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들은 하필 그곳에 있었을까?"

당시의 기억을 되살려보자 이러한 의문점이 생겨났어.
그때 바보가 있던곳은 남자 화장실

그러니까 사건이 일어났던곳은 그 옆인 여자화장실인거야
하지만 범인과 피해자는 모두 남자였지

"남자 화장실에 내가 자고 있어서 그런것일까.."

바보는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뭔가 뒷맛이 개운치 않았어
이 부분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지 않으면 뭔가 제대로 되지 않을듯한 기분이었지

그리고 범행시간은 모두 새벽시간 인적이 드문때였지
결국 다시 경찰서를 찾아간 바보는 또 뭐 다른 정보나온것은 없는지를 물어봤어

하지만 그의 초라한 행색을 한심하게 바라보던 경찰은 목격 당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신경끄고 다신 오지 말라 경고했지.
그러던 순간 안쪽에서 웅성거림이 들려왔어

피해자들의 검사결과가 나왔는지 그런 얘기들이 들려오는것 같은거야
다들 정신없어 하는것 같은 틈을 타 바보는 최대한 가까이 가서 귀를 기울였지

"이봐 이 검사 결과가 확실한건가?"

"네 틀림 없습니다 5분전에 들어온 이번 피해자들의 검사 결과중 공통되는 것들로서
3
명의 피해자 모두에게 성폭행 흔적이 있었답니다."


"세상 말세군.. 그럼 그 미친 살인마놈이 남자를 그.....아무튼 싸이코 동성애자 살인마 라는거야?"

"아무래도 그렇겠지 말입니다. 멀쩡한 남자가 남자를 성폭행하고 죽일리는 없으니.."

"하긴 3번째 피해자랑 모텔에서 남자 둘이 한방에 있었다는것 자체 부터가 이상했어 에잉 싸구려 모텔이라 cctv 하나 없고 프론트에 있던 그 아저씬 얼굴도 못보고 기억도 안난다니 이건뭐.."

대략적인 이러한 이야기를 들은 바보는 바로 경찰서를 뛰쳐나가 세번째 범행장소인 모텔로 찾아갔어.
말이 모텔이지 웬만한 여관보다 허름한 그곳엔 걱정 한가득 안고있는 표정의 아저씨가 프론트에 앉아있었지.

"저기..아저씨 혹시 물어볼게있는데 남자들끼리 이곳에 묵으러 오는일도 자주 있나요?"

"뭐 또 살인사건 때문에 물어보는겨? 몰러 내는 맨날 오는 것들 쳐다보는것도 아니고 그냥 돈만 받고 휙휙 보내 부는디 워찌 알겄어! 가뜩이나 안되던 장사 말아먹고 문닫게 생겼구만 에라잉.. 에휴.."

신경질과 막막함이 섞인듯한 한숨을 내쉬는 아저씨에게 바보는 끈질기게 더 물어보았어.

" 그럼 혹시 그때 그사람들에 대해 기억나는건 아무것도 없으신가요?"

"없어! 없다고! 몇번을 말했는지 몰라 없으니까 여기서 잘거아니면 빨랑 나가!"

아저씨의 신경질을 뒤로 한채 바보는 다시 거리로 나오게 되었어
범인은 남자를 성폭행 했다.. 그렇다면 범인은 남자를 좋아하는 동성애자일 확률이 높다..
이러한 생각이 미친 바보는 불현듯 자신이 지냈던 공원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어

"맞아.. 그곳은 동성애자들이 자주 찾는 공원이라고 유명하다고 누가 얘기했었어 "

다시금 그 공원으로 돌아간 바보는 주위를 둘러보았지.
어느덧 어둑어둑 해진 공원엔 낡아빠진 가로등 몇개만 있을뿐 몇미터 앞에있는 사람도 제대로 분간하기 어려운 곳이었어

"이 공원 바로 옆에 있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일어난 2차 범행.. 도보로 5분이면 갈수 있는 허름한 여관에서 일어난 3차 범행.. 아무래도 범인은 이곳에서 피해자를 물색했던것이 아닐까?"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바보는 조심조심 공원을 돌며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예의 주시하기 시작했지
하지만 잘 보이지도 않을뿐더러 보인다해도 범인의 얼굴 조차 모르는 그는 점점 지쳐갔어
그래도 포기를 모르고 며칠째 공원주변을 서성거리며 지나가는 혹은 앉아있는 사람들을 둘러보았지
며칠후.. 하루에 한끼도 제대로 못먹는지라 많이 지쳐있던 그는 벤치에 앉아 누가 먹다 버린 빵을 주워 먹고 있었어
근데 누가 바보에게 다가오고 있는듯함을 느끼고 그는 정면을 주시했지
어떤 40대후반? 정도로 보이는 남자가 자신을 향해 오는게 느껴졌어
그는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그와 눈을 마주쳤지
어느덧 바보의 코앞까지 온 그 남자는 가까이서 바보의 얼굴을 보고는 허허..하는 작은 웃음소리를 내더니 뭔가 실망한 표정으로 다시 돌아온길로 향했어

순간

바보는 심장이 터질것 같은 감정을 느껴

"뭐지? 왜 이러지? 심장이 왜이렇게 뛰지? 이 느낌은 대체 왜 이렇게 무섭고 떨리지 왜 저 사람을 똑바로 못보겠는거지?"

이상하리 만큼 수상한 느낌을 가지게 된 바보는 조용히 그를 따라 나서게돼 약간의 거리를 두고 바보는 그를 쫓아가
그는 공원을 나간뒤 모퉁이를 지나 약간의 언덕으로 된 곳을 올라가고 있어
그리고는 오른쪽 골목으로 꺽어 어떤 슈퍼로 들어가고 잠시 기다리니
담배를 하나 물면서 나온 그는 라이터를 찾는지 주머니를 뒤적거려 결국 못찾았는지 짜증을 내며 다시 슈퍼로 들어가
그리곤 새로 산듯한 라이터를 들고 불을 붙인뒤 다시 공원쪽으로 향해
그를 볼때마다 자꾸 불길하게 뛰는 심장소리를 느끼며 바보는 그를 미행해
공원으로 향한 그는 공원을 쭈욱 둘러보는가 싶더니 다시 언덕을 내려가고 있었어
그리곤 인근 피시방으로 들어갔어
돈이 없는 바보는 따라 들어가지 못하고 대신 피시방옆 빌라 입구 에서 그가 나오기를 기다렸지
몇시간이 지났을까 피곤함에 앉아있던 바보는 누군가가 피시방에서 나오는소리를 듣고 벌떡 일어나 그가 나온거야
분명 수상한 느낌이 나긴 나는데 그는 평범하게 담배를 사고 피시방에 있다 나왔을뿐 수상한 행동 같은건 전혀 없었지..
자신이 하고 있는 미행이 아무 쓸모 없는 일이진 않은가 하는 회의감이 조금씩 생겨나며 그래도 미련을 못버리고 바보는 그를 다시 쫓아가 그는 피시방 모퉁이를 돌아 다시 공원쪽으로 향하고 있어
모퉁이에 등을 기대고 고개를 돌려 그를 보던 바보는 깜짝 놀라 그리고 황급히 고개를 돌리지 그가 갑자기 뒤를 돌아본거야
바보는 어떡할까 눈치챈걸까 도망갈까 오만가지 생각을 하면서 떨고 있어
조심스레 다시 고개를 돌려 그를 보니 다행히 그는 공원쪽으로 향하고 있었어
잘은 안보이지만 공원 입구쪽에 누군가가 서있는것 같아
그 남자는 공원 입구에 서있는 그 누군가의 앞에 서더니 이야기를 하고 있어
둘은 무슨 관계인지 무슨이야기를 하는지 듣고자 바보는 좀더 가까이 다가갔지
바보가 쫓던 남자는 뭔가 쑥스러운듯이 머리를 매만지더니 입구에 있던 누군가와 같이 길을 나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 듣지 못한 바보는 그냥 아는 사람인가 싶어 어쩔까 고민하던 찰나 결국 다시 그들을 따라 나섰고
언덕을 지나 동네 계단길을 올라가는 그 남자를 보다가

문득

뭔가를 보게돼

"..? 잠깐 저..저거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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