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마시기 좋을 때 새벽 잠자리에서 어린 손녀의 전화를 받을 때 낮잠에서 깨어 창문으로 구름이 떠가는 걸 볼 때 여행 떠나서 하늘을 날아가는 기러기 소리와 솔바람 소리를 들었을 때 내가 살아온 날을 돌아보며 얻은 것도 없으니 버릴 것도 없어 그저 하루하루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 비록 영화의 이야기이지만 인조인간한테서 사람은 늙을 수 있어 좋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 - 함동선 <月刊文學. 200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