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다음 주에는 내내 비가 내렸다.
창문 너머로 비에 젖은 거리를 바라본다.
"..손님이 없을 때는 책을 읽어봐두 좋아요.."
요즘은 하루에 한 번은 가게에 얼굴을 내미는 파올라가 말했다.
비는 끝없이 내리고 있다.
빗발이 세찬 것은 아니지만.
공기에 섞여 내리면서 영원히 그칠 것 같지 않은 비.
마치 온 세계를 우리에 가두어 넣으려는 듯한 비다.
비는 나를 침묵하게 한다.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일들만 떠오르게 한다.
냉정과 열정사이 / 에쿠니 가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