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간엔 ‘전화스트레스’도 있다
전화라는 문명의 이기가 있다.
나와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과 서로의 의사를 전하고 듣는 기계다.
그런데 이 기계는 극히 사무적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친한 사람과는 거의 시간을 초월하며 정을 두텁게 하기도 한다.
심지어 ‘미주알고주알’이란 말이 나올 때까지....
이즈음,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선뜻 전화기를 들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 몇이나 될까?
상반된 이야기지만 시어머니 역시 며느리에게 수시로 전화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 몇이나 될까?
솔직히 말해보자.
며느리가 어렵기만 한 시어른을 행해 매일 안부 전화를 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역시 시어른이 주책(?)스럽게
아랫사람에게 전화질(?)한다는 것도 체면 구긴다.
물론 모두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예외인 고부간도 많이 있다.
고부간 사이에 있는 이런 보이지 않는 험한 벽을 허물어 버릴 순 없을까?
어쩌면 영원히 풀 수 없는 인간 본연의 숙제이기도 하다.
참 안타깝다. - 강인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