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흉가의 이상한 소리

어느 모임에서 흉가를 갔다.
그 흉가는 귀신이 자주 출몰하는 곳으로 유명해서, 사진기, 녹음기 등을 준비하여 찾아간 것이다.

일단 흉가에 도착해서 녹음기를 작동시켰다.

"실례합니다."

흉가 안은 의외로 깨끗했기에 모임 중 여자 한 명은 신기하다며 두려움을 잊고 돌아다녔다. 모두 사진을 찍으며 여기저기 돌아봤지만 결국 당초의 목적이었던 귀신을 볼 수 없었다.

유명한 곳이라 모두 기대했던 터라 모두들 실망하고 돌아오는 길.
문득 녹음한 테이프가 생각나 테이프를 들어봤는데,
녹음할 때는 못 들었던 소리가 들렸다.

"실례합니다."
"……." (여자의 소리)

"선배, 의외로 흉가가 깨끗하네요?"
"……그래요?" (여자의 소리)

"실례했습니다."
"……기다려!!!" (남자의 소리)


2.그 남자가 바다에서 본 것

오늘도 남자는 낚시를 하러 갔습니다. 그의 유일한 취미는 바다낚시. 낚시를 하면서 세상사의 근심걱정을 잊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바다낚시라고 하지만, 그는 배멀미를 하기에 주로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곤 했습니다. 그 날도 아침 일찍부터 준비를 하고 나갔습니다. 그곳은 심한 벼랑의 끝이라서 사람들이 그다지 찾지 않기 때문에 그만의 명당이라고 생각되는 마음에 드는 장소였습니다.
저녁이 되어, "이제 그만할까나?" 라고 생각할 무렵. 조용했던 바다에서 갑자기 파도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일까."
남자는 가만히 보니, 아무래도 오징어 떼의 이동인 것 같았습니다. 옮다쿠나! 하는 마음에 오징어들 사이로 실을 늘어뜨려 보았습니다. 그러자 곧바로 물어 오는 게 아닙니까! 그런데 실을 감고 있는 데, 굉장히 힘으로 남자를 당기는 것이었습니다. 오징어치곤 매우 강한 힘으로 끌어당겨서 다시 바다를 살펴보는 데...
그것은 오징어의 떼가 아니였습니다. 몇백, 몇천이나 되는 사람의 손이었습니다.
낚싯대를 당기는 힘은 점점 강해지고, 결국 남자는 낚싯대를 놓쳐 버리고 마는 데, 바다 속으로 가라 앉는 낚시대에 수많은 손이 얽혀 따라가는 것을 보고 맙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벼랑은 자살의 명소로 유명한 곳이었다고 합니다.


3. 행방불명 된 아내

젊은 부부가 홍콩으로 여행을 갔다.

부부는 복잡한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길을 잃고,
어느새 치안이 나쁘다고 소문난 우범지역으로 가게 되었다.
가이드의 경고가 생각나서 급히 나가려는데, 아내가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했다며 어느 부띠끄로 갔다.

아내는 마음에 드는 옷을 들고서 탈의실로 갔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아내는 나오지 않았다.
이상하다고 생각한 남편이 탈의실로 들어갔는데 이상하게도 탈의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남편은 점원들에게 아내의 행방을 물어 보았지만, 점원들은 미리 말을 맞춘 듯 그런 사람은 못 봤다고. 당신 혼자 오지 않았냐고. 우길 뿐 전혀 말이 통하지 않았다.

결국 현지 경찰에 요청하여 아내를 찾기로 했지만, 아무런 단서도 찾을 수 없었다. 남편은 혼자서 계속 아내를 찾았지만, 계속 홍콩에 머무르고 있을 수 없어 결국 아내를 찾지 못한 채로 귀국했다.

그리고 일 년 후. 남편은 장기휴기를 내고 다시 홍콩에 왔다.
물론 아내를 찾기 위해서였다.
아내의 사진을 들고 시내를 계속 돌아다녔지만, 이번에도 허탕이었다.

어느새 휴가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필사적으로 찾고 있지만, 심신은 이제 지쳐버린 상태.
포기하고 귀국을 생각하던 어느 날.

우연히 어느 오두막 앞을 지나게 되었다.
뭔가 구경거리가 있는 지 오두막 안은 시끄러웠다.
너무나도 지쳤던 그는 기분전환하고 싶은 마음에 오두막 안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곳에서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끔찍한 걸 보게 되었다.

오두막 안에는 팔, 다리가 절단되어 몸통만 있는 여자가 있었다.
사람들은 신기하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는데,
그 여자는 행방불명된 아내였다.

이 괴담은 홍콩 뿐만 아니라 인도, 중국, 심지어 우리나라까지 무대가 바뀌어서 전해져오는데, 실은 프랑스의 오를레앙에서 유래된 괴담입니다.

오를레앙은 프랑스 상트르주 루아레현에 위치한 곳으로 잔 다르크 이야기의 무대로 유명한 곳입니다.

1969 5, 오를레앙의 어느 부띠끄에서 여자가 사라진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소문은 부띠끄 지하에서 있는 탈의실에서 들어가면 최면성 약품을 주사하여 마취시킨 뒤, 외국 매춘업자들에게 팔아넘긴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오를레앙의 어느 부띠끄였지만, 점점 소문이 퍼져가면서 오를레앙의 모든 부띠끄가 여자를 유괴한다는 소문으로 퍼졌습니다. 또한 소문이 점점 퍼지면서 새로운 요소가 추가되는데, 그것은 유괴를 하는 사람이 유태인이라는 점입니다.

그리하여 처음에는 어딘가 모르게 괴기스러운 분위기의 소문이었지만, 유태인이라는 촉매를 얻은 후에는 오를레앙의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위협으로 인식되어 급속하게 확대되기 시작합니다.

다행히도 그 후, 소문은 반 유태인주의자의 유태인 박해를 위한 유언비어라는 대항소문이 펴지면서 점차 가라앉는 듯 했으나, 소문의 꺼지지 않는 발자취는 오를레앙이 아닌 다른 곳으로 퍼져 이와 같은 괴담으로 파생된 것입니다.


4. 당신의 등에 업혀 있는 그 사람은 누구죠?

매우 사이가 나쁜 부부와 어린 아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부부싸움 도중에 감정이 격해진 남편은 부엌칼로 아내를 찔러 죽이게 됩니다. 남편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늦은 일.
두려워진 남편은 부엌의 마루밑에 구멍을 파서 그 자리에 아내의 시체를 묻었습니다. 죄책감이 자수하는 일도 생각했지만, 그렇게 하자니 홀로 남겨진 아들이 불쌍해서 견딜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들에게는 [엄마는 멀리 여행을 갔다]라고 하고, 주위 사람들에게는 [친가로 돌아가 버렸다] 라고 거짓말로 속여 왔습니다.
그런데, 그 날부터 아들이 자신을 보는 시선이 이상해졌습니다. 어딘가 자신을 의심하는 눈초리의 아들을 보자, '혹시 본 게 아닌가...' 불현 듯 생겨나는 의심. 끝내 '그렇다면 어쩔 수 없어, 아들을 죽여서라도...' 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그런 생각을 계속 하던 어느 날. 그는 저녁식사를 하면서 아들에게 "우리 **에게 말해두고 싶은 게 있다" 라고 말합니다. 아들을 죽이기 전에 진실을 전해주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가 진실을 이야기하려는 차에 아들이 먼저 말을 건네 왔습니다.
"아버지, 저도 묻고 싶은 것이 있는 데, 왜 엄마를 계속 업고 있는 거죠?"
많은 분들에게 알려진 이야기로 여러가지 버전이 있습니다만, 업혀져 있는 죽은 자를 볼 수 있는 것은 아이뿐이다. 라는 것은 공통된 사항입니다.
이는 왜 이런가 하니, 고대에는 일곱살까지는 신 안에 있다고 하여, 일곱살까지의 아이는 아직 인간이 아니고, 신에 가까운 존재이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이런 생각이 퍼지게 된 이유는 고대에는 아이의 사망률이 상당히 높았던 시절이라, 일곱 살까지는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 신의 곁으로 돌아가도 이상하지 않다.라고 생각된 모양입니다.
그래서 신에 가까운 인간인, 아이들은 같은 신의 영역에 속하는 귀신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이 이야기를 포함한 많은 이야기에서 귀신을 보는 인물로 아이들이 많은 듯 합니다


5. 마루 밑에서

마츠타니 미요코(松谷みよ子)의 현대민화고(現代民話考)에 실린 이야기.

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옛날.
당시 집은 마루가 있고 부엌이 밖에 있는 구조였다.
(우리나라 전통가옥의 그것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택시기사 부인이 5살이 된 아이를 남기고 죽었다.
아버지는 일 때문에 집을 비우고 있는 시간이 길어, 옆집사람에게 아이를 맡기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택시기사라는 일이 정시에 끝나는 일도 아니고, 늦게 들어오는 일이 많아, 친절하게 보살펴 주고 있던 옆집사람도 점차 인내심의 한계를 느껴, 아이를 혼자 두고 집에 돌아가는 일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아이는 외로워서 아버지가 돌아올 때까지 부모님의 이름을 부르며 울고 있었다.

어느 날, 아이의 울음소리 멈추고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옆집사람은 아버지가 이제야 일찍 오는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도 나중에서야 "아빠, 이제 왔어요?" 하고 소리가 들렸다.

그런 날이 계속 되자, 옆집사람은 몰래 아이를 보러갔는데, 놀랍게도 아이는 어두운 방에서 혼자 웃으면서 놀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와 이야기하는 것처럼…….

다음날, 옆집사람은 아버지에게 그 사실을 이야기했다.
아버지는 아이에게 물었다.

"밤에 누구랑 이야기하는 거니?"

아이는 해맑게 웃으면 대답했다.

"응응, 울고 있으면 엄마가 와!"

아이의 대답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 아버지가 다시 물었다.

"그래서 어머니가 어디서 오는데?"

그러자 아이는 마루를 가리키며.

"마루에서 엄마가 기어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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