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지난 4 4, 월요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저는 일요일에 빌려온 판타지 소설을 집에서 읽고 있었습니다.
저희 집은 아파트 1층에 있습니다.
한 번 무언가에 집중하면 다른 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 성격이라

 그 때까지는 이상한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1학년이다 보니 책을 읽고 숨길 생각으로
복도에서 읽고 있는데,
어디선가 하이힐 소리가 들려오는 것입니다.
11시였기 때문에 누가 지나간다고 생각하고 계속 책을 읽는데, 순간 팔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저는 상당히 귀가 밝은 편입니다.
심지어 밤에 윗집 사람이 자다 일어나

 정수기에서 물을 떠다 마시는 소리도 느낄 정도죠.
그리고 사람이 지나가는 발자국 소리는

발에 힘을 실은 쪽이 더 강하게 들립니다

그런데 그 하이힐 소리는 양쪽이 일정한 크기,
박자로 [또각, 또각,] 하고 울렸습니다.
그것도 약 10분간 멈추지 않고 말입니다.


아파트 구조상 복도를 지나가는데는
5분 이상의 시간은 결코 걸리지 않습니다.
게다가 소리가 가까워지거나 멀어지지도 않고

 그저 일정하게 한 곳에서만 들려왔으니...

마치 누군가 계단에서 일정한 힘을 주며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것 같은 소리였습니다.

무서워진 저는 그대로 집으로 뛰어들어왔고,
지난 금요일에 다른 이웃이 민원을 제기한 것인지
 하이힐을 신고 복도를 지나다니는 것을 자제해달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습니다.

과연 그 발소리는 누가 냈던 것일까요...

  

1편 

  제가 군대에 있던 2001년의 이야기입니다.

의경을 지원해서 입대했던 저는
 훈련소를 거쳐 경찰 학교에 가게 되었습니다.
경찰 학교에서는 각 층별로 중앙과 양 쪽 끝에

모두 3명이 불침번으로 근무를 했습니다.

저는 일과를 마치고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새벽에 쿵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뭐가 떨어졌다보다라고만 생각하고 피곤한 나머지

계속 잠을 청했는데,
몇 분 지나지 않아 [으악!]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순간 주변의 불이 모두 켜졌습니다.
원래 그런 상황에서는 자리를 비워서는 안 되지만

 저를 포함한 몇몇 훈련병들은 밖으로 나와
무슨 일인지 상황을 살폈습니다.
자세히 보니 화장실 쪽에 2명이 쓰러져 있었습니다.


츄리닝이 아닌 근무복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보아
불침번을 서던 사람인 것 같았습니다.
곧 교관들이 뛰어 들어 왔고,

 다시 불을 끄고 다들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어제 불침번을 서다 기절한 2명은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그리고 경찰 학교에서의 교육을 마치고
자대로 배치될 때까지 결코 돌아오지 않았죠.
더욱 이상한 것은,

그 날 이후로 불침번 근무자들에게 3명이 중앙에 함께 모여
근무를 하라는 중대장의 지시가 내려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훈련병들은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수군대기 시작했죠.

그리고 관심은 그 날 불침번을 서던 3명 중 유일하게
기절하지 않은 훈련병 한 명에게 쏠렸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원래대로라면 중앙과 양 끝에 한 명씩 서 있어야 했지만,
 기간병들이 다 자는 새벽이다 보니
중앙에 다 같이 모여서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근무 도중 화장실에서 물소리가 들리더라는겁니다.


원래 군대에서는 밤에 마음대로 이동을 하지 못하고,
화장실이 급하면 꼭 근무자에게 말을 하고 다녀와야 합니다.
그래서 누가 말도 안 하고 화장실에 갔냐며 투덜대고 있는데,

 한참이 지나도 물소리가 끊기지를 않았다고 합니다.
아마 누가 물을 잠그지 않고 돌아갔나 싶어 화장실 앞 근무자가(화장실은 복도의 한 쪽 끝에 있습니다.)  

물을 잠그러 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가 화장실에 들어가자 쿵하는 소리가 울렸습니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중앙 쪽 근무자가 화장실로 달려갔는데,

역시 [으악!] 하는 단말마만을 내뱉고 쓰러졌다는 겁니다.
혼자 남은 근무자는 깜짝 놀라 복도의 불을 다 켜고 달려 가보니,

한 명은 화장실 안에 쓰러져 있고,
다른 한 명은 화장실 입구에 쓰러져 있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역시 원인은 알지 못했고,
 결국 우리들은 교육을 마치고 각각 다른 부대로 배치되었습니다.
그로부터 1년 정도 지났을까요.
저는 상경을 넘어 수경으로 진급했고,

 아랫기수의 후임과 근무를 서고 있었습니다.

근무 도중 심심한 나머지 후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제가 경찰 학교에서 겪었던 이야기도 꺼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한참 듣던 후임이 제게 말하는 겁니다.


후임이 경찰 학교에서 교육을 받던 때,
병원에 다녀와서 한 기수 늦게 교육에 참여하게 된 사람과
같은 방을 썼었다는 겁니다.
알고보니 그 때 기절하고 나서 병원으로 후송되었던

 근무자 중 한 명이 제 후임과 같은 방을 썼었던 겁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했다며 후임이 제게 들려준 이야기는

 너무나 충격적인 것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중앙 쪽에서 근무하던 사람이었는데,
화장실에 물을 잠그러 간 녀석이 돌아오질 않길래
무슨 일인가 싶어 따라갔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화장실에서 무언가가 기어다니는 듯한 소리가 들렸고,

이상하다 싶어 화장실의 불을 켰더니
물을 잠그러 갔던 친구가 쓰러져 있고,

왠 하반신이 없는 여자가 자기를 보고 팔꿈치로 미친듯이 기어오더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 후임 역시 경찰 학교 시절 그 여자를 봤다고 합니다.

새벽에 3층 베란다에서 그 고참과 몰래 담배를 피고 있는데, 긴 머리의 짧은 여자가 아주 빠른 속도로 기어서 경찰 학교 뒷문으로 가고 있는 것을 말입니다...

 
3!!

 몇 년 전, 제가 어렸을 적에 있던 일입니다.
저는 저와 두 살 차이나는 저희 언니와 함께

밤 늦게 집으로 오던 중이었습니다.

지금은 이사를 가서 어떻게 변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옛날에 살던 집과 그 주변은 저녁 7시 정도만 되어도
 주변이 어둑컴컴해져서 오싹한 느낌이 드는 골목길이었습니다.
만약 가로등이 켜지지 않으면

말 그대로 어둠의 거리를 걷는 것 같았죠.
그리고 저는 집으로 들어가다가 그것을 보고 말았습니다.


당시 저희 집은 지하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문을 열고 나서도 계단을 2, 3칸 내려가야만 했죠.
그 계단을 내려오면 두 개의 문이 보이는데,

그 중 오른쪽 문이 우리 집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집 옆에는 또다른 계단이 있고,
그 계단을 올라가면 사용하지 않는 빈 공간이 있었습니다.
그 공간에는 옛날에 누군가 버린 매우 낡고 으스스한 느낌이 드는 의자가 정면을 향해 놓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날 따라 그 의자가 신경에 쓰였던 제가

집에 들어가면서 그 의자를 올려다 봤던 것입니다.

그 의자에는 하얀 소복을 입고 검은 머리가 바닥에 닿을 정도로
긴 머리를 가진 어느 이상한 여자가 앉아 있었습니다.
저는 그 여자가 귀신인지도 모르고 언니에게

 [언니, 저기 어떤 여자가 앉아 있어.] 라고 말했습니다.
언니는 제가 가리킨 곳을 보았지만,

언니에게는 낡고 허름한 의자만이 보일 뿐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언니 역시 오싹한 한기 같은 것을 느끼기는 했다고 하네요.
어쨌거나 언니는 그저 멀뚱멀뚱 바라만 보며

제 말을 듣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그 여자가 벌떡 일어서서는 우리에게 한 발자국씩

빠르면서도 느리게 걸어오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너무 무서워서 언니에게
[언니! 저 여자가 우리한테 오고 있어!] 라고 말했고,
언니는 그제서야 [위험하다!] 는 생각에
저를 들쳐 업고 집으로 뛰쳐 들어갔죠.
지금 와서야 생각나는 거지만,

당시 우리 동네 옆 동네에는 불타 없어진 집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 다른 친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저는 그 곳에서 장난 치고 놀곤 했었는데,
혹시 그 집과 이 사건이 연관된 건 아니었을지
불현듯 생각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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