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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이동통신 회사에서 민원을 상담하는 일을하고 있는 어느분의 사연입니다..

어느날 걸려온 전화한통...

2년이 훨씬넘게 많은고객들과 통화를 하면서 아직까지도 가슴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그날은 비가 많이오는 날 이었어요.

그날따라 불만 고객들이 유난히 많아 은근히 짜증이 나기도 했지요.

하지만 업무의 특성상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고객이 소리를 지르거나 욕설을해도
저희 쪽에서 할수있는 일이란...

"죄송합니다,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서...다시 조치하겠습니다."

이런말 외 에같이 흥분을 하거나 소리를 지를수는 없거든요.

그날도 비까지오는데다가 컨디션도 많이 안좋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제 사정이기 때문에 걸려오는 전화에 제 기분은 뒤로 숨긴채 인사멘트를 했죠.

목소리로 보아 어린 꼬마여자였어요.

상담원:정성을 다하겠습니다.
**텔레콤 이혜영입니다.
고 객:비밀번호좀 가르쳐주세요.
**(목소리가 무척 맹랑하다는 생각을 하며.)
사담원:명의자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고 객:난데요...
빨리불러주세요.
**(어린꼬마가 엄청 건방지군..)
상담원:가입자가 남자분으로 되어있으신데요?
본인 아니시죠?
고 객:제 동생이예요.
제가 누나니까 빨리 말씀해 주세요.
상담원:죄송한데 고객분 비밀번호는
명의자 본인이 단말기 소지후에만
가능하십니다.
밤10시까지 근무하니
다시전화 주시겠어요.
고 객:제 동생 죽었어요.
죽은 사람이 어떻게 전화를 해요?

가끔 타인이 다른사람의 비밀번호를 알려고 이런 거짓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전 최대한 차가운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상담원:그럼 명의변경을 하셔아 하니까요,
사망진단서와 전화주신분 신분증 또,
미성년자이시니까 부모님동의서 팩스로
좀 넣어주십시요.
고 객:뭐가 그렇게 불편해요?
그냥 알려줘요.

너무 막무가내였기 때문에 전 전화한 꼬마애의 부모님을 좀 바꿔달라고 했죠.

고 객:아빠,이여자가 아빠 바꿔달래.

그 꼬마애의 뒤로 아빠와 엄마 그리고 그가입자의 말소리가 들리더군요.

"비밀번호 알려달라고그래..빨리.."

아 빠:여보세요.
상담원:안녕하세요?
**텔레콤인데요.
비밀번호 열람 때문에 그런데요,
명의자와 통화를 할수있을까요?
아 빠:제 아들이요?
6개월전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꽈당!!! 그럼 사실이란말야??)

그때부터 미안해 지더군요.아무말도 못하고 잠시정적이 흐르는데 아빠가 딸에게 묻더군요.

아 빠:얘야 비밀번호는 왜 알려고 전화했니?
딸 :(화난 목소리로)
엄마가 자꾸 혁이
(그 가입자 이름이 김혁이었거든요)
호출번호로 인사말 들으면서
계속 울기만하잖아.
그거 비밀번호 알아야만 지운단말야.

전 그때 가슴이 꽉 막혀왔습니다.

아 빠:비밀번호 알려면 어떻게해야합니까?
상담원:아?예..비밀번호는 명의자만 가능하기때문에
명의변경 하셔야합니다.
의료보험증과 보호자 신분증
넣어주셔도 가능합니다.
아 빠:알겠습니다.

(전 감사합니다로 멘트 종료를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저도모르게...)
상담원:죄송합니다.
확인후 전화주십시요.

아 빠:고맙습니다.
상담원:아..예.....

그렇게 전화는 끊겼지만 왠지모를 미안함과 가슴아픔에 어쩔줄 몰랐죠.
전 통화 종료후 조심스레 호출번호를 눌러봤죠. 역시나...

"안녕하세요?
저 혁인데요.연락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식으로 메트가 녹음되 있더군요. 전 조심스레 그 사람의 사서함을 확인해 봤죠.
좀 전에 통화한 혁이라는 꼬마애의 아빠였습니다.

첫 번째 메시지입니다.

"혁아...아빠다...
이렇게 음성을 남겨도
니가 들을수 없다는걸 알지만
오늘은
니가 보고싶어 어쩔수가 없구나.
미안하다 혁아,아빠가 오늘 니
생각이나서 술을 마셨다.
니가 아빠 술마시는거
그렇게 싫어했는데..
안춥니?혁아...
아빠 안보고 싶어??"

가슴이 메어지는것 같았습니다. 그날 하루를 어떻게 보낸건지..

아마도 그 혁이의 엄마는 사용하지도 않는 호출기임에도 불구하고 앞에 녹음되어있는 자식의 목소리를 들으며 매일 밤을 울었나봅니다. 그걸 보다못한 딸이 인사말을 지우려
전화를 한거구요.가슴이 많이 아프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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