머니께서는 이렇게 말하셨다고 합니다.
[내가 자는데, 웬 꼬마가 내 배 위에서 나를 보면서 쿵쿵 뛰는게 아니니?  
그러면서 어젯밤에 여기 있던 네 아들들을 내놓으라고 그러더구나. 그래서 그 애를 쫓으면서 안된다고 소리친거야.]
그 이후로 그 방은 그냥 창고로만 쓰고 있다고 합니다.



 
2편

우리 언니는 완전 결벽증이다.
방을 항상 반짝반짝 빛나게 하지 않으면 못 견딘다.
나는 언니랑 거의 정반대.
방에 쓰레기가 막 널려 있어도 별로 신경 안 쓰고 산다.
그런데 우리 자매는 같은 방을 쓴다.
이렇게 어색한 조합이 또 있을까...
어느 날 참고 또 참았던 화가 결국 폭발한 언니

「너 적당히 좀 해!
어떻게 이렇게 매일매일 방을 어지를 수가 있어?
니가 어질러 놓은 걸 정리하는 건 나잖아!
이걸 치우는 내 생각은 한번이라도 해봤어?
너 혹시 나 엿 먹이려고 일부러 이렇게 늘어 놓니?
이제 너같이 더러운 인간은 진짜 질렸다구!
이렇게 말하고 나가 버렸다.
무지무지 무서운 표정이라서
처음에는「왜 저래···」싶었다가

나도 조금 반성했다.
이제부터 조금씩이라도
정리 정돈을 하는 여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어질러진 방을 청소했다.

30분후···

방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쓰레기가 하나도 없는 광경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내가 한 건데도 무척 대단해서 나도 모르게 감탄했다.
나도 한다면 한다고!
자신감이 붙었다.
그때 언니가 돌아왔다.
쓰레기 봉지를 사러 갔었던 거구나.
아무리 그래도 그 쓰레기 봉지는 너무 큰데.

나는

「이거 봐봐 언니, 내가 이렇게 깨끗하게 해놨어
그러니까 이제 그건 필요 없어.
나도 한다면 한다구!
하며 거들먹거렸다.
언니는 「그러네...」하며

쓰레기 봉지를 하나 꺼냈다.

 3편

재작년 3월 말 체험한 이야기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막 잠이 들 때쯤 비슷한 꿈을 자주 꾸었습니다.
먼저 흰색과 회색의 파도 무늬가 보입니다.
그리고나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
!]
[
어떻게 된거야?]
[
꿰뚫고 나갔어.]
[
조금 당겨 봐... 무리야?]
[
어쩔 수 없네...]


이렇게 말하는 소리가 들리는 꿈입니다.
일어나고 나서는 잊어버리지만 꿀 때마다 매번

 [, 또 그 꿈이야.] 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나는 재작년 3월 유산했습니다
그 당시 나는 자궁 수술 때문에 마취를 하게 되었습니다.
마취를 하고 정신이 가물가물해질 무렵 나의

눈 앞에 흰색과 회색의 파도 무늬가 보였습니다.
그리고 곁에 있던 간호사 두 사람이
그 동안 내가 꿨던 꿈에서 나왔던 것과
똑같은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나는 마취로 인해 점점 정신이 흐릿해지면서도


[, 지금까지 꿨던 꿈은 이걸 예보했던 걸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
다시 한 번 해!]...
나는 어느새 들것 같은 것에 태워졌습니다.
좌우에는 새하얀 커튼으로 칸막이가

되어서 그 가운데 누워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커튼을 뚫고 양 쪽에서 수많은 팔이 나타나
들것을 앞으로 앞으로 밀어대기 시작했습니다.
위험하다!
이것은 무엇인지는 몰라도 대단히 위험하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필사적으로 양 편에서

뻗어나온 팔을 뜯어냈지만
그 팔의 수는 점점 늘어만 갔습니다.
점점 나는 어둠 속으로 끌려 들어갑니다.
이제 끝인가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할 무렵, 나는 어떤 간호사에게
뺨을 얻어 맞고 정신을 차렸습니다.
겨우 나는 눈을 뜨고 주변을 살폈습니다.

간호사의 말로는 갑자기 심장 박동이 내려가서
위험한 지경에 빠졌기 때문에 강제로 깨웠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단지 꿈이었을까요?


만약 그대로 깨어나지 못했다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 날 이후로 어린 시절부터 꾸던

그 꿈은 다시 꾸지 않게 되었습니다...

 

4편

나는 모 프로그램 제작사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번화가에서 행인을 대상으로 하는
깜짝 카메라 프로그램을 찍게 되었습니다.
깜짝 놀라게 하는 방법은 일단 늦은 밤에 인적이 드문

 역 벤치에 연기를 맡은 여자를 앉혀두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옆 자리에 누군가 혼자 앉으면,

연기자는 갑자기 [... ... 괴로워...] 하고 신음하기 시작합니다.
연기자는 미리 안색이 창백해 보이도록 메이크업을 해둡니다.
만약 옆 자리에 앉은 사람이 [괜찮습니까?] 라고 질문을 하면,

 연기자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당신 눈에는 내가 보이나요?] 라고 반문합니다.
한마디로 귀신 흉내를 내는 것입니다.


조금은 뻔한 방법이지만, 역 주변은 상당히
음침한 분위기였기 때문에 효과가 좋았습니다.
놀라서 도망치는 사람, 패닉에 빠져버리는 사람 등

괜찮은 반응을 여럿 찍을 수 있었습니다.
슬슬 시간이 새벽이 되어 우리는

다음 사람까지만 찍고 돌아가기로 하고,
 연기자를 준비시키고 카메라를 켠 채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곧 샐러리맨 같은 느낌의 중년 남자가

혼자 역에 들어왔습니다.
잔업이 끝나서 지친 것일까, 그 남자는

심하게 피곤해 보이는 모습으로
벤치에 축 늘어져서 걸터앉았습니다.

그 사이 우리는 계속 약간 떨어진 촬영
장소에서 녹화를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연기자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
이거만 찍으면 돌아갈건데 저 녀석 뭐하고 있는거야?

 졸고 있기라도 한건가?]
나는 투덜대면서 어쩔 수 없이 촬영을 중단하고

 역으로 들어가 연기자의 앞으로 다가갔습니다.

[, 뭐하는거야.]
[
? 왜 그러세요?]
멍하니 나를 바라보는 연기자 앞에 서서,

 나는 샐러리맨을 가리켰습니다.
[
왜 그러냐니! 사람이 왔으면 연기를 시작해야지!]
[
? 그러니까 아직 아무도 안 왔잖아요.]
[
...?]


나는 뒤돌아서 샐러리맨이 앉아 있던 벤치로 눈을 돌렸습니다.
그 남자는 내가 연기자와 옥신각신하던 사이 일어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남자는 나를 보며 말했습니다.

 [당신은 내가 보이나요?] 

5편

한 여학생이 친구집에서 놀다가 밤이 되서야
집에 돌아가고 있었다. 근데 자꾸 뒤에서 인기척이 드는 것이다.
그러다가 자신을 따라오는 한 남자를 발견 했다너무나
무서워서 그 여학생은 뛰어갔다그러다 지쳐서

" 사람살려요!!!!!!!!!!!! "

 라고 말했다. 그러자 차 한대가 여학생 앞에 섰다.
 그 운전자는 이렇게 말했다.

" 학생!! 학생뒤에 한 남자가 칼을 들고 쫓아온거 알지? 위험할뻔했어 "

" 정말 고맙습니다!!!
아저씨가 없었더라면 전 살수 없었을꺼에요!! "

" 나야말로.. 이차가 없었더라면 널 잡을수 없었을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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