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시골 할아버지 댁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역에 도착하니 기차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알고 지내던 역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40세 정도의 음침한 분위기를 지닌 남자가 들어왔다.

역장말에 의하면 남자는 최근 일어난 사건의 주인공이라고 한다.
남자는 일 년 전에 마을로 이사 온 사람으로 조그마한 가게를 하며 젊은 아내와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남자가 장사를위해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아 언제부터인가 아내는 가게의

젊은 점원과 관계를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어느 날 남자가 부재중이라 아내와 점원이 집에서 만나고 있었는데, 예정보다 남자가 빨리 돌아왔다.
당황한 둘은 목재창고에 숨었는데, 그 남자는 눈치채지 못하고 창고 문을 잠갔다.
숨어있던 둘은 문이 잠겼음을알고 숨는걸 포기하고 문을 두드렸지만, 남자는 청각장애로 인해

귀가 전혀 들리지 않았기에 그대로 가버렸던 것이다.

결국 둘은 창고에서 나오지 못했고, 일주일 후, 문을 열었을땐 두사람 모두 죽어있었다.
격렬하게 문을 두드렸기 때문에 두명의 양손은 상처투성이 였다고…….

일은 불행한 사고로 결론 났지만, 나쁜 소문이 끊이지 않아 결국 남자는 마을을 나가게 되었다고 한다.

 

나는 역장으로 부터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었다. 얘기를 듣고나니.. 괜시리 저 음침한 남자가

안쓰럽기 까지 하다. 쯧쯧쯧...

오후 세시. 어느새 기차가 도착할 시간이 되었나보나..
땡- 땡- 땡-  세시를 알리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걸음을 떼려는 순간 난 그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뒤에서 역에있는 벽시계가 울린 그때, 눈앞에 있던 그 남자가 손목시계를 보고 시각을 맞추고 있었다…….



 [전화]

갑자기 장난치고 싶어져서, 수화기를 들었다.
우리집에서 우리집한테 전화해보려고 한것이다.
(**** - ****) ....
뚜_ 뚜_ 뚜_ 통화중이다.
당연한 일이였다.
코웃음을 치며 수화기를 내려놓으려고 하는 데,
갑자기 전화를 받는 소리가 나면서
「여보세요?」라고 응답하는 소리가 났다.
엄청나게 당황해버려서 전화를 끊어버렸다.
분명, 번호를 잘못 누른 것이라고 생각헀다.
그때, 전화가 왔다.
조심스럽게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그렇게 말하자, 아무런 소리도 없이 끊어져버렸다

 
[끈]

아는 여고생이 있었다.
등교라던가 그 외 일상에서 언제나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다.
헬멧은 머리 윗부분을 감싸는 타입을 애용하고 있지만,
머리가 눌려 이상해지는 것을 싫어해서 턱끈을 길게 늘려, 목덜미에 걸어 놓고만 있었다.
항상 경고했지만, 듣지를 않았다.
「너, 제대로 쓰지 않으면 다친다구.」
「그런 일 없어.」

음... 확실히 그런 일은 없었다.

요전날, 정체하고 있는 차들 사이로 센터라인을 통해 아슬아슬하게 달리고 있다가,
맞은 편 차선을 달리는 커다란 트럭과 엇갈렸다.
헬멧이 트럭 백미러에 걸려, 순식간에 목이 절단 되었다.
목을 잃은 그녀가 탄 채로, 오토바이는 10m 정도 주행하고서야, 전복했다.


[보이지 않아!]

「꺄악!」
「뭐야. 갑자기 비명을 질러? 왜그래.」
「이 사진, 이 아저씨, 손이 없어!!」
「응? 뭐가...... 아 이분. 공장 기계에 껴서 절단되신거야. 너, 은근히 무례하게
 꺄- 꺄- 소리지르는 버릇 좀 조심해. 이 분이 들으면 기분나빠하실거야.」


「꺄아악!」
「또 뭐야?」
「이, 이 사진에서 할아버지, 팔이 없어!
 반소매 셔츠 밑으로 아무것도 없어! 시,심령사진이지?」
「 뭐말이야, 또. 아, 이 할아버지 전쟁 중에 동남 아시아 어디에 가셔서
 거기서 폭격을 맞고 한쪽 팔이 날아가셨어. 꼭 하나하나 꺄-꺄- 소리질러야 하니?」


「꺄아악- !」
「너, 좀 적절히 해 둬!」
「이, 이 여자... 여자인가? 목이 없어!!!!!!!」
「뭐? ....... 아 그 분!」

응, 내 친족인데 얼마 전에 교통사고로 목이 절단되셔서.
본인은 모르고 계시는 거 같아서 우리도 어쩐지 말하기 어려워서.
뭐, 당분간 비밀로 해 둘려고. 알았지? 심령 사진인가 뭔가 말해도, 실은 이런 거야.

「.....그렇구나..」


 
[나와 내가 엇갈리다]

「아까 엄청 짜증나는 일이 있었던 거 같다.」

이상한 풍경 속에 나는 있었다.
회색과 흰색이 섞인 안개 속에, 내가 서있다.
주위에 아무것도 안보인다.
앞에서, 조금 강하게 바람이 불어왔다.
언제부터 이러고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단지, 조금전 매우 기분나쁜 일이 있던 건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그 중요한 「기분나쁜 일」은 기억나지 않았다.
이상한 이야기네.

그 때, 안개 저편에서 무언가 그림자가 가까워져 오는 것을 느꼈다.
점점 뚜렷해지는 그 모습은, 작은 아이였다.
여자 아이였다.
여자 아이는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런데, 점점 가까워졌다.
마치 시간이 흐르듯이, 매끈하게 가까워져 왔다.

여자 아이와 엇갈린다.
여자 아이는 나를 보는 것도 아니고, 가만히 선 채로 안개 저편으로 사라졌다.
뒤돌아서 여자 아이의 뒷모습을 보던 나는 문득 눈치챘다.
어디선가 본 듯한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릴 적의 나를 닮았다.
앨번으로 비슷한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지금은, 나 . . . . . . 였던 것일까.


 
「아까 굉장히 짜증나는 일이 있었던 거 같다.」

 또, 안개의 저 편에서 그림자가 가까워졌다.
 이번에는 조금 전 여자 아이보다는 큰 소녀였다.
 중학생 정도일까.
 조금 전처럼, 매끈한 움직임으로 나와 엇갈려, 안개의 저 편으로 사라져 갔다.
 조금 전은 반신반의였지만, 이번은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지금 소녀는 나다. 중학생 무렵의, 나.

 계속 되어 가까워져 온 그림자는, 고등학생 무렵의 나였다.
 지금까지 같이, 내 쪽을 보는 것도 아니게 엇갈려, 안개의 저 멀리 사라져 간다.
 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바람은 변함 없이 나를 향해 내뿜어 온다.

「자꾸 아까 엄청 짜증나는 일이 있었던 거 같다.」

 다음에 나타난 나의 그림자는, 비교적 최근의 모습이었다.
 현재, 라고 말해도 괜찮을지도 모르다.
 대학생 때의 나.

 계속 되어 나타난 그림자는, 처음으로 나 이외의 인물이었다.
 단기 대학을 나와 입사 얼마 되지 않은 무렵에 내게 말을 걸어준 그.
 조금 가벼운 성격이지만, 상냥한 사람이다.
 별로 짧지 않은 시간만에 우리는 사귀는 관계가 되었다.


   문득, 가슴이 쑤셨다.
   조금 전 있었음이 분명한 「싫은 일」은, 이것이었던 것일까.

 다음에, 기분나쁘게 생긴 얼굴의 여자가 나타났다.
 여자와 그와 내가 함께 있는 모습이, 안개의 저 편에서 나타났다.
 여자와 그와 나는, 옥신각신하고 있었다.

 「뭐야, 이 여자. 설마, 이런거에게까지 손을 댄 건 아니겠지.」
   여자가 말했다.

「기분 나쁘다면 미안. 그냥 좀 갖고 논거야. 내가 진심으로 이런 추녀한테 손을 댈 리 없잖아.

  간식이랄까. 자원봉사 같은거.」
  라고 그가 말하자 여자가 나를 힐끗 보고 비웃으면서 말했다.
「뭐, 그렇다면 상관없지만.후훗...」


 「장난치지 마!」
 이제까지 창백한 얼굴로 입을 다물고 있던 내가 말했다.
 「이제 됐어! 죽어 버릴꺼야!!!」


「마음대로 해.」
「마음대로 해버려.」


  그것을 들은 나는 도망치듯 달리기 시작했다.

  깨닳았다. 조금 전 있던 「매우 싫은 일」은, 이것이었다.

 달리던 나는, 상가 빌딩에 들어갔다.
 「 나」의 시선은, 그 모습을 쫓고 있었다.


   왜 하필 상가냐구? 백화점의 창문은 열지 않기 때문이지..

 

 엘리베이터로 최상층까지 가서, 나는 적당한 회사에 뛰어들었다.
   갑자기 사무실에 들어온 나 때문에 당황하고 있는 사원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나는

   창문으로 단번에 달려가, 그대로 뛰었다. 그리곤 창틀에 다리를 걸며 뛰쳐나왔다.
   지금 나는 그 뒷모습을 보고있었다.

 뛰어 내린 나의 모습을 본 순간, 뛰어 내린 나와 그것을 보고 있던 나는, 서로 겹치고 있었다.

 그런건가...
 겨우 알았다.
 앞에서 내뿜어 오는 바람은, 바람이 아니다.!
 이건 떨어지고 있는 내가 받고있는 풍압.....


 나는, 조금 전, 빌딩으로부터 뛰어 내렸던 것이었다.
 겨우 생각해 냈다. 생각해 낸 탓인지, 갑자기 시야가 깨끗하게 되었다.


 떨어져 가는 시선의 끝에 작은 보행자의 모습이 있고, 그것이 순식간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 중에, 그와 여자가 있는 것 같고, 나는 낄낄 웃으면서 떨어져 갔다.


「뉴스입니다.
  오늘 오후 2 시경, ㅇㅇ도 △△구 번화가에서, 젊은 여성이 빌딩으로부터 뛰어 내려

  전신 타박상으로 즉사했습니다.
  이 때 여성 바로 밑에 있던 젊은 남녀 2명이 연루해 사망했습니다.
  경찰에서는 뛰어 내린 여성과 연루를 받아 사망한 남녀의 신원을 수사중입니다」

「자살한 여성을 탓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관계도 없는 사람을 말려 들게 한다는 것은,

  조금 그렇지요. 음, 뒤숭숭한 세상입니다. 머리 위를 조심해야 겠습니다.」.......

 - 출처 http://pann.nate.com/talk/311460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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