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깨어지는 일은 그치지 않고 발생한다.
그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더 사랑한 사람이 더 기억하고
그 사랑에 몰두한 사람이,
그 깨어짐으로부터 멀어지는데 시간이 더 걸릴뿐
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덮는다. 1, 2, 3초 간.
그리고 가늘고 긴 숨을 한 번 내쉰다.
....괜찮아. 그냥 꿈이었어.
그렇게 말하고 나는 나 자신을 속이려 한다.
....침착해, 봐 아무 일도 없잖아.
터져 나올 듯한 울음도, 멈추지 않는 떨림도, 모르는 척한다.
바람이 그러는데
그리움과 사랑은 딱 한걸음 차이래
지금 걸어가지 않으면
영원히 그리움으로 남을 거래
그리움은 비를 타고 내립니다
비를 맞고 서있는 그대는
그 그리움이 당신을 향해 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내 마음은 항상 비가 되어
당신의 곁을 맴돌고 있습니다
그대가 그리움의 비를 맞고
조금씩 변해가리라 믿습니다
때로는 그리움이 눈물이 되기도 합니다
당신에게 향한 그리움이
비가 되어 끝도 없이 내릴 것입니다
그대의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기까지
나는 또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려야 할지..
지금도 그리움의 비가 계속해서 내립니다
언제쯤 내 그리움이
당신의 마음 한 구석에 가 닿을수 있을까요?
다시 눈이 내리고 바람이 불고 낙엽이 떨어지고
다 그런 일이 그대를 향한 그리움이라는 사실을
그대는 아시는지요?
그대와 같이 숲속 길을 걷다가 조용한 찻집에 들러
바깥풍경이 잘 보이는 한 귀퉁이에 나란히 앉아
시냇물소리에 귀기울여 들을 수 있도록
그대가 내 어깨에 기댈 수 있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움을 싣고 내리는 비 / 남낙현
비가 내리면 불면증이 재발한다.
오래도록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었던 이름일수록
종국에는 더욱 선명한 상처로 남게 된다.
비는 서랍 속의 해묵은 일기장을 적신다.
지나간 시간들을 적신다. 지나간 시간들은
아무리 간절한 그리움으로 되돌아 보아도
소급되지 않는다. 시간의 맹점이다.
일체의 교신이 두절되고 재회는 무산된다.
나는 일기장을 태운다. 그러나
일기장을 태워도 그리움까지 소각되지는 않는다.
비에 관한 명상 수첩
- 이 외수 -
비 내리는 날이면
그 비가 가슴을 적시는 날이면
이 곳에 내가 있습니다.
보고 싶다기보다는 혼자인것에 익숙해지려고.
비 내리는 날이면
그 비가 가슴을 적시는 날이면
이곳에서 눈물없이 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