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가방을 든 내 며느리

차라리 보지 말았어야했다.
어떻게 하다 내가 며느리가 든 명품가방을 보게 되었는지 후회스럽다.
그것은 이태리제 구찌가방이었다.
럭셔리한 가방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내 안색은 벌겋게 타오르고 있었다

응당 그럴 수도 있겠구나하고 마음을 다스렸지만
이상스레 가슴 속이 자꾸 뒤틀려지는 것은
아직도 내가 마음을 비우지 못했다는 증표일지도 모른다.
눈치 빠른 아들 녀석은 떠듬떠듬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 엄마, 지난 번 현주엄마 결혼7주년이었잖아요,
  더구나 현주가 보름동안 입원하는 바람에 고생도 많이 했구요.
  겸사겸사해서 하나 사주었어요.

나는 즉시 대꾸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냥 참고만 있었어야했다.
- 누가 뭐랬니? 잘했구나.
   난 평생 동안 명품가방하나 못 들어봤다. 지지리도 못난 네 애비때문에...


아들은 정말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내가 나이를 헛먹었나보다.
어른이 다 되어가지고 아직도 주책을 부렸으니...
하지만 왜 이렇게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 걸까?
같은 여자 입장에서도 며느리가 몹시도 부러웠나보다.
더구나 며느리보다 제 여편네를 감싸는 아들놈이
더 미워지는 것은 어쩐 일인가?


여자의 질투는 이토록 치사한 것인가?

나미아미타불....
도를 더 닦아야 인간이 되는가보다. - 강인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